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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방치된 ‘집회 현수막’ 강제철거 나선다

끈 풀려 보행자 안전 위협·운전자 시야 방해… 시민들 원성 주범
용인시의회, 관련 조례 개정안 의결… 난립 정당 현수막은 ‘숙제’

용인신문 | 집회는 오래전에 끝났는데, 거리에 내걸린 현수막은 비바람에 훼손된 채 몇 달째 흔들린다.

 

글씨가 희미해지고 연결 끈이 풀려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방치 현수막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표적인 생활 민원 중 하나였다.

 

시민들은 “도대체 언제 떼는 것이냐”며 불만을 쏟아냈지만, 행정기관 역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과 명확한 법적 근거 부족으로 쉽게 손을 대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용인시가 이 같은 오랜 행정적 고민에 마침표를 찍었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하되, 행사가 끝난 후 장기간 방치되는 현수막을 정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용인시의회는 지난달 24일 폐회한 제305회 임시회에서 ‘용인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집회·시위 관련 현수막은 ‘실제 집회가 열리는 기간’에만 게시하도록 기준을 명확히 하고, 해당 기간이 끝난 뒤에도 철거하지 않은 현수막에 대해서는 시가 직접 제거 등 강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앞서 시는 지난 4월부터 관할 경찰서와 협조해 전국 최초로 ‘집회 현수막 3단계 안내 체계’를 구축하고, 옥외집회 신고서 접수증에 안내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사전 안내를 강화해 왔다.

 

강제 단속에 앞서 자율적인 정비를 유도해 선진 집회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취지였다.

 

이번 조례 통과로 이러한 행정지도가 비로소 강력한 법적 효력을 얻게 되면서, 시민의 안전과 도시 환경을 지키는 관리 체계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시 관계자는 “이번 조례 개정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방치된 현수막으로 인한 시민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도시 미관 개선은 물론 시민들의 일상 속 안전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완전한 거리 환경 정비를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바로 거리에 무분별하게 내걸리는 정당의 정치 관련 현수막이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상 정당 현수막은 별도의 신고나 허가 없이도 주요 거리에 설치할 수 있어, 개별 지자체의 조례만으로는 관리하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

 

명절이나 선거철은 물론 평시에도 정당 간 비방과 치적이 담긴 현수막이 난립하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여전히 높다.

 

집회 현수막 정비라는 의미 있는 첫걸음을 뗀 용인시의 행정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정당 현수막 난립 문제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법 개정 및 지자체 차원의 실효성 있는 해법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거리에 게재돼 있는 정치현수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