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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교육

학교 앞 돌던 버스, 길 바꾼다…처인초·중 통학로 ‘안전 회차’

9월부터 24-3번 버스 회차구간 남사농협·한숲스퀘어 방향으로 변경
학부모·주민 “학교 인근 버스 회차 위험” 건의…현장 확인 거쳐 노선 조정
남사도서관서 처인초·중 방향 진입하지 않아…통학로 보행 안전 개선 기대

 

용인신문 | 아이들이 등교하는 시간, 학교 주변을 오가는 대형 차량 하나도 학부모에게는 신경 쓰이는 존재다. 특히 좁은 도로에서 버스가 방향을 돌거나 학생들의 보행 동선과 겹치면 작은 위험도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용인 처인구 남사읍 처인초·중학교 앞을 지나며 회차하던 마을버스 24-3번도 그동안 이런 우려가 제기돼 왔다.

 

결국 버스가 길을 바꾼다.

 

용인특례시는 처인초·중학교 학생들의 통학 안전을 높이기 위해 9월부터 마을버스 24-3번의 종점 회차 경로를 학교 인근이 아닌 남사농협과 한숲스퀘어 방향으로 변경한다고 31일 밝혔다.

 

단순한 버스 노선 조정처럼 보이지만 출발점은 지난해 학부모와 주민들이 현장에서 꺼낸 한마디였다.

 

“학교 앞에서 버스가 돌아 위험합니다”

 

24-3번 버스는 남사읍 한숲스퀘어에서 완장리와 서리, 용인대학교를 거쳐 용인시청까지 오가는 노선이다. 남사읍 주민들의 출퇴근은 물론 학생들의 등하교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한숲스퀘어 종점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기존에는 시청에서 출발한 버스가 남사도서관에서 한숲로57번길 방향으로 진입한 뒤 처인초·중학교와 한숲어린이공원을 지나 한숲스퀘어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주변을 오가는 학생들의 보행 동선과 버스의 운행·회차 동선이 맞물리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지난해 9월 처인구 주민들과 진행한 ‘시민과의 대화’, 같은 해 10월 처인지역 초등학교 학부모 대표 간담회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됐다.

 

“버스가 학교 주변에서 회차해 아이들 통학이 불안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였다.

 

이상일 시장도 이후 처인초·중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 통학 환경을 살폈다.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어르신 안전지킴이 등의 조치를 우선 추진하는 한편, 버스 노선 변경 가능성도 검토하도록 했다.

 

주민 건의에서 실제 노선 변경까지

버스 노선을 바꾸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운행거리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기존 승객들의 이용에는 불편이 없는지, 정류장 수요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 운수회사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시는 검토와 협의를 거쳐 학교 앞을 통과하지 않고 반대편으로 돌아 한숲스퀘어에 진입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9월부터 24-3번 버스는 남사도서관에서 처인초·중학교 방향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한숲로58번길로 방향을 돌려 남사농협을 거쳐 한숲스퀘어로 운행한다.

 

버스 한 대의 동선을 학교 밖으로 옮김으로써 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통학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통 위험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노선 변경에 따라 정류장도 일부 조정된다. 기존 남사도서관 정류장과 한숲어린이공원 정류장은 24-3번 운행 구간에서 빠지고, 남사농협 정류장이 새로 포함된다.

 

‘현장의 한마디’가 바꾼 통학길

이번 노선 변경은 주민들이 제기한 생활 속 불편이 실제 행정 변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대규모 도로를 새로 만들거나 시설을 설치한 것은 아니지만, 매일 학교를 오가는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버스의 이동 경로 하나를 바꾸는 것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 대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일 시장은 “지난해 처인초·중학교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통학 안전 대책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즉시 시행할 수 있는 대책은 먼저 추진하고, 협의가 필요한 버스 노선 변경은 충분한 검토를 거쳐 이번에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불편을 해결하는 것이 생활공동체인 용인을 시민들과 함께 발전시키는 과정”이라며 “민선 9기에도 교육과 주택, 교통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학교 앞을 지나던 버스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은 지도 위에서는 작은 변화다. 그러나 매일 같은 길로 등교하는 학생들과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에게는 그 작은 변화가 통학길의 안전을 높이는 한 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