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우리 몸의 장에 유익균과 유해균이 공존하듯 여성의 생식기관에도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한다. 최근 난임 연구에서는 이 가운데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가 배아 착상과 임신 유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새로운 연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락토바실러스가 포함된 프로바이오틱스를 사용한 난임 여성의 임상임신율이 사용하지 않은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대 연구진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발표된 무작위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RCT) 7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은 보조생식술(ART)을 받은 난임 여성 796명으로, 프로바이오틱스 투여군 399명과 대조군 397명이 포함됐다. 7개 연구 가운데 6개는 질내 투여 방식이었고 1개는 경구 투여 방식이었다.
분석 결과 프로바이오틱스 투여군의 임상임신율은 41.98%, 대조군은 28.25%였다. 상대위험도(RR)는 1.49로 프로바이오틱스 사용군에서 임상임신 가능성이 약 49% 높게 나타났다. 절대적인 차이로 계산하면 치료 여성 100명당 약 12명의 추가 임상임신과 연관된 결과다.
눈에 띄는 것은 사용 기간이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14일 넘게 사용한 연구에서는 임상임신 상대위험도가 1.99로 나타난 반면, 14일 이하 사용한 연구에서는 1.16으로 통계적으로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생식기 미생물 환경을 변화시키려면 일정 기간 이상의 투여가 필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왜 락토바실러스가 주목받을까
락토바실러스는 젖산을 만들어 질 내부를 산성 환경으로 유지하고 일부 병원성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질뿐 아니라 자궁내막의 미생물 환경과 배아 착상의 관계를 살펴보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2026년 발표된 별도의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생식기 미생물이 락토바실러스 우세형, 특히 락토바실러스 크리스파투스(Lactobacillus crispatus)가 많은 경우 착상률과 임상임신율, 생아출산율이 높은 경향이 여러 연구에서 관찰됐다고 보고했다. 반대로 비(非)락토바실러스 균이나 병원성 미생물이 우세한 환경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임신 결과와 연관되는 경우가 있었다. 다만 연구마다 검사 부위와 분석 방법이 달라 결과는 아직 일관되지 않는다.
흥미로운 것은 ‘유산’이다.
올해 9월 국제학술지 ‘산부인과학(Obstetrics & Gynecology)’에 게재된 또 다른 메타분석에서는 난임 여성 2339명이 포함된 16개 연구를 분석했다. 경구 프로바이오틱스는 임상임신율 증가(RR 1.71)와 생아출산율 증가(RR 1.24)와 연관됐고, 질 프로바이오틱스 사용군에서는 유산 위험이 대조군보다 낮게 나타났다(RR 0.57).
그러나 연구진은 이 결과에 대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체 근거의 질이 낮음에서 매우 낮음(low to very low)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균주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경구인지 질 투여인지, 치료 대상자가 어떤 난임 원인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연구마다 달랐다.
“유산균 먹으면 착상된다”는 결론은 아직 이르다
특히 796명을 분석한 첫 번째 메타분석에서 가장 확실하게 확인된 결과는 ‘임상임신율’이다.
유산은 3개 연구만 보고됐으며 통합 상대위험도는 0.78이었지만 신뢰구간이 매우 넓어 뚜렷한 감소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지속임신 역시 두 연구에서만 보고돼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생아출산 자료도 충분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연구를 ‘락토바실러스를 투여하면 임신이 된다’거나 ‘유산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또 우리가 흔히 먹는 장 건강용 유산균 제품과 난임 연구에서 사용된 프로바이오틱스를 동일하게 볼 수도 없다. 이번 7개 무작위시험 가운데 6개가 질내 투여 방식이었으며 균주와 용량, 사용 기간에도 차이가 있었다. 시중의 경구 유산균을 복용한다고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근거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그동안 관찰연구 중심이었던 ‘생식기 마이크로바이옴(reproductive tract microbiome)’ 연구가 실제 치료 개입을 시험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이식 전 생식기 미생물 검사를 통해 락토바실러스가 부족한 환자를 선별한 뒤 특정 균주를 일정 기간 투여하는 방식이 실제 생아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정상염색체 배아 이식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 반복착상실패 환자에게 특별히 도움이 되는지도 검증 대상이다.
난임부부들은 궁금해한다. 배아만 좋은 것으로 고르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배아가 도착하는 자궁의 ‘미생물 환경’까지 살펴봐야 하는 시대가 오는 것일까.
가능성은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답을 내리려면 임신반응 양성이나 임상임신을 넘어 생아출산까지 추적하는 대규모 무작위시험이 더 필요하다.
----------------------------
※ 이 기사는 2026년 ‘유럽 산부인과·생식생물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Obstetrics & Gynecology and Reproductive Biology)’에 게재된 락토바실러스 프로바이오틱스와 임상임신 관련 메타분석을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난임 여성 796명이 포함됐으며 DOI는 10.1016/j.ejogrb.2026.115228, PMID는 42251807입니다. 같은 연구는 2026년 유럽인간생식배아학회(ESHRE)에서도 발표됐습니다.
유산 및 생아출산 관련 내용은 2026년 ‘산부인과학(Obstetrics & Gynecology)’에 게재된 2339명 규모 메타분석을 참고했습니다. DOI는 10.1097/AOG.0000000000006356, PMID는 42314171입니다.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