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용인에 사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문화·여가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까. 용인특례시의 청소년시설을 생활권별로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청소년이 많이 사는 신도시를 중심으로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일부 지역은 집에서 가까운 청소년 전용공간을 찾기 어려운 구조가 여전히 남아 있다.
용인시 통계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용인시 내국인 인구는 109만1437명이다. 이 가운데 초·중·고교 연령에 해당하는 6~17세 학령인구는 12만8087명으로 전체의 11.7%가량을 차지한다.
문제는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시설이 지역별로 고르게 배치돼 있느냐다.
청소년문화의집 7곳…처인 1곳, 기흥 4곳, 수지 2곳
용인시청소년미래재단이 현재 운영·안내하고 있는 청소년문화의집은 모두 7곳이다. 처인구에는 유림청소년문화의집 1곳, 기흥구에는 신갈·흥덕·보정·동백청소년문화의집 등 4곳, 수지구에는 수지·동천청소년문화의집 2곳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처인구에는 용인시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꿈드림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기흥·수지에도 상담·교육 관련 시설이 분산돼 있다.
문화의집만 놓고 보면 시설 분포는 처인구 1, 기흥구 4, 수지구 2의 비율이다. 최근 동백청소년문화의집이 지난 4월 문을 열면서 기흥구의 청소년 공간은 더 늘었다. 동백청소년문화의집에는 동아리실과 음악활동실, 댄스연습실, 요리활동실, 강의실 등이 마련돼 청소년들이 별도의 대관시설을 찾아가지 않고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용인 안에서도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의 선택지가 적지 않게 차이 나는 셈이다.
‘구별 시설 수’보다 더 중요한 건 집에서 얼마나 먼가
단순히 구별 시설 수만 비교해서는 실제 격차를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처인구는 면적이 넓고 읍·면지역이 많아 같은 구 안에서도 시설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지구와 기흥구는 아파트 밀집지역이 많고 대중교통망이 상대적으로 촘촘해 시설 하나가 커버하는 생활권이 더 작을 수 있다.
실제 2026년 8월 말 기준 전체 인구는 처인구 30만835명, 기흥구 43만9753명, 수지구 37만1713명이다. 인구 규모만 보면 기흥구가 가장 크지만 청소년문화의집도 4곳으로 가장 많다. 반면 처인구는 전체 인구가 30만명을 넘어섰음에도 문화의집은 유림 한 곳뿐이다.
특히 처인구는 포곡·모현·이동·남사·양지 등 넓은 지역에 인구가 분산돼 있다. 청소년시설 정책을 ‘구마다 몇 곳 있느냐’로 평가하기보다 거주지에서 시설까지 이동하는 데 몇 분이 걸리는지, 버스를 몇 번 갈아타야 하는지까지 따져야 하는 이유다.
프로그램 격차도 따져봐야…‘건물 한 곳’이 서비스 한 곳은 아니다
시설 숫자뿐 아니라 실제 운영되는 프로그램도 중요하다. 각 청소년문화의집에서는 문화강좌와 진로체험, 동아리, 청소년운영위원회, 스포츠, 환경교육 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최근에도 신갈에서는 4분기 문화강좌 모집이 진행되고 있고, 동백에서는 독서와 진로·과학 프로그램, 동천에서는 문화·정서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있다.
같은 ‘청소년문화의집’이라도 건물 규모와 공간 구성, 연간 프로그램 수, 모집 정원에 따라 실제 이용 기회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시설 1곳당 청소년 수뿐 아니라 연간 프로그램 수와 참여인원, 이용률까지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
용인시는 2026년 8월 현재 6~17세 학령인구만 12만8000명을 넘는 도시다. 청소년 정책 역시 도시 규모에 맞게 ‘시설이 몇 곳인가’에서 ‘어느 동네 청소년이 얼마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가’로 평가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
청소년시설의 격차는 결국 건물의 숫자보다 거리의 문제다. 같은 용인에 살아도 누구는 걸어서 문화의집을 찾고, 누구는 버스를 타고 다른 생활권까지 이동해야 한다면 청소년 정책의 체감도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향후 청소년시설 확충 과정에서는 단순한 구별 균형보다 읍·면·동별 청소년 인구와 대중교통 접근시간, 프로그램 이용률을 함께 분석해 시설 입지를 정하는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