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용인 청소년들의 진로수업이 교실 밖으로 나왔다. 병원 수술실과 간호부를 둘러보고, 소프트웨어 개발 현장을 찾아가고, 의료로봇 기업에서 첨단 기술이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되는 과정도 살폈다. 막연하게만 그려왔던 ‘미래의 직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용인시는 여름방학을 맞아 지역 중·고등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고영테크놀러지와 크래프톤, 다보스병원 등 3개 기업·기관을 찾아 직종별 실무를 체험하는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용인시와 용인시청소년미래재단 미래교육센터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2026년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맞선(SUN)’ 프로그램의 하나다. 단순한 기업 견학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실제 업무 현장을 살펴본 뒤 실무자에게 직업에 필요한 역량과 준비 과정까지 직접 듣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첫 현장수업은 지난 7일 고영테크놀러지에서 시작됐다. 학생들은 의료로봇 분야의 기술과 업무 현장을 살펴보며 첨단산업이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지는 과정을 접했다. 13일에는 크래프톤을 찾아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업무를 들여다봤다. 평소 게임이나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하는 입장이었던 학생들에게는 하나의 콘텐츠가 만들어지기까지 개발자와 다양한 직군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20일과 21일에는 다보스병원에서 의료 현장 체험이 이어졌다. 특히 21일 학생들은 수술실과 간호부 등을 직접 둘러보며 병원이 움직이는 방식을 가까이에서 살펴봤다.
학생들이 확인한 병원의 모습은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라는 단순한 이미지와는 달랐다. 의사와 간호사는 물론 임상병리사 등 여러 직군이 각자의 역할을 맡고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하나의 의료서비스가 완성된다는 점을 현장에서 체감했다.
“이 직업이 나와 맞을까”…현장에서 찾은 답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직업을 설명으로 배우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학생들은 실무자가 일하는 공간을 직접 보고, 직무별로 어떤 일을 하는지 질문했다. 해당 분야에 진출하려면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지, 학교생활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실제 일을 하면서 느끼는 장단점은 무엇인지도 들었다.
한 참가 학생은 “평소 관심이 있었던 분야지만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는 알기 어려웠다”며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체험해 보니 내가 이 분야와 잘 맞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고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청소년 진로교육에서 기업 현장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학 학과나 직업 이름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업무의 구체적인 모습을 실제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막연한 동경이 현실적인 진로 선택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생각했던 것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찍 깨닫는 것 역시 중요한 진로 경험이 될 수 있다.
지역 기업이 청소년의 ‘진로 교실’로
용인시는 지역 기업과 기관을 하나의 진로교육 자원으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에는 미래 인재와 접점을 넓히는 기회가 되고, 학생들에게는 거주 지역 안에서도 다양한 산업과 직업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 관계자는 “학생들이 지역 기업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 실무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교실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진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직업을 직접 경험하고 자신의 적성과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진로교육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올해 상반기에도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다보스병원, hy(한국야쿠르트), 용인FC 등 7개 기관과 협력해 초·중·고등학생 1500명을 대상으로 진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시는 앞으로도 지역 기업·기관과 협력 범위를 넓혀 미래산업과 지역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진로·진학 수요에 맞춘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교실에서 직업을 배우던 학생들이 이제는 기업과 병원으로 직접 들어가 자신의 미래를 확인하고 있다. 지역 기업의 일터가 청소년에게는 새로운 교실이 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