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고물가 속 서민 가계에 적지 않은 규모의 현금이 풀린다. 올해 근로·자녀장려금 정기 신청분이 27일 지급된다. 당초 법정 지급기한은 9월 말이지만 정부가 지급 시기를 한 달 이상 앞당겼다.
이번 장려금은 지난해 근로·사업·종교인 소득을 기준으로 지난 5월 정기 신청을 받은 2025년 귀속분이다. 국세청은 당시 324만 가구에 신청 안내문을 발송했다.
근로장려금은 일을 하고 있지만 소득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의 소득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단순한 현금성 복지와 달리 근로와 소득을 전제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일하는 복지’ 제도로 꼽힌다.
현재 소득요건은 부부합산 연간 총소득 기준 단독가구 2200만 원 미만, 홑벌이가구 3200만 원 미만, 맞벌이가구 4400만 원 미만이다.
가구원 전체 재산은 2억 4000만 원 미만이어야 한다. 재산이 1억 7000만 원 이상 2억 4000만 원 미만이면 산정된 장려금의 절반만 지급된다.
지급액은 소득에 따라 달라진다. 최대 지급액은 단독가구 165만원, 홑벌이가구 285만원, 맞벌이가구 330만 원이다.
자녀장려금은 저소득 가구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단독가구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소득·재산 등 요건을 충족한 홑벌이·맞벌이 가구는 부양자녀 1명당 최대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최대 330만 원’이나 ‘자녀 1명당 100만 원’이 모든 신청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지급액은 가구 유형과 총급여액, 재산 등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27일 장려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신청 당시 예상액과 실제 지급액이 달라질 수도 있다. 국세청이 신청 이후 소득과 재산, 가구원 구성 등을 다시 심사하기 때문이다.
근로소득만 있는 가구 가운데 지난해 9월이나 올해 3월 이미 반기 신청을 한 경우에는 이번 정기 신청 대상과 지급 과정이 다르다.
반기 신청자는 지난 6월 정산을 통해 추가 지급 또는 환수가 이뤄졌다. 다만 반기 신청자에게 사업소득이나 종교인소득이 확인된 경우에는 정기 신청한 것으로 간주해 8월 27일 심사·지급한다.
정기 신청 자체를 놓쳤다면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 오는 12월 1일까지 기한 후 신청을 할 수 있다. 대신 이 경우 정상적으로 산정된 장려금의 95%만 지급돼 5%가 줄어든다.
올해 지급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내년 이후다. 정부가 근로장려금의 소득 기준과 최대 지급액을 동시에 확대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개편안대로라면 소득요건은 단독가구 2200만 원에서 2600만 원, 홑벌이가구 3200만 원에서 3700만 원, 맞벌이가구 4400만 원에서 5200만 원으로 높아진다.
최대 지급액 역시 단독가구 165만 원에서 180만 원, 홑벌이가구 285만 원에서 310만 원, 맞벌이가구 330만 원에서 360만 원으로 올라간다.
특히 맞벌이 가구의 변화가 크다. 장려금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평탄구간’ 상한이 현재 총급여 1700만 원에서 1800만 원으로 늘어난다. 결혼 후 맞벌이가 되면서 장려금이 오히려 줄어드는 이른바 ‘혼인 페널티’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제도가 개편되면 근로장려금 수혜 가구가 현재 예상되는 416만 가구에서 489만 가구로 73만 가구 늘고, 연간 지급 규모도 4조 7000억 원에서 5조 9000억 원으로 약 1조 2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확대안은 아직 확정된 제도가 아니다.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내용으로 국회 심의와 의결 등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부안 기준으로는 2027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과세기간부터 적용되며 실제 신청에서는 2027년 9월 신청분부터 달라질 예정이다.
27일 지급되는 장려금이 당장의 가계 부담을 덜어주는 돈이라면, 내년 제도 개편은 근로장려금의 울타리 자체를 넓히는 변화다. ‘얼마를 주느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어디까지 일하는 저소득층으로 볼 것인가’라는 기준이 다시 조정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