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치매가 더 이상 일부 고령층의 질병으로만 머물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 지금은 부모 세대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앞으로 10~20년이면 현재의 50·60대가 치매 위험 연령층의 중심으로 이동한다. 환자 수가 늘어나는 속도 못지않게 치료와 돌봄에 들어가는 돈도 빠르게 불어나면서 치매가 한국 사회의 가장 무거운 고령화 비용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구조부터 달라졌다.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 등을 기준으로 보면 2025년 국내 60~64세 인구는 약 416만명, 65세 이상 인구는 약 1059만명이다. 합치면 60세 이상 인구가 약 1474만명에 이른다. 국민 10명 가운데 거의 3명이 60세 이상인 셈이다. 특히 65세 이상 인구는 2025년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이미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고령인구가 커질수록 치매 환자의 절대 숫자도 함께 늘어난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치매 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2020년 9.17%에서 2025년 9.09%로 소폭 낮아졌지만 이후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40년부터 ‘노인 10명 중 1명’
204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10명 가운데 1명꼴로 치매를 앓을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65세 이상 인구 1891만명 가운데 약 223만명이 치매 환자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유병률은 11.81%다. 단순 계산하면 노인 8~9명 가운데 한 명이 치매 환자가 되는 셈이다.
치매 환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병원에 가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진료와 약제, 검사, 요양, 장기 돌봄이 오랜 기간 이어지는 질환 특성상 가족과 건강보험 재정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치매에 들어가는 의료비는 이미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40세 이상 치매 환자의 진료비는 2012년 1조1557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불과 4년 뒤인 2016년에는 2조890억원으로 2조원대를 돌파했고 2020년에는 3조415억원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2023년 치매 진료비는 3조3372억원에 달했다. 2013년과 비교하면 10년 동안 141.4%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인구가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령화와 치매 환자 증가가 의료비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2030년 진료비 최대 4조4000억원
앞으로가 더 문제다. 건강보험연구원이 치매 발생 위험과 사망 위험 등을 반영해 장래 진료비를 추계한 결과 2030년 치매 총진료비는 시나리오에 따라 최소 약 3조7000억원, 많게는 4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보다 수천억원에서 1조원 이상이 추가로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치매 비용은 건강보험 통계에 잡히는 진료비가 전부도 아니다. 가족이 환자를 돌보기 위해 일을 줄이거나 그만두는 데 따른 소득 감소, 요양시설과 간병비, 교통비와 생활비까지 합치면 실제 가계가 부담하는 비용은 더 커진다. 특히 고령의 부모와 성인 자녀가 함께 늙어가는 시대에는 70~80대 환자를 50~60대 자녀가 돌보는 기간도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60세 이상 인구가 1500만명
한국의 고령화 속도도 이 부담을 키운다.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이미 20.3%에 이르렀고 2036년에는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이면 국민 10명 가운데 4명이 65세 이상이라는 뜻이다.
결국 앞으로의 치매 정책은 환자가 생긴 뒤 병원과 요양시설에서 관리하는 방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고혈압·당뇨·비만 관리와 운동, 사회활동, 인지건강 관리 등 예방 정책을 앞당기는 동시에 초기 진단과 지역사회 돌봄, 가족 간병 부담을 줄이는 지원체계를 함께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치매 환자 223만명이라는 숫자는 아직 2050년의 전망이다. 하지만 그 숫자를 만들어낼 50·60대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60세 이상 인구가 1500만명에 육박한 지금부터 대응하지 않는다면 치매는 개인의 기억을 앗아가는 질병을 넘어 가족의 시간과 국가의 의료비까지 동시에 삼키는 초고령사회의 가장 비싼 질환이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