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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날 / 서정주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는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서정주, <푸르른 날> 전문, - 『생활문화』 1946 . 2

약력: 미당 서정주(1915~2000)는 1936년 시 「벽」으로 등단해 『화사집』, 『귀촉도』, 『신라초』 등을 남긴 한국 현대 시인이다. 동국대학교 교수와 한국문인협회장을 지냈으며, 전통적 정서와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국 현대시의 중요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