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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용인시 당국자가 해야 할 일

김종성(소설가, 전 고려대 문화창의학부 교수)

 

용인신문 | 서역남북로(西域南北路)의 남로와 북로의 분기점에 위치하여 끊임없이 흉노와 한나라의 틈바구니에서 위협과 약탈에 시달렸던 누란은 만년설과 빙하로 덮여 있는 천산산맥에서 발원한 타림강이 흘러드는 로프노르의 서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었다. 『한서(漢書)』 서역전에 “선선은 원래 누란이라 불렀다. 그곳은 장안에서 6100리, 양관에서 1600리 지점에 있다. 가구 수는 1570호, 인구는 1만 4100명, 병사는 2912명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한나라가 누란을 점령한 후, 군대를 주둔시키고 군량미를 자급하기 위해 대규모로 둔전을 해서 땅을 개간해 벼‧보리‧수수‧콩 같은 농작물을 심었다. 이 과정에서 타림강 중·상류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물억새와 갈대숲 사이로 물길을 내고 농업용수를 지나치게 많이 끌어다 썼다. 그 결과 하류에 있던 누란과 로프노르로 유입되는 수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던 것이다. 로프노르 주변에 무성했던 호양목의 생육에도 문제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도시를 확장하고, 땔감을 확보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호양목을 함부로 베어 냈다. 게다가 한나라 군대가 요새와 주거지를 건설하느라 호양목들을 마구 베어냈다. 호양목은 수분을 머금어 누란의 사막화를 막아주는 최후의 방비선이었다. 호양목 등 초목의 뿌리가 물을 잡아두지 못하자 토양이 급격하게 건조해졌다. 끊임없이 불어오는 모래바람에 흙이 깎여 나가면서 로프노르 주변 환경이 사람이 살 수 없는 황무지로 변해 갔다. 해마다 따사로운 봄볕이 누란에 내려앉기 시작하면 파르스름한 잎이 마치 쉬리가 떼를 지어 몰려오는 광경을 연출하곤 했던 호양나무숲이 사라졌다. 물이 마르고 사막화가 진행되자, 실크로드 상인들은 누란을 거치는 서역남로 대신 누란을 거치지 않는 서역북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누란의 멸망 원인에 대해 학자들이 여러 가지 견해를 내 놓았다. 기후 변화로 사막화가 더 빨라져 멸망했다는 견해가 나왔고, 누란의 멸망 원인이 ‘떠도는 호수’인 로프노르의 자연적인 물길 변화 때문이라는 견해가 발표되었다. 학자들의 최근 연구들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이 초래한 인재(人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누란의 멸망은 기후 변화가 아닌 무분별한 농업 용수 남용과 호양목의 남벌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4일 동백택지개발지구 호수마을 함양지 1호 인근 완충녹지의 나무들 사이에 펼침막이 하나 내걸렸는데 함양지 1호 인근에 맨발길을 조성하기 위한 공청회를 8월 6일 11시에 동백1동사무소에서 연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정확하게 어디에다 맨발길을 조성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으나, 주위 자연 환경과 정황을 살펴 볼 때 함양지 1호에서 자연앤데시앙아파트단지 뒷편까지 이어지는 완충녹지에다 맨발길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지난 몇 해 동안 용인시 공원녹지관리 당국자가 동백택지개발지구에서 벌인 사업의 하나가 동백택지개발지구 조성 당시 심어 놓은 나무들을 뽑아내고 잘라내는 일이었다. 수경시설을 조성한다면서 수십년 간 자란 나무들을 뽑아내고, 시설 공사한다면서 나무를 잘라내는 일을 번번이 벌인 공원녹지관리 당국자가 이번에 그나마 동백택지개발지구에서 도시숲이 온전하게 남아있는 호수마을 완충녹지마저 손을 대려하고 하고 있다. 완충녹지는 도시숲의 최후의 보루다.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최선의 관리이다.

 

존 벨라미 포스터는 『환경과 경제의 작은 역사』에서 “숲은 탄소를 흡수하고 잡아 둠으로써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저장량을 안정화시키며, 그럼으로써 온실효과를 방지한다”고 말했다.

 

온실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용인시 공원녹지관리 당국자가 해야 할 일은 잘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뽑아내는 일이 아니라, 지난 겨울 폭설로 부러진 나무들과 이번 여름 살인적인 폭서로 죽어간 나무들을 다시 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