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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가 닷새 사는 그 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나…IVF ‘배양액’의 비밀

 

용인신문 | 상용 배양액 뜯어보니 제품마다 성분 달라…새 배양액서 미표기 인간 단백질 700종 이상 검출

같은 제품도 생산 로트 따라 단백질 구성 차이…‘알부민’이 변수로

2026년 무작위시험선 배양액에 따라 누적 생아출산율 41.0% 대 34.5%…“배양액도 IVF의 중요한 변수”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는 환자는 난자 개수에 울고 웃는다. 수정률을 확인하고, 3일 배아인지 5일 배아인지 묻고, 배아 등급과 내막 두께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런데 정작 그 배아가 며칠 동안 무엇 속에서 자랐는지 묻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바로 ‘배양액’이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뒤 배아는 곧바로 엄마의 자궁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IVF 실험실의 인큐베이터 안에서 작은 배양접시에 담겨 며칠을 보낸다. 배양액에는 포도당과 젖산, 아미노산, 전해질, 단백질 등이 들어 있다. 사람으로 치면 음식이자 물이고, 동시에 배아가 처음 만나는 생활환경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들을 보면 이 ‘물’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단순하지 않다.

 

 

새 배양액인데 인간 단백질이 700종 넘게 나왔다

 

2025년 생식보조·유전학 저널(Journal of Assisted Reproduction and Genetics)​에 발표된 연구가 흥미롭다.

 

연구진은 두 제조사의 상용 단일 배양액을 대상으로 13개 생산 로트에서 사용 전·후 배양액을 포함한 85개 샘플을 수집해 질량분석 기반 단백질체 분석을 했다. 그런데 배아를 한 번도 넣지 않은 새 배양액에서도 제품 표시에는 없던 700종 이상의 인간 단백질이 검출됐다.

 

더 흥미로운 것은 배아의 발달 결과보다 배양액 생산 로트가 단백질 패턴을 더 뚜렷하게 갈랐다는 점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어느 생산 배치에서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단백질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제조사 사이의 차이는 물론 같은 제조사 제품 안에서도 로트별 차이가 관찰됐다.

 

그렇다면 이 수많은 단백질은 어디에서 왔을까.

 

연구진이 주목한 것이 인간혈청알부민(HSA)​이다.

 

알부민은 IVF 배양액에서 매우 중요한 단백질이다. 연구진이 혈액에서 정제한 알부민과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만든 알부민을 각각 단백질이 없는 배양액에 넣어 비교하자, 혈청 유래 알부민을 넣은 배양액에서는 여러 동반 단백질이 검출된 반면 재조합 알부민에서는 조사 대상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혈청 유래 알부민의 생산 로트에 따라서도 동반 단백질 종류와 양이 달랐다.

 

다만 여기서 ‘700종이 검출됐다’는 말을 곧바로 ‘700종의 위험물질이 들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연구의 핵심은 독성 입증이 아니라 표시되지 않은 단백질 배경이 존재하고 그 구성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배양 후 남은 배양액에서 배아가 분비한 단백질을 찾아 배아의 건강성을 예측하려는 연구에서는 이것이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제품 이름은 모두 ‘배양액’인데 실제 성분은 제각각

 

배양액의 차이를 보여주는 연구는 또 있다.

 

2025년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상용 인간 배아 배양액과 단백질 보충제 80개 시료에서 40개 성분의 농도를 직접 측정했다. 포도당과 젖산, 피루브산, 각종 아미노산과 전해질 등을 비교한 결과는 간단했다.

 

똑같은 배양액은 하나도 없었다.

 

브랜드에 따라 젖산과 글리신, 칼륨 등 여러 성분의 농도가 달랐고 같은 모회사가 판매하는 서로 다른 브랜드 사이에서도 조성이 달랐다. 연구진은 상용 배양액의 정확한 성분과 농도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모두 투명한 액체 한 방울이다. 그러나 배아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배양액에 들어갔느냐에 따라 포도당과 아미노산, 전해질 등 주변 환경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알부민을 빼자 정자가 버티지 못했다

 

알부민은 단순히 배양액에 단백질을 채워주는 재료도 아니었다.

 

생식생의학 온라인(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여러 상용 IVF 배양액의 항산화 능력을 비교했다. 배양액마다 정자 운동성과 DNA를 보호하는 능력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고, 정자 기능을 잘 유지시키는 배양액은 대체로 항산화 능력도 높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다시 알부민이 있었다.

 

연구진이 배양액에서 알부민을 선택적으로 제거하자 24시간 동안 정자의 운동성과 전진운동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미토콘드리아의 활성산소(ROS)를 억제하고 정자 DNA 손상을 막는 능력도 약해졌다.

 

반대로 알부민을 다시 넣자 이 기능들이 되살아났다. 연구진은 알부민의 항산화 작용과 유해 대사산물을 붙잡는 기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대목이다.

 

앞의 연구에서는 혈청 유래 알부민이 배양액의 로트별 단백질 차이를 만들어내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바로 그 알부민이 산화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핵심 성분으로 나타났다.

 

즉 알부민은 ‘빼면 되는 불순물의 원인’도 아니고, 단순한 첨가제도 아니다. 필요하지만 얼마나 균일하고 잘 관리된 알부민을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성분이라는 얘기에 가깝다.

 

 

그런데 정말 출산율까지 달라질까

 

결국 환자가 궁금한 것은 하나다.

 

“그래서 배양액에 따라 아기가 태어날 확률도 달라지는가.”

 

2026년 7월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 학술대회 보충판에 발표된 네덜란드 5개 난임센터의 무작위 임상시험은 이 질문에 꽤 흥미로운 숫자를 내놓았다.

 

IVF 환자 1,013명을 분석해 CSCM과 G5 두 상용 배양액을 비교했더니 한 번의 난자채취에서 얻은 신선·동결배아 이식을 모두 포함한 누적 생아출산율이 CSCM군 41.0%, G5군 34.5%​였다. 차이는 6.5%포인트였다. 수정률도 68.2% 대 65.7%, 사용할 수 있는 배아 비율도 40.7% 대 38.2%로 차이가 났다.

 

다만 결론을 서두르면 안 된다.

 

조정 분석에서 누적 생아출산율 차이의 p값은 0.057로 통상적인 통계적 유의수준 0.05를 조금 넘어섰다. 애초 연구진이 목표했던 1,980명보다 적은 1,016명만 모집됐다는 한계도 있다. 따라서 이 연구 하나만으로 “어느 회사 배양액이 더 좋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그럼에도 6.5%포인트라는 차이는 배양액을 IVF 실험실의 단순한 ‘소모품’ 정도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질문을 던진다.

 

 

이제는 ‘무슨 배양액인가’보다 ‘얼마나 관리되는가’를 볼 때

 

IVF에서는 이미 인큐베이터의 온도와 산소농도, 배양시간, 배아 관찰 방식까지 세밀하게 관리한다. 그런데 정작 배아와 직접 맞닿아 있는 배양액은 제조사의 처방이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경우가 있고 제품과 생산 로트에 따른 차이도 존재한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환자가 난임병원에 가서 특정 회사의 배양액을 지정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현재 연구만으로 어떤 제품이 모든 환자에게 가장 좋다고 말할 근거도 부족하다.

 

오히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제조사의 성분 투명성, 생산 로트의 균질성, 병원의 로트 관리와 품질관리, 그리고 배양액별 임상결과를 장기간 추적하는 작업​이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만들어진 수정란은 불과 수십~수백 마이크로리터 수준의 작은 액체 속에서 생애 첫 며칠을 보낸다.

 

현미경으로 보면 배아가 주인공이고 배양액은 그저 투명한 배경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정반대다. 배양액은 배경이 아니다. 배아가 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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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5년 생식보조·유전학 저널(Journal of Assisted Reproduction and Genetics),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 *생식생의학 온라인(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과 2026년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에 발표된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