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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는 정상인데 착상이 안 된다”…숨어있는 ‘만성자궁내막염’

첫 동결배아이식 앞둔 여성 160명 검사…18.1%에서 만성자궁내막염 확인
CD138 면역염색·조직검사·분자검사 이용…초음파만으로 발견 어려워
DNA 넘어 RNA 분석 주목…‘실제로 활동하는 미생물’ 구별 가능성 제시

 

용인신문 |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에게 “자궁내막은 깨끗하고 두께도 좋습니다”라는 초음파 결과는 안도감을 준다. 그러나 초음파에서 자궁내막강이 정상으로 보인다고 해서 착상 환경까지 반드시 정상이라는 의미는 아닐 수 있다.

 

2026년 유럽인간생식배아학회(ESHRE)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전향적 연구에서 첫 동결배아이식(FET)을 앞두고 질식초음파상 자궁내막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었던 여성들을 추가 검사한 결과, 18.1%에서 만성자궁내막염(chronic endometritis·CE)이 발견됐다. 5명 중 1명에 가까운 비율이다.

 

만성자궁내막염은 자궁내막에 염증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태다. 급성 자궁내막염과 달리 발열이나 심한 통증, 뚜렷한 분비물 같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난임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특히 반복착상실패나 반복유산과의 연관성이 꾸준히 연구돼 왔지만, 검사법과 진단기준이 완전히 통일되지 않았다는 점도 임상에서 중요한 문제다.

 

 

초음파 정상 160명 중 29명에서 확인

 

이번 연구는 2022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첫 동결배아이식을 앞둔 여성 1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대상자들은 질식초음파상 자궁내막강이 정상으로 평가됐지만 배아이식 1~4개월 전 자궁경과 자궁내막 조직검사를 추가로 받았다.

 

연구진은 일반 조직병리검사와 함께 형질세포를 확인하는 CD138 면역조직화학염색, 세균의 유전물질을 확인하는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등을 이용했다. 그 결과 160명 가운데 29명, 즉 18.1%가 한 가지 이상의 검사에서 만성자궁내막염으로 진단됐다.

 

분자검사에서는 마이코플라스마(Mycoplasma)와 유레아플라스마(Ureaplasma)가 각각 10건에서 확인됐고 대장균(E. coli)도 검출됐다. 일부에서는 두 균이 동시에 발견됐다. CD138 염색이나 일반 조직검사에서만 이상이 확인된 사례도 있었다.

 

이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초음파가 자궁의 구조를 보는 검사이지 자궁내막 안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염증이나 면역세포 변화까지 모두 보여주는 검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자궁근종이나 용종, 자궁내막 두께는 비교적 잘 확인할 수 있지만 만성자궁내막염의 핵심인 형질세포 침윤은 조직을 직접 확인해야 진단할 수 있다.

 

 

치료 후 임신율 차이는 사라졌다

 

흥미로운 점은 만성자궁내막염이 발견된 여성들이 항생제 치료를 받은 뒤 동결배아이식을 시행했을 때다.

 

치료를 받은 만성자궁내막염군의 임상적 임신율은 55.2%, 대조군은 62.6%였고 지속임신율은 각각 44.8%와 48.1%였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연구진은 만성자궁내막염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일부 환자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를 근거로 모든 시험관아기 시술 환자가 반드시 자궁내막 조직검사나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연구는 단일 기관에서 진행됐고 만성자궁내막염으로 확인된 환자도 29명으로 많지 않았다. 더욱이 모든 160명에게 동일한 세균 분자검사와 CD138 검사를 시행한 것이 아니라 자궁경에서 만성자궁내막염이 의심됐던 일부 환자에게 추가 검사를 시행했다. 연구진도 이러한 점을 주요 한계로 제시했다. 만성자궁내막염의 진단기준 역시 연구마다 달라 아직 국제적으로 완전히 표준화되지 않았다.

 

 

DNA가 검출됐다고 ‘살아있는 균’일까

 

최근에는 또 다른 질문이 등장하고 있다.

 

자궁내막에서 특정 세균의 DNA가 검출됐다고 해서 그 세균이 지금 실제로 살아서 증식하고 있다는 뜻일까.

 

기존 미생물검사는 주로 DNA를 분석한다. 문제는 DNA가 살아있는 세균뿐 아니라 이미 죽은 세균이나 세포 밖에 남아 있는 유전물질에서도 검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DNA 양성만으로 특정 미생물이 현재 자궁내막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DNA와 함께 RNA를 분석하는 ‘메타전사체(metatranscriptomic)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RNA는 미생물이 유전자를 발현하고 대사 활동을 하는 과정과 더 밀접해 어떤 균이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

 

2026년 ‘Human Reproduction Open’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DNA 기반 분석과 RNA 기반 분석 사이에서 자궁내막 미생물 구성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이 보고됐다.

 

유레아플라스마·가드네렐라·마이코플라스마, RNA에서 포착

 

올해 ESHRE에서 발표된 또 다른 연구는 만성자궁내막염 여성 68명의 자궁내막 조직을 이용해 DNA와 RNA를 동시에 분석했다.

 

초기 분석 결과 DNA와 RNA에서 검출되는 미생물의 일치도는 높지 않았다. 특히 유레아플라스마(Ureaplasma), 가드네렐라(Gardnerella), 마이코플라스마(Mycoplasma) 등 일부 미생물이 RNA 분석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확인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는 단순히 “균의 DNA가 존재한다”는 것과 “현재 활동 중인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구분하는 방향으로 자궁내막 미생물 연구가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연구는 아직 분석이 진행 중인 예비 연구다.

 

연구진 역시 미생물 분석뿐 아니라 자궁내막의 면역세포와 숙주 유전자 발현을 함께 분석하고 있으며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특정 세균이 만성자궁내막염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거나 RNA 검사를 하면 착상 실패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배아’만 보던 난임치료, 자궁내막 미세환경으로

 

이번 연구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좋은 배아를 이식했는데도 반복해서 착상에 실패한다면 배아의 염색체나 형태뿐 아니라 배아가 들어가야 할 자궁내막의 염증·면역환경·미생물 상태도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만성자궁내막염은 초음파상 자궁이 정상이고 특별한 증상이 없는 여성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 반대로 미생물 DNA가 검출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감염으로 판단해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앞으로의 과제는 ‘균이 있느냐 없느냐’를 넘어 어떤 미생물이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지, 그 미생물이 자궁내막의 면역반응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실제 착상과 생아출산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초음파에서 보이지 않는 자궁내막의 세계가 난임 치료의 또 하나의 중요한 연구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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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2026년 유럽인간생식배아학회(ESHRE)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되고 국제학술지 ‘Human Reproduction’ 2026년 7월호 보충판(Volume 41, Supplement 1)에 수록된 연구 ‘첫 선택적 동결배아이식 전 만성자궁내막염의 유병률·관련요인 및 생식결과에 관한 전향적 연구’(발표번호 L26/P-322, 논문번호 deag083.658, DOI: 10.1093/humrep/deag083.658)와 ‘만성자궁내막염의 인간·미생물 다중오믹스 지도’(발표번호 L26/P-343, 논문번호 deag083.679, DOI: 10.1093/humrep/deag083.679)를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DNA와 RNA 기반 자궁내막 미생물 분석의 차이는 ‘Human Reproduction Open’ 2026년 제1호에 발표된 ‘여성 생식기 미생물의 16S rRNA 유전자 시퀀싱과 메타전사체 분석’(논문번호 hoag001, DOI: 10.1093/hropen/hoag001)을 함께 참고했습니다.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