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8 (목)

  • 맑음동두천 18.0℃
  • 맑음강릉 18.8℃
  • 맑음서울 20.3℃
  • 맑음대전 18.7℃
  • 맑음대구 20.3℃
  • 맑음울산 18.2℃
  • 맑음광주 20.3℃
  • 맑음부산 20.7℃
  • 맑음고창 16.5℃
  • 맑음제주 20.8℃
  • 맑음강화 16.8℃
  • 맑음보은 14.2℃
  • 맑음금산 16.7℃
  • 맑음강진군 17.6℃
  • 맑음경주시 18.4℃
  • 맑음거제 17.4℃
기상청 제공

생활/문화

“서른 해가 지나도 다시 부르는 김광석”…용인 무대에 오른 ‘그날들’

‘서른 즈음에’·‘사랑했지만’·‘이등병의 편지’…세대 달라도 함께 부르는 노래
김광석 명곡으로 만든 대표 주크박스 뮤지컬…11~12일 용인포은아트홀
엄기준·류수영·최진혁·윤시윤 등 무대…165분간 ‘그 시절의 기억’ 소환

 

용인신문 | 가수는 세상을 떠났지만 노래는 늙지 않았다. ‘서른 즈음에’를 듣고 청춘의 끝자락을 떠올렸던 사람은 어느덧 50~60대가 됐고,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세대가 지금은 그의 노래를 찾아 듣는다.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그날들’도 마찬가지다. 유행가의 수명이 짧아진 시대에 김광석의 노래는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자주 불린다.

 

그 노래들이 이번에는 용인 무대에서 다시 살아난다.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 대표적인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이 오는 11~12일 용인포은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용인문화재단 공연 일정에도 11일과 12일 이틀간 ‘그날들’ 공연이 예정돼 있다.

 

김광석의 노래는 왜 늙지 않을까

김광석의 노래가 오랜 시간 살아남는 이유는 어쩌면 특별한 기교보다 ‘평범한 사람의 시간’을 노래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군대에 가는 청년의 막막함을 담은 ‘이등병의 편지’, 사랑을 놓아보내야 하는 사람의 마음을 담은 ‘사랑했지만’, 어느 순간 젊음이 멀어지고 있음을 깨닫는 ‘서른 즈음에’까지 그의 노래에는 거창한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었던 이별과 후회, 기다림과 그리움이 있다. 그래서 20대가 듣는 ‘서른 즈음에’와 50대가 다시 듣는 ‘서른 즈음에’는 같은 노래이면서도 전혀 다른 노래가 된다. 사람의 나이가 달라질 때마다 가사의 의미도 함께 달라지는 셈이다.

 

뮤지컬 ‘그날들’은 바로 그 힘을 극 속으로 끌어들였다. 김광석의 노래를 단순히 이어 부르는 콘서트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에 노래를 배치해 인물의 사랑과 우정, 선택과 후회를 따라가게 한다. 관객에게 익숙했던 노래가 극의 한 장면과 만나는 순간, 오래된 가사는 새로운 이야기가 된다.

 

‘노래를 들으러 갔다가 내 기억을 만나는’ 뮤지컬

‘그날들’의 재미는 줄거리만 따라가는 데 있지 않다. 어느 순간 흘러나오는 익숙한 전주 몇 마디가 관객 자신의 기억을 건드린다는 데 있다.

 

누군가에게 ‘이등병의 편지’는 입대하던 날의 기억이고, 누군가에게 ‘사랑했지만’은 끝내 붙잡지 못했던 사람이다. 또 누군가에게 ‘서른 즈음에’는 이미 지나가 버린 젊은 날이다. 같은 객석에 앉아 같은 노래를 듣지만 관객마다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장면은 다르다.

 

이 때문에 ‘그날들’은 김광석을 직접 기억하는 세대만의 공연으로 머물지 않는다. 부모 세대가 듣던 노래를 자녀 세대가 뮤지컬에서 처음 만나고, 젊은 시절 김광석의 노래를 들었던 관객은 수십 년이 지난 뒤 전혀 다른 마음으로 같은 노래와 다시 만난다.

 

결국 ‘그날들’이 보여주는 것은 한 가수의 명곡이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이기도 하다. 음원 순위와 유행은 계속 바뀌지만 사람에게 이별이 있고 그리움이 있고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는 순간이 있는 한, 그 감정을 정확하게 건드리는 노래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흘렀어도 그의 노래가 여전히 공연장을 채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11~12일 용인포은아트홀서 세 차례 공연

용인 공연은 11일 오후 7시30분, 12일 오후 2시와 오후 7시 등 모두 세 차례 열린다. 공연시간은 인터미션 20분을 포함해 165분이며 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티켓 가격은 R석 16만원, S석 14만원, A석 11만원, B석 8만원이다.

 

출연진도 눈길을 끈다. 정학 역에는 엄기준·류수영·최진혁, 무영 역에는 박규원·유선호·윤시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주말 포은아트홀에서 관객이 만나는 것은 어쩌면 한 편의 뮤지컬만은 아닐지 모른다. 무대 위 배우들이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동안 객석에서는 저마다의 ‘그날들’이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