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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재정위기 경기도, 추경 칼질 ‘후폭풍’

42조 2420억 규모 발표… 세수가뭄에 5465억 고강도 감액 편성
예술인·체육인 기회소득 하반기 중단… 용인 등 매칭사업 불똥

용인신문 | 경기 침체에 따른 극심한 세수 가뭄으로 경기도가 5500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세출 구조조정에 나섰다.

 

전임 도정의 핵심 브랜드 사업들이 대거 축소·폐지 수순을 밟게 된 가운데, 도의 예산 감액 폭탄이 용인시를 비롯한 도내 31개 시·군으로 전가되면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19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 42조 2420억 원 규모의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국고보조금 증가 등으로 1회 추경 대비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존 사업예산 5465억 원을 깎아낸 강도 높은 감액 추경이다.

 

이번 세출 구조조정으로 전임 김동연 지사의 대표 사업이었던 ‘기회소득’이 대대적인 수술대에 올랐다.

 

현금성 지원과 활동 간의 연관성 검증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예술인 및 체육인 기회소득은 하반기부터 전격 중단된다.

 

기후행동 기회소득 리워드 역시 지급이 중단됐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도지사 시절 도입했던 ‘청년기본소득’ 미편성분(163억 원)과 농어민 기회소득은 이번 추경에 반영되어 유지된다.

 

■ 용인 등 도미노 감액 ‘전망

문제는 경기도의 허리띠 죄기가 일선 지자체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가 시·군 매칭 사업 예산을 대폭 줄이면서 이미 추경을 마친 지자체들은 사업 규모를 재조정해야 하는 비상 상황에 직면했다.

 

당장 용인시를 비롯한 도내 시·군에 지원되던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용 도비 예산이 114억 원 이상 삭감되면서,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은 노선 축소나 사업 중단까지 고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경기신용보증재단 등 도 산하기관 출연금도 500억 원 이상 잘려 나갔다.

 

■ 재정자립도 2위인데 왜 ‘재정 비상’ 빠졌나

전국 17개 시·도 중 재정자립도 2위(44.40%)를 자랑하는 경기도가 스스로 ‘재정 비상 상태’를 선언할 정도로 몰린 배경에는 경기 침체와 정부의 왜곡된 재정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우선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경기도의 주 세입원인 취득세가 급감하면서 올해만 약 3000억 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취득세 의존도가 높은 지방세 구조상 부동산 경기 침체의 타격을 가장 먼저, 크게 입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부자 경기도’라는 착시 뒤에 숨은 재정 구조적 문제다. 경기도 전체(시·군 합산) 재정자립도는 54.39%에 달하지만, 도 본청이 직접 쓸 수 있는 가용재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도내 화성, 용인, 성남 등 반도체 및 첨단 산업 기반 대도시에서 걷히는 세수 상당액이 ‘시·군 조정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으로 자동 전출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도세 일부를 시·군에 나눠주다 보니 정작 경기도 본청은 쓸 돈이 없는 기형적 구조가 지속되어 왔다.

 

이에 경기도는 기획예산처 등 정부에 세 가지 핵심 재정 안정화 방안을 공식 건의했다.

 

우선 취득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세인 부가가치세 중 지방으로 이전되는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25.3%에서 35%로 상향하는 방안이다.

 

또 수원·용인·성남 등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에 과도하게 배분되던 시·군 조정교부금 재원조성률에 40% 상한을 신설해 도 본청의 가용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비수도권에 배분되는 지역상생발전기금 출연비율 인하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안은 중앙정부의 세수 감소, 도내 대도시의 재정 감소, 비수도권과의 형평성 문제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도가 단행한 이번 5500억 원의 감액 추경안은 내달 1일부터 열리는 제393회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심의·의결될 예정이다.

 

지난 19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정두석 기조실장이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경기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