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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이슈 디섹션(Issue Dissection)

주한 미대사 미셸 스틸 부임… ‘오지랖 행보’ 강경 대응을

김민철(칼럼니스트)

 

용인신문 | 제26대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미셸 스틸 대사는 제22대 성 김 대사에 이은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이다. 미셸 스틸(Michelle Park Steel, 한국명 박은주)은 한국전쟁 당시 남하한 실향민 출신 부모 슬하에서 1955년 출생했다. 미셸 스틸은 초등학교 졸업 후 일본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마치고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미셸 스틸의 남편은 변호사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공화당 전국위원으로 활동 중인 숀 스틸이다. 이러한 연줄로 그녀는 캘리포니아에서 연방 하원의원을 2차례 역임했다.

 

미셸 스틸의 단순한 프로필을 보면 그녀의 주한 미국대사 부임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그녀의 대사 부임을 바라보는 민주진영의 시각은 곱지 않다. 이는 하원의원 재직 시 보여준 그녀의 행적이 중국과 북한에 극도로 비판적이고 대결적인 자세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주한 미국대사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이것은 역대 정부의 대미 사대주의 외교가 빚은 고질적인 문제로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미셸 스틸은 일단 이재명 정부의 대미 투자 이행을 압박하면서 한미일 3각 동맹에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미셸 스틸 대사는 정부의 외교정책에 사사건건 개입하고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제 정세는 미국의 일극 패권이 붕괴하고 다극화 질서로 패러다임(Paradigm)이 전환되는 시대사적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문명사적인 추세로 인위적인 노력으로 저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실용외교를 내세우며 적어도 전임 윤석열 정부와는 차별되는 외교적 행보를 보였었다. 그러나 대미 종속적인 외교를 과감하게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진보진영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여전히 미국의 눈치를 과도하게 보는 것에 우려하며 실망하고 있다.

 

패권국이 패권을 상실할 때는 항상 전쟁으로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한다. 지정학적으로 대한민국은 미국 일본으로 대표되는 해양세력과 중국 러시아로 대표되는 대륙세력이 충돌하는 경계에 있다. 더욱이 한반도는 장기간 휴전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자칫 작은 충돌이 국제전으로 번질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시기에 주한 미국대사가 본분을 망각하고 총독 행세를 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신은 땅에 떨어지고 주권을 위협받게 될 것이 확실하다.

 

이재명 정부는 미셸 스틸 대사에게 분명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미국 대사로서 예우하되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강국의 대사의 선을 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만약 오지랖이 지나치면 한밤중에라도 초치(招致)하여 경고하고, 그래도 도를 넘으면 미국 정부에 소환을 요청하는 배짱을 보여야 한다. 아직 우리 정부 곳곳에 숭미사대주의자(崇美事大主義者)들이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냉철한 균형외교가 필요한 때다.

 

객관적인 현실주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이 동아시아로 확전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과 NATO는 실물 생산력에서 중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BRICS에 압도당하고 있다. 하여 현재 전개되는 두 개의 전쟁에서 미국과 NATO가 승리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정통 군사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한국의 극우세력과 국제정세에 깜깜한 자칭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의 군사력과 달러의 위력을 맹신하는 게 현실이지만 미국의 시대는 이미 종말에 다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을 전격적으로 중단시킨 이면에는 미국의 탄약고가 텅 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러한 시기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미국과 NATO의 편에 서는 것은 극히 위험한 선택이다. 미국과 NATO가 한국에 바라는 것은 전쟁이 확전될 경우 탄약 지원과 병력의 동원이다. 현재 미국의 MAGA세력은 양분되어 터커 칼슨과 조 켄트 같은 정통 마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즉각 중지하고, 자국의 제조업 재건에 주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한반도 평화의 기본조건인 남북교류와 평화공존을 국정의 최고 목표로 세워야 한다. 이재명 정부에게 평화보다 중요한 목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