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1억 원을 빌렸다면 매달 얼마를 갚아야 할까. 지난 7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인 연 4.48%를 적용해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으로 계산하면 한 달에 약 50만 5000원이다.
3억 원을 빌렸다면 약 151만 6000원, 5억 원이면 약 252만 7000원이다. 관리비와 생활비, 자녀 교육비를 내기도 전에 매달 월급에서 적지 않은 돈이 대출 상환금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석 달 연속 상승하면서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만 믿고 대출을 받은 가계에는 예상과 다른 방향의 금리 청구서가 날아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4.48%로 한 달 전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에 그치지 않았다.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연 4.64%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올랐고, 일반신용대출은 0.25%포인트 뛴 연 5.97%까지 치솟았다.
신용대출 금리는 사실상 6% 선을 눈앞에 두게 됐다.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연 4.19%로 0.12%포인트 상승했다.
금리 숫자만 보면 4.48%가 얼마나 무거운지 쉽게 체감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매달 빠져나가는 돈으로 바꾸면 얘기가 달라진다.
연 4.48%로 1억 원을 30년간 빌려 원리금을 똑같이 나눠 갚는다고 가정하면 월 상환액은 약 50만 5000원이다. 3억 원이면 약 151만 6000원, 5억 원이면 약 252만 7000원이다. 5억 원을 대출받은 가구라면 1년간 은행에 내는 원리금만 약 3033만 원에 달한다.
30년 동안 금리가 연 4.48%로 그대로 유지된다는 단순 가정 아래 1억원을 빌린 차주가 갚는 총액은 약 1억 8198만 원이다. 원금을 제외하면 약 8198만 원이 이자다. 같은 조건에서 5억 원을 빌렸다면 장기간 부담해야 할 이자 규모 역시 그만큼 커진다.
특히 금리 상승기에 눈여겨볼 대목은 고정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사람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7월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형 금리 비중은 31.9%로 한 달 만에 5.8%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90.2%였던 고정금리 비중은 9개월 연속 하락해 2014년 2월 이후 1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전체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비중 역시 22.7%에서 21.0%로 줄었다.
고정금리가 상대적으로 비싸다 보니 차주들이 당장 이자가 싼 변동금리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면 앞으로 시장금리가 더 오를 경우 그 상승분이 가계의 월 상환액에 다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몇 만원을 아끼기 위해 선택한 금리가 향후 가계의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가계와 기업의 금리 흐름은 엇갈렸다. 가계대출 금리가 일제히 상승한 것과 달리 기업대출 금리는 연 4.20%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소폭 상승했지만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0.16%포인트 내려간 영향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 전체 대출금리는 연 4.27%로 한 달 전보다 0.04%포인트 떨어졌다.
예금금리도 뛰었다.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3.21%로 전월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3.16%, 금융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는 3.48%를 기록했다.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의 차이를 뜻하는 예대금리차는 1.06%포인트로 전월보다 0.17%포인트 줄었다. 지난 2월 이후 6개월 연속 축소됐다.
은행 밖의 금리도 만만치 않다. 상호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연 10.51%까지 올라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신용협동조합은 5.16%, 새마을금고는 5.15% 수준을 나타냈다.
가계가 느끼는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시장금리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가산금리 등이 실제 대출금리에 함께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더라도 당장 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함께 내려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4.48%라는 숫자의 진짜 의미는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에 있다. 3억 원을 빌린 가구라면 매달 약 152만 원, 5억 원이면 약 253만 원이다. 금리가 조금만 움직여도 수십 년간 대출을 안고 살아가는 가계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된다.
※ 월 상환액은 연 4.48%,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을 가정한 단순 계산이다. 실제 상환액은 대출상품, 금리유형, 우대금리, 상환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