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면사무소에서 첫 공직생활
용인군청 발령… 평생 산림 인생
1990·1991년 잇단 대형 수해 당시
산사태 방지 탁월한 나무 밝혀내
용인신문 |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철학, 그리고 평생을 산림과 함께 호흡해 온 뚝심. 이대영 용인시산림조합장의 삶은 용인의 급격한 발전사와 궤를 같이한다. 공직 시절 용인의 산림 행정 기틀을 다진 주역에서 조합장 취임 후 용인시산림조합을 전국 최고 반열에 올린 리더로 거듭나기까지 그의 인생은 오롯이 ‘산림’이라는 외길을 향해 있었다.
■ “사람이 인생의 가장 큰 자산”
이대영 조합장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참으로 운이 좋았고, 인덕이 많았다”고 고백한다. 크고 작은 일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회고다. 그가 지닌 고유의 ‘사람 철학’은 공직 초임 시절 한 사업가와의 식사 자리에서 시작됐다. 아무런 연고도, 이권 관계도 없는 상황에서 몇 번이고 밥을 사주겠다는 사업가에게 사유를 묻자, “지금은 연관이 없을지라도 내 사업에 꼭 한 번쯤 써먹을 가치를 느꼈기에 투자하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경험은 그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당장 직간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지인이나 원수 같은 사람일지라도 만나고 대화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모르는 사람보다 훨씬 낫다는 철학이 확립된 계기였다. 만남과 대화, 공유하는 다양한 시간 속에서 사람은 배우고 스스로 자각하며 더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신념이었다.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시작된 그의 첫 공직 생활은 옛 내사면인 양지면사무소였다. 용인군청의 모든 행정이 농정 중심으로 추진되던 때, 그는 면사무소 산업계에서 벼 수매 업무를 맡았다. 수매 실적이 면장의 인사고과를 좌우하던 시절, 말단 직원이었던 그는 면장님이 내어준 ‘면 1호 오토바이’를 타고 새벽 5시에 출근해 밤 12시에 퇴근하는 고된 일과를 군말 없이 소화했다. 용인에서도 깊은 산골이었던 처인구 운학동에서 태어났다. 태어나고 자랐던 고향에 대한 애정과 일에 대한 책임감이 그를 이끄는 원동력이었다.
■ 용인 산림 행정의 역사를 쓰다
양지면에서 용인군청 산림과로 자리를 옮긴 이후 그의 공직 인생은 오롯이 ‘산림’ 한 길로 모아졌다. 대학 시절 임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고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산림청 주관 교육에 자청해서 참여하는 등 실무 역량을 다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용인은 대기업 연수원, 연구시설, 16개에 달하는 골프장 입지 등이 몰리며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직면했다. 개발허가권 완화로 인허가 신청이 봇물 터지듯 쇄도했고 주무 부서인 산림과에는 전국 감사원의 감사가 이어졌다. 한 해에 감사를 받은 날만 무려 101일에 달할 정도였으나 공명정대한 업무 처리와 현장 중심 행정으로 견뎌냈다.
1990년과 1991년 연속으로 찾아온 대형 수해 현장에서는 1개월간 산림청 연구원들과 답사하며 직근성 활엽수(밤나무, 상수리나무)가 산사태 방지에 탁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묘지 봉분이 쓸려가지 않도록 했던 선조들의 석회 ‘방아 다점’ 지혜를 확인하며 현장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다졌다.
도시화에 따른 난개발 파도 속에서는 시장과 함께 산림청을 방문하고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참석해 법제 시정을 위해 뛰어다녔다. 처인구 중앙공원, 기흥 만골공원, 수지 상현공원 등 용인의 주요 근린공원을 주관해 조성했고 방치되어 있던 초부리 소재 이슬람대학 부지를 매입해 국유림과 맞교환하는 세밀한 행정으로 현재 용인자연휴양림의 단단한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 조합 경영 혁신·SJ산림문화복합센터 구축
공직을 마친 후에도 산림에 대한 미련은 깊게 남아 있었다. 평생 축적한 경험을 임업인에게 돌려주고자 2015년 용인시산림조합장에 도전해 취임한 그는 현재 3선 조합장으로서 눈부신 성과를 일궈내고 있다.
취임 당시 약 2030명이던 조합원 수는 2500여 명으로 늘었고, 출자금은 13억 원에서 56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취임 당시 783억 원 수준이던 상호금융 자산 역시 2025년 말 기준 3100억 원을 돌파하며 약 4배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해 안정적인 자립 경영 기반을 완성했다.
경영 혜안이 가장 돋보인 대목은 마평동 거점 확보였다. 연간 500만 원 수준의 위탁 수수료만 받던 나무전시판매장을 직영으로 전환하기 위해 마평동 일대 부지를 최저가로 매입했다. 이후 시설을 확충해 연 매출 8억 원 규모, 전국 10대 나무전시판매장이자 경기 남부 최대 규모로 키워냈다.
나아가 인접한 부지까지 추가로 매입해 총 6123㎡ 부지에 ‘SJ산림문화복합센터’를 건립했다. 이곳은 산림·금융·교육·임산물 판매가 어우러진 용인시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지역 산림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 소통 리더십… 속속 알찬 결실
이대영 조합장은 ‘푸른숲 힐링 페스티벌’을 창설하고 매년 지역별 간담회를 개최하며 조합원·시민과의 소통에 힘썼다. 센터 내 교육장에서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강단에 서서 산림 지식을 전수했다. 이에 힘입어 상호금융발전부문 대상, 산림경영지도사업 우수상 등 전국 단위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2024년에는 산림·임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 최고 수준 포상인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서울·인천·경기 산림조합장 대표회장에 이어 전국 142개 산림조합의 조합장협의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최근 용인시산림조합은 용인의 미래 핵심 사업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부지 벌목사업(약 30억 원 규모)을 수주해서 선제적 산림 정비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용인시산림조합의 전문성과 역량을 대외적으로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다.
“평생을 산림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조합원과 임업인의 소득 증대는 물론 시민들에게 산림의 가치를 전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용인시산림조합을 만드는 데 모든 열정을 바치겠습니다.”
스스로를 ‘아마추어 전문 산림꾼’이라 낮춰 부르지만, 진정성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용인의 푸른 미래를 일궈온 이대영 조합장. 그의 발자취는 용인 산림 발전사의 가장 깊고 선명한 나이테로 흐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