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깻잎을 보면 이상하게 고기가 먼저 떠오른다. 불판 위에서 노릇하게 구운 고기 한 점을 깻잎 위에 올리고 마늘 하나, 쌈장 조금을 얹어 입 안에 넣는 장면. 한국인에게 깻잎은 그렇게 오랫동안 ‘고기와 함께 먹는 채소’로 익숙해졌다.
하지만 깻잎만 놓고 봐도 영양은 꽤 탄탄하다.
깻잎에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K, 칼슘, 철분이 들어 있고 로즈마린산 같은 폴리페놀도 함유돼 있다. 너무 흔해서 그렇지 영양 성분만 따지면 굳이 먼 나라에서 ‘슈퍼푸드’를 찾아올 필요가 있나 싶은 채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베타카로틴이다. 베타카로틴은 몸속에서 필요한 만큼 비타민 A로 바뀌어 눈과 피부, 점막, 면역 기능 유지에 관여한다. 깻잎의 짙은 초록색에는 이런 카로티노이드 계열 성분이 들어 있다.
삼겹살과의 궁합만 봐도 알 수 있다. 베타카로틴은 지방과 함께 먹으면 흡수에 도움이 되는 지용성 성분이다. 삼겹살 한 점과 깻잎 한 장을 함께 먹는 이유가 있었던 셈. 그렇다고 깻잎이 삼겹살의 기름을 ‘씻어내는’ 것은 아니고, 깻잎 몇 장을 싸 먹는다고 고기의 포화지방이나 열량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사실 깻잎은 고기 없이 먹어도 충분하다. 따뜻한 밥 한 숟갈을 생깻잎에 싸서 된장만 살짝 찍어도 되고, 잘게 썰어 비빔밥에 넣거나 들기름을 조금 넣어 무쳐 먹어도 좋다. 적당량의 기름은 베타카로틴 같은 지용성 성분의 흡수에도 도움을 준다.
회와도 잘 어울린다. 회와 채썬 깻잎에 들기름을 살짝 두른 뒤 무쳐보자. 회의 담백한 맛에 깻잎 향과 들기름의 고소함이 붙어 놀랄 정도로 맛있을 것이다. 영양 궁합도 괜찮다. 들기름의 지방은 깻잎의 베타카로틴 흡수를 돕고, 생선에서는 단백질과 종류에 따라 EPA·DHA 같은 오메가3 지방산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깻잎장아찌는 어떨까.
간장에 푹 절여 밥 위에 한 장씩 얹어 먹는 깻잎장아찌. 짜니까 영양도 다 없어졌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베타카로틴 같은 지용성 성분과 칼슘 같은 무기질은 비교적 남아 있고, 폴리페놀도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면 비타민 C처럼 물과 열에 약한 성분은 절이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줄어들 수 있고, 깻잎 특유의 휘발성 향 성분도 생깻잎과 똑같이 유지되지는 않는다.
그러하듯 문제는 짠맛이다.
깻잎장아찌를 두세 장 먹는 것과 밥 한 공기를 장아찌로 계속 싸 먹는 것은 다르다. 간장과 소금에 절인 만큼 나트륨 섭취도 늘어난다. 장아찌가 됐다고 깻잎의 영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몸에 좋다는 이유로 마음 놓고 많이 먹을 음식도 아니라는 얘기다.
삼겹살을 먹을 때나 찾던 깻잎이지만, 알고 보면 먹는 방법은 훨씬 많다. 생으로 밥을 싸도 되고, 회와 들기름에 무쳐도 되고, 장아찌로 조금씩 즐겨도 된다. 무엇보다 비싸지도 않고 구하기도 쉽다.
멀리 있는 ‘슈퍼푸드’를 찾기 전에 냉장고부터 한번 열어볼 일이다. 깻잎 한 장에도 우리가 미처 모르고 지나친 영양이 꽤 많이 들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