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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입추가 와도 39도 … 한반도 덮친 ‘열돔’ 출구가 없다

전국 97% 폭염특보 …서울 37도·용인36도 예보

용인신문 |

 

 

 

가을의 문턱이라는 입추가 나흘(7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거대한 가마솥 속에 갇혀 있다.

 

기상관측 사상 최고기온 기록이 사흘 연속 새로 쓰인 데 이어 월요일인 3일에도 서울의 낮 기온이 37도, 대구와 광주는 39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더위를 누그러뜨릴 것으로 기대됐던 태풍마저 오히려 한반도 서쪽 지역의 기온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폭염의 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2일 경남 양산의 낮 최고기온은 42.5도까지 올랐다. 국내 기상관측 122년 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다.

 

밀양 41.0도, 김해 40.7도, 의령 40.6도, 경주 40.3도 등 영남 곳곳에서도 4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자동기상관측장비 기준으로 이날 40도 이상을 기록한 지점만 15곳에 달했다.

 

폭염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해발 772m인 대관령도 32.4도까지 올라 폭염일 기준인 33도에 근접했다.

 

전국 235개 육상 기상특보 구역 가운데 228곳, 전체의 97%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사실상 산간 일부 지역을 제외한 국토 대부분이 폭염 영향권에 들어간 셈이다.

 

일부 지역에는 일반적인 폭염경보보다 위험 단계가 높은 폭염중대경보까지 발효됐다.

 

양산과 김해, 창원, 밀양, 진주를 비롯해 광양, 순천, 광주 동부, 대구 중부 등에서는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성인도 장시간 야외에 머물 경우 온열질환에 노출될 수 있는 수준의 더위가 예상된다.

 

월요일인 3일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23∼27도에 머물러 밤사이 열기가 제대로 식지 않겠고, 낮 최고기온은 32∼39도까지 오르겠다.

 

서울은 아침 26도에서 시작해 낮에는 37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도 37도, 광주와 대구는 39도가 예상된다.

 

인천은 34도, 울산과 부산은 35도까지 오르겠다. 전날 국내 최고기온 기록을 세운 양산도 낮 최고기온이 다시 39도에 이를 전망이다.

 

용인지역도 낮 최고 기온이 36도로 예보됐다.

 

밤에도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는 가운데 낮에는 체감온도가 40도 안팎까지 오르는 곳이 속출하면서 인체가 더위를 회복할 시간마저 줄어들고 있다.

 

낮 동안 축적된 열기가 밤까지 남고, 이 열기가 다시 다음 날 기온 상승의 출발점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폭염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는 제13호 태풍 ‘돌핀’이 꼽힌다. 돌핀은 2일 오후 괌 북북동쪽 해상에서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7일께 일본 오키나와 북서쪽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도 서진해 중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그러나 태풍이 접근한다고 해서 한반도의 더위가 식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재 예상 경로대로라면 태풍이 한반도에 동풍을 불어넣으면서 백두대간을 넘은 공기가 뜨겁고 건조해지는 ‘푄 현상’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서울과 수도권, 충청, 호남 등 백두대간 서쪽 지역의 기온은 오히려 더 높아질 수 있다.

 

3일 늦은 오후부터 저녁 사이 강원 남부 내륙과 충북 북부에는 소나기가 예상되지만 강수량은 5∼10㎜에 그칠 전망이다.

 

짧은 비가 내린 뒤 습도만 높아지면서 체감 더위가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강한 햇볕과 대기 정체로 오존 농도까지 치솟는다. 3일 오후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의 오존 농도가 ‘나쁨’ 수준 이상을 보이겠고, 전남과 경남 일부 지역은 ‘매우 나쁨’ 단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과 고농도 오존이 겹치면서 노약자와 어린이, 호흡기질환자의 건강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기상관측 기록은 연일 바뀌고 있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기록을 세운 뒤에도 더위가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입추가 포함된 한 주가 시작됐지만 계절의 시계는 여전히 한여름에 멈춰 있다.

 

이제 폭염은 며칠 견디면 지나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일상과 노동, 건강을 동시에 위협하는 장기 재난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