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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배아에는 ‘실’이 보인다?…배반포 속 가느다란 연결 구조, 생아출산 오즈 1.88배

배아 속 ‘세포질 끈’ 있으면 생아출산율 51.8%…없는 배아는 36.3%
6개 연구·2766개 배아이식 분석…임상임신 오즈도 2.20배
연구진 “근거 수준은 매우 낮아”…가드너 등급 보완할 새 배아선별 지표 가능성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어떤 배아를 먼저 이식할 것인가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겉으로 보기에 모양이 좋은 배아라고 반드시 착상해 아이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등급을 받은 배아끼리도 착상과 출산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배반포 안에서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아주 가느다란 ‘실’ 같은 구조가 배아의 발달 능력을 보여주는 새로운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월 26일 국제학술지 ‘Human Reproduction Update(휴먼 리프로덕션 업데이트)’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이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사이토플라스믹 스트링스(cytoplasmic strings)’다. 우리말로는 ‘세포질 끈’ 또는 ‘세포질 연결선’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흠’에서 ‘신호’로

 

배아는 수정 후 5~6일가량 지나면 배반포 단계에 이른다. 이때 배반포 안쪽에는 훗날 태아가 되는 내세포괴(ICM)가 자리 잡고, 바깥쪽에는 주로 태반을 만드는 영양외배엽(TE)이 형성된다.

 

세포질 끈은 이 두 부위를 배반포 안에서 가느다란 실처럼 연결하는 구조다. 계속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일정 시간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과거에는 배반포가 커지는 과정에서 우연히 나타나는 구조이거나 일종의 이상 소견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배아의 성장 과정을 계속 촬영하는 타임랩스 배양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오히려 발달이 좋은 배아에서 이런 구조가 더 자주 관찰된다는 연구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연구진은 지금까지 발표된 인간 배아 관련 연구를 종합했다. 전체 분석에는 7583개의 배반포가 포함됐으며, 이 가운데 4417개에서 세포질 끈이 관찰됐고 3166개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숫자는 눈에 띄었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실제 출산까지 이어진 비율이다.

 

생아출산 자료가 있는 6개 비무작위 연구, 2766개 배아이식을 합쳐 분석한 결과 세포질 끈이 없는 배아의 예상 생아출산율은 36.3%였다. 반면 세포질 끈이 있는 배아는 51.8%였다.

 

통계적으로 계산한 생아출산 오즈는 세포질 끈이 있는 배아에서 1.88배 높았다(OR 1.88, 95% CI 1.35~2.61).

 

임상임신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5개 연구, 1963개 배아이식을 분석했더니 세포질 끈이 있는 배아의 임상임신 오즈가 없는 배아보다 2.20배 높았다(95% CI 1.29~3.75).

 

연구진이 이를 실제 비율로 환산했을 때 임상임신율은 세포질 끈이 없는 경우 42.1%, 있는 경우 61.6%였다.

 

배아의 모양을 평가한 결과도 차이가 있었다. 세포질 끈이 있는 배반포가 좋은 형태학적 등급을 받을 오즈는 2.40배 높았다.

 

단순히 세포질 끈이 ‘있느냐, 없느냐’만 중요한 것도 아니었다. 세포질 끈이 5개 이상 관찰된 배아는 1~4개가 관찰된 배아보다 형태가 좋을 가능성이 높았다. 또 세포질 끈이 비교적 일찍 나타났다가 일찍 사라지는 배아에서 발달 속도와 형태가 더 좋은 경향도 나타났다.

 

 

배아는 서로 ‘대화’하는가

 

그렇다면 이 가느다란 실은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아직 정확한 답은 없다. 다만 연구자들은 세포질 끈이 단순히 배아 안에 남은 흔적이 아니라 세포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일종의 ‘통신 통로’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동물 연구에서는 이와 비슷한 가느다란 돌기를 따라 작은 물질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인간 배아에서도 세포질 끈 주변에서 작은 돌출 구조가 발견됐으며 일부는 영양외배엽에서 내세포괴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관찰됐다.

 

배아가 자라고 형태를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신호가 이런 연결 구조를 통해 전달되는 것 아니냐는 가설이 나오는 이유다.

 

세포질 끈이 내세포괴가 배반포 안에서 자리를 잡도록 돕거나, 배반포가 커지는 과정에서 세포끼리 물리적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아직은 어디까지나 가설이다.

 

변수를 빼자 흐려졌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이 있다.

 

이번 결과만 보고 “세포질 끈이 있으면 좋은 배아”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생아출산 결과가 포함된 6개 연구는 모두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이 아닌 관찰연구였다. 연구진 역시 생아출산, 임상임신, 유산, 배아 형태 등 주요 결과의 근거 수준을 모두 ‘매우 낮음(very low)’​으로 평가했다.

 

연구마다 대상 환자가 다르고 배양 조건도 달랐다. 여성의 나이와 원래 배아의 질 등 임신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변수가 충분히 통제되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다.

 

실제로 이런 변수들을 고려하자 결과가 달라졌다.

 

여성의 나이와 배아의 형태학적 등급, 이식 당시 발달 단계, 수정방법 등을 보정할 수 있었던 2개 연구를 따로 합쳐 분석했더니 세포질 끈과 임상임신의 관계는 더 이상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 보정 오즈비는 0.71이었다.

 

정상 염색체 배아인지 여부를 고려한 생아출산 분석에서도 세포질 끈이 있는 배아에서 출산율이 높다는 관계가 명확하지 않았다.

 

반면 일부 개별 연구에서는 여러 변수를 보정한 뒤에도 세포질 끈과 임신 또는 생아출산 사이의 관련성이 남았다.

 

아직 연구 결과가 한쪽으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결국 세포질 끈 자체가 배아의 발달 능력과 착상 가능성을 높이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잘 자라는 좋은 배아에서 세포질 끈도 함께 많이 나타나는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가드너 등급 다음을 찾는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가 흥미로운 이유가 있다.

 

현재 시험관 시술에서는 배반포가 얼마나 잘 팽창했는지, 내세포괴와 영양외배엽의 모양이 어떤지 등을 보고 배아의 등급을 매기는 ‘가드너 등급’이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같은 가드너 등급을 받은 배아라도 실제 착상과 출산 결과는 다르다. 겉모양만으로 배아의 모든 능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타임랩스 배양기를 이용해 배아가 언제 분열하고 언제 배반포에 도달하는지까지 살펴보고, AI로 배아 영상을 분석해 이식할 배아를 고르려는 연구도 활발하다.

 

여기에 지금까지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세포질 끈의 존재와 개수, 나타나는 시간과 사라지는 시간까지 새로운 정보로 추가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도 세포질 끈이 있는 배아가 배반포가 만들어지는 여러 발달 단계에 더 빨리 도달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물론 실제 병원에서 배아선별 기준으로 사용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세포질 끈은 매우 가늘고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사람이 영상을 보면서 개수와 발생 시간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다. 관찰하는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타임랩스 영상과 자동 영상분석, AI 기술이 결합되면 이런 구조를 보다 객관적으로 찾아내고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연구가 말하는 것은 ‘실이 보이면 좋은 배아’라는 새로운 공식이 생겼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배아의 겉모양을 중심으로 평가했다면 앞으로는 배아 내부에서 세포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움직이며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지금보다 더 정확하게 ‘잘 자랄 배아’를 찾아낼 새로운 지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 역시 현재의 근거만으로 세포질 끈을 배아의 생존 능력을 판단하는 확정적인 기준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으로 더 크고 잘 설계된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배반포 안을 잠시 가로지르는 아주 가느다란 ‘실’.

 

당장 시험관아기 시술의 배아선별 기준을 바꿀 정도의 증거는 아니다. 하지만 가드너 등급 너머에서 ‘어떤 배아가 실제 아이로 태어날 가능성이 더 높은가’​를 찾고 있는 생식의학에 흥미로운 단서가 하나 더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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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University of Southampton)·사우샘프턴대학병원 NHS 재단신탁(Southampton University NHS Foundation Trust) 연구진이 2026년 8월 26일 국제학술지 ‘휴먼 리프로덕션 업데이트(Human Reproduction Update)’에 발표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 ‘인간 체외수정 배아의 세포질 끈은 생아출산 결과 향상을 예측하는 유망한 지표인가(Cytoplasmic strings in human in-vitro embryos are a promising indicator for enhanced live-birth outcom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연구진은 빅토리아 F. 도디아(Victoria F. Dodhia), 카잉 보니 응(Ka Ying Bonnie Ng), 톰 P. 플레밍(Tom P. Fleming), 잉 청(Ying Cheong)이며, 논문 DOI는 10.1093/humupd/dmag026입니다.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