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용인’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고 주변에 물어보곤 한다. 이전에는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으로 대표되는 도시였다면, 이제는 명실상부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로 새롭게 브랜딩되고 있다. 그렇다면 반도체라는 개념을 통해 용인의 관광 시스템을 새롭게 재구성해 보면 어떨까. 지난 얼마간 반도체의 구조와 공정, 그리고 각 음절을 용인 관광의 특성과 연결해 ‘반도체 관광’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고민해 보았다.
먼저 반도체의 핵심 공정 및 구조를 관광의 구성 요소와 매칭해 보았다. 모든 회로가 그려지는 기초판인 웨이퍼는 관광이 이루어지는 공간적 바탕인 용인시를 상징한다.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고 정교한 형태만 남기는 식각은 핵심 자원을, 포토 공정은 시각적 매력을 기록하는 사진명소나 미디어 관광과 맞닿아 있다. 신호를 제어하는 트랜지스터는 관광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교통·이동 거점 역할이고, 칩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연결하는 패키징은 안심하고 머무를 수 있는 숙박·환대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완성품의 비율을 뜻하는 수율은 관광객의 여행 만족도로 연결된다.
반도체의 종류별 구동 특성 역시 관광의 유형과 연결 가능하다.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DRAM은 순간의 강렬한 즐거움에 집중하는 팝업 체험형 관광(Fads Tour)을, 전원이 꺼져도 기록이 남는 낸드플래시(NAND Flash)는 지역의 역사와 유산을 기억하는 기록형 관광(Archive Tour)을 대변한다. 중앙에서 연산과 제어를 총괄하는 CPU는 설계된 코스를 따라 여행하는 기획 관광(Guided Tour)이며, 방대한 시각 데이터를 처리하는 GPU는 미디어아트 등 시각 중심 관광(Instagrammable Tour)에 가깝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론하는 NPU는 여행자 개인의 취향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개인 맞춤형 관광(Personal Interests Tour)과 연결되며, 설계도대로 구현해 내는 파운드리는 현장에 적용되는 지자체의 관광 정책(Destination Management)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비유를 굳이 꺼내든 이유가 있다. 그간 용인시는 “관광객이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만 찍고 간다”, “용인을 찾는 방문객은 대부분 당일치기다”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며 숙박형·체류형 관광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냉정하게 두 대형 시설을 걷어내면 관내 개별 관광자원의 자체 매력도는 현저히 낮다. 부족한 숙박 인프라와 뚜렷한 킬러 콘텐츠 없이 무작정 ‘체류’만을 외치는 것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막연한 전국 단위의 관광지 브랜딩에 앞서, 수도권 인구를 겨냥한 ‘당일형 관광’과 110만 용인 시민이 누리는 ‘생활밀착형 여행’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경기도 1400만의 도민이나 용인의 110만 시민 중 단 10%만이라도 “용인에 참 쉴 곳이 많다”고 소셜미디어에 공유해도 용인시 관광의 위상은 달라질 것이다. 관내 자원의 냉정한 매력도 평가를 바탕으로 용인의 도시지역은 개별화된 관광객의 취향을 저격한 축제나 체험 등의 콘텐츠를, 농촌 지역은 생태관광·마을관광 등의 살아있는 콘텐츠로 전환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앞으로 용인 반도체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구체화해 보고자 한다. ‘반나절이면 충분한 도심 탈출 체크인 러스틱(Rustic)', ’반할 수밖에 없는 도시 여행 체감형 로컬 디깅(Digging)', ‘반전의 매력에 빠지는 도파밍 코스 체크인 용인' 등 감각적인 콘셉트 제안은 물론, 반도체의 구조와 공정을 렌즈 삼아 용인 관광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생각이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용인이 관광에서도 도시의 성장판을 여는 매력적인 모델을 완성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