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자궁에 풍선을 넣어 길을 좀 넓혀야 합니다.”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준비하던 난임 환자가 이런 말을 들으면 순간 겁부터 날 수 있다. 자궁 안에 풍선을 넣어 부풀린다는 것일까. 자궁에 문제가 있다는 뜻일까.
난임 치료 과정에서 말하는 ‘풍선 확장’은 자궁 자체를 부풀리는 시술이 아니다. 질과 자궁을 연결하는 좁은 통로인 자궁경부가 지나치게 좁아 의료기구나 배아이식 카테터가 통과하기 어려울 때 작은 의료용 풍선을 이용해 통로를 넓히는 방법이다.
자궁을 하나의 방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자궁경부는 그 방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대부분 여성은 이 문을 통해 가느다란 배아이식 카테터가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갈 수 있지만, 일부 여성은 자궁경부가 선천적으로 매우 좁거나 과거 자궁경부 수술이나 시술, 염증과 흉터 등의 영향으로 통로가 좁아져 있을 수 있다. 이를 ‘자궁경부 협착’이라고 한다.
평소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자신이 자궁경부 협착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자궁경 검사나 난임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처음 발견되기도 한다.
특히 시험관아기 시술에서는 이 작은 통로가 의외로 중요하다. 어렵게 난자를 채취하고 수정시켜 좋은 배아를 만들었더라도 마지막 배아이식 과정에서는 결국 카테터가 자궁경부를 통과해 자궁 안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배아이식은 가느다란 카테터 끝에 배아를 담아 자궁경부를 지나 자궁 안의 적절한 위치에 배아를 놓아주는 과정이다. 그런데 자궁경부가 지나치게 좁거나 통로가 심하게 굽어 있으면 카테터가 쉽게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
이때 무리하게 밀어 넣거나 여러 차례 삽입을 시도하면 자궁경부에서 출혈이 생기거나 자궁이 자극돼 수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일부 난임병원에서는 실제 배아이식에 앞서 ‘모의 배아이식’을 시행해 카테터가 자궁 안까지 원활하게 들어가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자궁경부 협착이 확인되면 확장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방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가느다란 확장기구를 단계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고 자궁경으로 좁아진 부위를 직접 확인하면서 치료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작은 풍선이 달린 카테터를 이용해 좁아진 부위를 조심스럽게 확장하는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가느다란 카테터를 좁아진 곳에 위치시킨 뒤 끝부분의 작은 풍선을 팽창시켜 통로를 넓히는 것이다. 좁아진 문을 무리하게 밀어젖히기보다 안쪽에서 조금씩 공간을 확보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다만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는다고 해서 누구나 자궁경부에 풍선을 넣는 것은 아니다. 자궁경부가 정상적으로 열려 있고 배아이식 카테터가 쉽게 통과한다면 이러한 시술은 필요하지 않다.
자궁경부 협착이 있거나 과거 배아이식에서 카테터 삽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환자 등 제한적인 상황에서 의료진이 필요성을 판단한다. 풍선 확장만이 유일한 치료법도 아니다.
난임 환자에게 자궁경부 확장이 중요한 이유는 결국 ‘배아이식의 길’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좋은 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는데 정작 이식 당일 자궁으로 들어가는 길이 좁아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긴다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 난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과거 배아이식 당시 “자궁 입구가 좁다”, “카테터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 “이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말을 들었다면 다음 이식 전에 자궁경부 상태를 의료진과 상의해 볼 필요가 있다.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통증이다.
통증 정도는 협착의 정도와 확장 방법, 시술 범위에 따라 다르다. 가벼운 경우 생리통과 비슷한 불편감이나 압박감 정도를 느끼기도 하지만 협착이 심하고 적극적인 확장이 필요하다면 통증이 더 클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진통제나 국소마취, 진정 또는 마취가 고려될 수 있다. 시술 뒤에는 소량의 출혈이나 복통이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게 감염이나 출혈, 자궁경부 손상, 자궁 천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경험 있는 의료진의 판단이 중요하다.
한 번 넓혔다고 해서 영구적으로 넓어진 상태가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자궁경부가 좁아진 원인이나 흉터 정도에 따라 다시 협착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면 이후 상태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또 하나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자궁경부를 풍선으로 확장한다고 해서 착상률이 직접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풍선이 자궁내막을 좋게 만들거나 배아의 착상 능력을 높여주는 치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핵심 목적은 좁아진 자궁경부를 넓혀 자궁경 검사나 배아이식 카테터가 보다 원활하게 자궁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시험관아기 시술이라고 하면 흔히 난자의 개수와 배아 등급, 염색체 검사, 자궁내막 두께 등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어렵게 얻은 배아가 마지막으로 지나야 하는 몇 센티미터의 길도 중요하다.
배아가 아무리 좋아도 자궁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지나치게 어렵다면 이식 과정 자체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임 치료 과정에서 듣게 되는 “풍선으로 길을 넓혀보자”는 말은 자궁을 부풀린다는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다. 좋은 배아가 자궁 안으로 보다 부드럽게 들어갈 수 있도록 좁아진 ‘마지막 길’을 미리 정비하는 치료에 가깝다.
난임 치료의 성공을 위해서는 좋은 난자와 좋은 배아만큼이나 그 배아가 자궁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는 길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다.
난임의사들은 “이 시술은 모든 난임 여성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궁경부가 실제로 좁아 배아이식 카테터가 잘 통과하지 않는 여성에게 주로 고려한다”며 “특히 과거 배아이식 때 카테터가 잘 들어가지 않았거나 이식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경우, 자궁경부 수술이나 시술 후 흉터로 협착이 생긴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복 착상 실패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시행하는 시술은 아니며, 좋은 배아가 자궁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길’에 실제 문제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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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자궁경부 협착과 확장술, 난임 치료에서의 어려운 배아이식에 관한 국내외 산부인과·생식의학 연구와 임상 지침을 종합해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