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기후변화로 폭우와 폭설, 폭염 같은 재난이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가운데 용인시가 ‘사고가 난 뒤 수습하는 재난행정’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활용해 위험을 미리 찾아 대응하는 선제적 방재 모델을 세계 무대에 내놨다.
학교 주변의 눈길 위험구간을 미리 표시한 맞춤형 제설지도부터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제설 관제, 재난 발생 이후 데이터를 다시 분석해 다음 대응에 반영하는 환류체계까지 용인이 구축한 재난안전 시스템이 국제 포럼에서 소개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시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6 인천 국제재난복원력 지도자 포럼’에 참가해 시가 추진하고 있는 데이터 기반 재난관리 정책과 현장 실행 모델을 발표했다. 이번 포럼에는 30여개국에서 재난안전 분야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 눈 오면 ‘어디가 위험한지’ 먼저 본다
시가 국제무대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선제 대응’이다. 재난이 발생한 뒤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위험지역을 사전에 찾아내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응 순서를 정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국 최초로 제작한 ‘학교 맞춤형 제설지도’다. 학교 주변 통학로와 경사로, 결빙 우려구간 등 학생들의 보행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점을 미리 파악해 제설작업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는 데 그치지 않고 보행자의 이동 동선과 위험도를 중심으로 제설 우선순위를 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제설 관제시스템’을 일원화해 제설 장비와 현장 상황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실제 재난 대응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다음 재난 대응에 반영하는 사후 환류체계도 구축했다.
△ 데이터로 재난 대응
시가 제시한 재난관리 방식의 또 다른 특징은 경험이나 현장 판단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로 과거와 다른 형태의 집중호우와 폭설, 이상기온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과거 경험만으로는 재난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대규모 방재안전 예산을 투입하는 동시에 각종 재난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위험지역과 취약요인을 사전에 찾아내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재난 발생 이후에도 대응 결과를 다시 분석해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하는 구조를 만들면서 ‘예방-대응-분석-개선’으로 이어지는 재난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관 간 협업 방식도 바꿨다. 용인시는 전국 최초로 기관장이 참여하는 협업체계인 ‘안전문화살롱’을 운영하며 재난안전 문제를 특정 부서만의 업무가 아닌 지역사회 전체의 과제로 끌어올리고 있다.
재난 대응 과정에서 행정기관과 관계기관의 협업 속도가 시민 안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 용인의 방재기술, 세계 도시와 연결
이번 포럼에서는 용인시가 국제연합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이 추진하는 ‘기후변화와 재난에 강한 도시 만들기 2030(MCR2030)’ 캠페인의 중심 도시로서 앞으로 스마트 방재기술과 정책을 해외 도시들과 공유하고 연대하겠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단순히 용인의 우수사례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후재난에 대응하는 도시 간 협력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포럼 참석자들도 학교 맞춤형 제설지도와 스마트 제설 관제시스템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재난 대응 기술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세계 각국의 도시들은 폭우와 산불, 폭염, 폭설 등 과거보다 강하고 빈번해진 기후재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도로와 지하공간, 공동주택, 산업시설 등이 밀집하면서 한 번의 재난이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결국 얼마나 빨리 복구하느냐 못지않게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얼마나 위험을 줄이느냐’가 도시 경쟁력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대한민국 대표 안전도시 용인의 데이터 기반 방재 시스템과 재난대응 협력체계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자리였다”며 “해외 우수사례도 적극 참고하고 현장에서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시민 생활과 밀착된 재난안전 정책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국제재난복원력 지도자 포럼’은 인천광역시와 UNDRR이 공동 주최하고 행정안전부가 후원하는 국제행사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해 세계 도시의 재난 대응 능력을 높이고 재난위험 경감을 위한 국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