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중국에서 120만명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20대 ‘먹방’ 인플루언서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극단적인 폭식 콘텐츠의 위험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그는 사망 사흘 전 마지막 영상에서 반복적인 폭식과 구토 등으로 혈중 칼륨 수치가 크게 떨어져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극단적인 먹방이 몸에 어떤 부담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유명 먹방 진행자가 사망한 일이 알려지면서 ‘얼마나 먹는 것이 위험한가’, ‘먹고 토하는 행동은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위도 버티지 못한다
짧은 시간에 지나치게 많은 음식을 먹으면 가장 먼저 부담을 받는 곳은 위다. 위는 음식이 들어오면 늘어나지만 무한정 팽창할 수 있는 장기는 아니다.
한 번에 과도한 양의 음식을 밀어 넣으면 위가 급격히 늘어나는 ‘급성 위확장’이 생길 수 있다. 심한 복통과 구토가 나타날 수 있고, 아주 드물지만 위벽으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 조직이 손상되거나 위가 찢어지는 천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라면 여러 봉지, 햄버거 수십 개, 고기 수㎏처럼 정상적인 한 끼 식사량을 훨씬 넘어선 먹방을 반복하면 위장에 가해지는 부담도 그만큼 커진다.
과식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습관처럼 반복되면 체중 증가와 비만, 지방간, 고혈압, 당뇨병 등 대사질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먹고 토하기 반복하면 ‘칼륨’이 무너진다
먹방에서 더 위험한 행동은 많이 먹은 뒤 일부러 토하고 다시 먹는 것이다.
구토가 반복되면 음식만 빠져나오는 것이 아니다. 체내 수분과 함께 칼륨과 나트륨 같은 전해질도 손실된다.
특히 칼륨은 심장과 근육, 신경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꼭 필요한 전해질이다. 혈중 칼륨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근육 약화와 심한 피로,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 전기 신호가 흔들리면서 부정맥 위험도 커진다.
구토가 반복되면 탈수와 신장 기능 이상은 물론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식도에 염증이 생기거나 치아가 손상될 수도 있다.
‘많이 먹어도 토하면 괜찮다’는 생각은 그래서 매우 위험하다. 체중을 조절하는 방법이 아니라 몸의 전해질 균형과 장기를 동시에 손상시킬 수 있는 행동이다.
문제는 ‘보는 사람’…청소년이 따라할 수 있다
먹방의 위험은 방송을 하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은 ‘라면 몇 봉지 먹기’, ‘매운 음식 버티기’, ‘10분 동안 최대한 먹기’ 같은 영상을 하나의 놀이 또는 도전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먹방과 쿡방을 자주 보는 청소년일수록 야식과 패스트푸드, 단 음료 등을 더 자주 섭취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일부 연구에서는 잘못된 체중조절 행동과의 연관성도 보고됐다.
물론 먹방을 본다고 해서 곧바로 비만이나 섭식장애가 생긴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성장기에 반복적으로 극단적인 식사 장면을 접하면 정상적인 식사량에 대한 감각이 흐려질 가능성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배가 불러도 계속 먹는 행동이 ‘대단한 능력’으로 보이고, 많이 먹을수록 조회수와 인기를 얻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다 보면 ‘배부르면 그만 먹는다’는 몸의 신호보다 ‘더 먹어야 한다’는 잘못된 기준을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먹방이 문제는 아니다
음식을 소개하거나 맛있게 한 끼를 먹는 영상까지 위험하다고 볼 필요는 없다.
문제는 정상적인 식사량을 훨씬 뛰어넘는 폭식 경쟁과 속도 먹기, 초고열량 음식 몰아먹기, 먹은 뒤 구토하고 다시 먹는 등 몸의 한계를 시험하는 콘텐츠다.
특히 청소년에게는 “저 사람처럼 먹으면 안 된다”는 단순한 금지보다 화면 속 음식량이 정상적인 한 끼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이 보내는 ‘배부르다’는 신호는 이겨내야 할 장애물이 아니다. 더 먹지 말라는 몸의 경고다. 먹는 것을 즐기는 것과 몸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시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