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7 (월)

  • 구름많음동두천 27.8℃
  • 흐림강릉 26.1℃
  • 서울 25.5℃
  • 대전 25.5℃
  • 구름많음대구 27.6℃
  • 흐림울산 24.2℃
  • 광주 25.7℃
  • 부산 23.7℃
  • 구름많음고창 30.2℃
  • 구름많음제주 31.6℃
  • 구름많음강화 26.1℃
  • 흐림보은 24.3℃
  • 흐림금산 25.5℃
  • 구름많음강진군 26.7℃
  • 흐림경주시 27.1℃
  • 흐림거제 23.5℃
기상청 제공

사회

"글은 읽는데 뜻을 모른다"…교실 덮친 '어휘 빈곤’

교사 66% "수업 이해에 큰 영향"…사회·국어서 두드러져, 교육격차 새 뇌관으로

 

용인신문 | "글자는 읽는데 내용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어휘력 저하'가 기초학력을 흔드는 새로운 교육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단어의 뜻을 이해하지 못해 교과서를 읽어도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이 늘면서, 어휘력이 학습격차를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학습자 친화적 어휘 교수학습 지원 방안 탐색 및 콘텐츠 개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초·중학교 교사 3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65.9%가 학생들의 어휘력 부족이 수업 이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32.6%)까지 합하면 98.5%에 달해 사실상 대부분의 교사가 어휘력 문제를 교육 현장의 심각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교과도 개념과 설명 중심 과목에 집중됐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학생 23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려운 단어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과목으로 사회(2.84점)가 가장 높았고, 국어(2.81점), 과학(2.63점)이 뒤를 이었다. 반면 수학은 1.82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학교급에 따라 차이도 나타났다. 초등학생은 사회 교과에서 가장 많은 어휘 부담을 느꼈고, 중학생은 국어 교과를 가장 어렵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추상적인 개념어와 긴 설명문이 늘어나면서 어휘 이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교실 풍경도 크게 달라졌다. 학생이 모르는 단어를 물으면 96.4%의 교사가 학생 수준에 맞춰 직접 뜻을 설명한다고 답했다. 이어 인터넷 국어사전을 함께 찾아본다는 응답이 57.2%, 블로그·유튜브 등 인터넷 자료를 활용한다는 응답도 27.8%에 달했다. 반면 종이 국어사전을 함께 찾아본다는 교사는 1.2%에 불과해, 어휘 교육 방식 역시 디지털 환경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서는 어휘력이 더 이상 국어 과목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사회와 과학처럼 개념 중심 교과는 물론 모든 학습의 출발점이 언어 이해력인 만큼, 어휘력 격차가 곧 학업 성취도와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학교급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어휘 교육을 강화하고, 다문화 학생 등 언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학생들의 학습 이력을 반영한 단계별 어휘 학습 시스템과 보상 체계를 구축해 공교육 안에서 어휘 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