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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월세 80만원 낼 바엔 내 집 원리금 85만원”…청년 ‘주거 사다리’ 다시 놓는다

4억 이하 빌라·오피스텔 최대 80% 대출…39세 이하 첫 주택 지원
반전세는 보증금·월세 한꺼번에 보증…전세 특례도 39세까지 확대
첫 집 비아파트 사도 ‘생애최초 LTV’ 자격 유지…갈아타기 길 열어

 

용인신문 | 월세로 매달 80만 원가량을 내는 청년이 있다. 지금까지 이 돈은 집주인에게 내고 사라지는 주거비였다. 정부는 내년부터 비슷한 수준의 돈을 매달 원리금으로 갚으면서 자신의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청년 주택금융의 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청년 주거정책의 무게중심을 단순한 전·월세 지원에서 ‘내 집 마련으로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가 13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는 집을 사는 청년과 반전세·월세로 사는 청년, 전세에 거주하는 청년을 각각 지원하는 이른바 ‘청년 주거지원 3종 세트’가 담겼다.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다.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가운데 연소득 7000만 원 이하 청년이 4억 원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하면 집값의 최대 80%까지 장기·고정금리로 빌려주는 방식이다. 신혼부부는 부부 가운데 한 사람만 연령·소득 요건을 충족해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상 주택에는 빌라 등 비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도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가 내세우는 핵심은 ‘월세와 비슷한 부담으로 내 집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2억 5000만 원짜리 주택을 구입하면서 2억 원을 30년 만기로 빌릴 경우 월 원리금 상환액을 약 85만 원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수도권 비아파트 평균 월세 약 80만 원과 큰 차이가 없다.

 

청년들에게 처음부터 아파트를 사도록 지원하는 정책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빌라나 소형 주택, 오피스텔에서 주거자산을 만들기 시작한 뒤 소득과 자산이 늘어나면 더 나은 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첫 집 징검다리’에 가깝다.

 

특히 첫 집을 비아파트로 샀다는 이유로 이후 아파트를 구입할 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해 집을 구입했더라도 향후 다른 주택으로 옮길 때 생애최초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혜택을 계속 인정한다. ‘생애최초’ 카드를 값싼 첫 집에서 소진해버리는 문제를 막겠다는 것이다.

 

집을 사기 어려운 청년에게는 임차 형태에 따라 금융지원 방식을 세분화한다.

 

반전세나 월세로 사는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에게는 ‘청년 전월세 결합보증’을 새로 도입한다. 지금은 전세보증과 월세보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보증금과 월세대출을 동시에 보증받을 수 있게 된다. 연소득 7000만 원 이하가 대상으로, 보증비율은 100%를 적용할 계획이다.

 

월세대출 방식도 달라진다. 매달 정해진 금액을 빌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마이너스통장처럼 필요한 달에 필요한 금액만 꺼내 쓸 수 있는 한도대출 방식이 도입된다. 대출을 사용하지 않은 기간에는 이자도 내지 않는다. 지방이나 저소득 청년에게는 추가적인 이자 지원도 검토한다.

 

전세 청년에 대한 문턱도 낮춘다.

 

기존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의 연령 기준을 만 34세 이하에서 만 39세 이하로 확대한다. 신혼부부의 소득 요건도 부부합산 7000만 원 이하에서 부부 중 한 사람의 소득이 7000만 원 이하이면 이용할 수 있도록 바꾼다. 신혼부부와 자녀가 있는 가구는 대출 한도도 최대 3억 원까지 늘어난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심사에도 변화가 생긴다. 현재 소득은 낮지만 앞으로 소득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 청년의 특성을 반영해 ‘장래소득’을 적용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주담대 한도를 은행이 의무적으로 안내하도록 할 방침이다.

 

결국 이번 대책은 청년이 처한 주거 상황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당장 집을 살 수 없는 청년에게는 월세·반전세와 전세 금융을 지원하고, 자금 여력이 생긴 청년에게는 소형 주택을 첫 자산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한 뒤 다시 더 나은 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방식이다.

 

다만 정책의 성패는 금리에 달려 있다. ‘월세 수준으로 내 집을 마련한다’는 구상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의 우대금리가 어느 수준에서 결정되느냐가 핵심이다. 대상 비아파트의 범위와 오피스텔 적용 기준, 전월세 결합보증의 구체적인 조건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세부 설계를 거쳐 내년 1월부터 관련 상품을 순차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