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마약은 더 이상 은밀한 뒷골목에서 거래되는 범죄가 아니다. 스마트폰과 SNS, 가상자산을 이용한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면서 국내 마약 유통 구조가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검거된 마약사범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온라인 거래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사도 오프라인 단속에서 사이버 추적 중심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3~6월) 집중단속 기간 검거된 마약사범은 520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을 이용한 마약사범은 2178명으로 전체의 41.9%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300명 늘어난 수치로, 온라인이 이제 국내 마약 유통의 핵심 통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범죄 양상도 단순 투약보다 공급망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제조·밀수·판매 등 유통사범은 2040명으로 전체의 39.2%를 차지했다.
특히 외국인 마약사범은 848명이 검거됐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공급망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나 해외 조직과 연결된 유통 구조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유통되는 마약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필로폰을 비롯해 합성대마와 케타민 등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사범이 전체 검거자의 80% 이상을 차지했고,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클럽 등 유흥가에서 적발된 마약사범은 범정부 합동단속 등의 영향으로 크게 감소해 단속의 무게중심 역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국내 마약 시장이 해외와 연결되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경찰은 해외 공급책 검거와 국제 공조를 통해 대량의 마약 밀반입을 차단하고 해외 총책을 국내로 송환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SNS와 암호화 메신저를 이용한 해외 연계 거래는 여전히 확산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하반기부터 수사 전략을 전면 전환한다.
텔레그램 등 익명성이 높은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판매 채널 운영자와 광고 대행 조직, 운반책, 밀반입 조직을 집중 추적하고, 가상자산을 이용한 거래를 쫓기 위한 전담 추적팀도 본격 운영한다.
외국인 밀집 지역에 대한 정보 수집과 국제 공조 역시 확대할 방침이다.
수사당국은 이제 마약과의 싸움이 거리에서 벌어지는 단속이 아니라 디지털 공간에서 공급망을 끊는 정보전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휴대전화 한 대만 있으면 국경을 넘는 거래가 가능한 시대가 되면서, 마약 범죄 대응 역시 사이버 수사와 국제 공조 역량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