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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40도 폭염이 화장법까지 바꿨다

'쿨링 뷰티'가 여름 소비 흔든다

 

용인신문 | 올여름 소비자들이 화장품에서 가장 먼저 찾는 기능은 '미백'도 '주름 개선'도 아니다. 바로 피부 온도를 낮춰주는 냉감 기능이다.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뷰티 시장의 경쟁 기준도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피부를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하느냐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시원하게 유지하느냐가 제품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폭염이 메이크업 방식은 물론 생활용품 소비까지 새롭게 바꾸고 있는 것이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쿨링 마스크팩과 바디미스트, 쿨링 샴푸, 알로에 수딩젤 등 피부 열감을 낮춰주는 '쿨링 케어' 제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메이크업 픽서와 파우더, 데오드란트, 헤어픽서처럼 땀과 피지를 잡아주는 제품 판매도 29% 늘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메이크업 문화다.

 

예전처럼 두껍게 피부를 덮는 화장보다 최소한의 베이스만 사용하는 이른바 '파운데이션 프리(파데 프리)' 메이크업이 새로운 여름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높은 기온과 습도에서는 화장을 여러 겹 올릴수록 쉽게 무너지는 만큼, 피부를 가볍게 표현하면서 자외선 차단 기능까지 갖춘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올리브영에서는 지난달 톤업 베이스 검색량이 지난해보다 82%, 톤업 선세럼은 103% 증가했다. 피부를 두껍게 가리는 대신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을 선호하는 소비 성향이 폭염과 맞물리며 더욱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발 빠르게 냉감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은 피부 열감을 진정시키는 '카밍 앤 컴포팅' 라인의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증가했다. 강한 자외선과 열로 예민해진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키려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시원함' 경쟁은 화장품을 넘어 생활용품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LG유니참의 냉감 생리대 '쏘피 쿨링프레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38% 급증했다. 여름철 답답함과 열감을 줄여주는 기능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가격비교 플랫폼 에누리의 지난달 판매 순위를 보면 패션·뷰티 인기 상품 상위권 상당수를 쿨링 기능 제품이 차지했다. 멘솔 샴푸와 쿨링 선스프레이, 냉감 바디워시 등이 여름 대표 상품으로 떠오르며 판매 순위가 크게 뛰었다.

 

업계는 올해 폭염이 일시적인 기상이변을 넘어 소비 패턴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계절 한정 상품으로 여겨졌던 냉감 제품이 이제는 여름철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화장품과 생활용품 시장 모두에서 '쿨링'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폭염은 사람들의 외출 시간만 바꾼 것이 아니다. 무더위를 견디는 방식은 물론, 화장하는 방법과 소비 기준까지 새롭게 바꾸고 있다. 이제 여름 뷰티 시장의 승자는 더 예쁜 제품이 아니라 더 시원한 제품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