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어차피 내일 다시 팔팔 끓여 먹으면 괜찮겠지.” 여름철 저녁 식사 뒤 남은 국이나 찌개를 냄비째 식탁이나 가스레인지 위에 두면서 흔히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이렇게 상온에 방치한 음식이 몇 시간 사이 세균이 번식하는 온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이나 찌개는 한 번 충분히 끓인 음식이어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고온으로 가열하면 살아 있는 세균 대부분은 사멸한다. 문제는 조리가 끝난 뒤다. 음식이 식으면서 세균이 다시 증식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식중독균이 독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황색포도상구균이나 바실루스 세레우스 등 일부 균이 만들어내는 독소는 열에 강해 음식을 다시 끓여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미 잘못 보관된 음식을 ‘한 번 더 끓이는 것’만으로 안전한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다.
여름철에는 이런 위험이 더 커진다. 국과 찌개는 수분이 많고 고기와 생선, 두부, 채소 등 다양한 영양분이 섞여 있어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큰 냄비째 상온에 두면 겉은 금세 식는 것처럼 보여도 안쪽은 오랫동안 미지근한 상태로 남는다. 이처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온도가 오래 유지되면 세균이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 조리한 음식을 싱크대나 식탁 위에 장시간 두는 것이 위험한 이유다.
냄새나 맛만으로 안전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어렵다. 식중독균이나 독소가 존재하더라도 음식의 색이나 냄새가 눈에 띄게 변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국이나 찌개를 먹은 뒤 구토와 설사, 복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남은 음식은 냄비째 오래 식혀두기보다 가능한 한 빨리 작은 밀폐용기에 나눠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양을 나누면 음식 중심부의 온도도 빠르게 내려가 세균이 증식할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냉장 보관했던 음식이라도 이미 변질됐거나 냄새와 맛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다시 끓여 먹기보다는 버리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 여름철 남은 국과 찌개의 안전을 좌우하는 것은 다음 날 얼마나 뜨겁게 끓이느냐가 아니다. 식사를 마친 뒤 얼마나 빨리 제대로 보관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