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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구멍뚫린 보건행정…파업 병·의원 현황 '깜깜이'

의사들, 정부 원격의료 등 추진 반발 …2차 파업 예고 의료대란 초읽기

   
▲ 지난 10일 파업동참으로 인해 굳게 닫혀진 마북동의 한 의원
정부가 추진 중인 원격의료 및 의료법인의 영리 자회사 설립 허용 정책에 대해 의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전국의 전문의와 의원들이 파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를 관리감독하는 각 보건소는 파업 당일 오후까지도 파업에 참가한 병원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해 오는 24일 예고된 2차 전면파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칫 의료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지역 보건행정당국은 의사협회를 비롯한 일선 전문의와 의원들의 비협조로 현황파악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어 보건행정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지적이다.

용인시 처인구와 기흥구, 수지구 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파업에 참여한 의원급 치료기관은 처인구가 82곳 중 19개의원(23%), 기흥구가 171곳 중 101곳(59%), 수지구는 157곳 중 56곳(36%)이 파업에 동참했다.

하지만 병·의원급을 관리·감독하는 각 구의 보건소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도 파업에 참여한 의원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각 구의 보건소는 파업예정일이 10일 이전 각 의원에 정상진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는 한편 파업 전 전화를 통해 파업에 대한 의사를 묻는 등의 현황파악에 들어갔다.
이어 각 보건소의 진료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정상진료를 진행하는 의원을 안내했다.

   
▲ 지난 10일 파업동참으로 인해 굳게 닫혀진 마북동의 한 의원
그러나 의료진료 파업에 대해 그동안 보건소가 의료기관과의 유대관계가 부족하고 탁상행정으로 문제를 파악하려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 보건소는 파업예고사실을 알고도 각 의원을 직접 찾기 보다는 전화상으로 확인했으며, 파업 당일이 돼서야 직원들이 현장을 확인했다.

하지만 보건소 측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지역내 의원들의 협조부족과 불통에 대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날 파업에 참여한 의원들은 파업참여 의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세우지 않았을뿐더러 용인시의사회 역시 파업참여 여부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설명.

결국 이같은 관리상의 문제와 소통의 부재로 인해 애꿎은 시민들만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초래됐다.

공직사회와 의료업계는 보건행정이 지역 내 의료 현장상황 변화 등에 대한 대응 및 관리능력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노인 및 취약계층 등 복지에 중심을 두다보니 일상적인 지역 내 의료시설 관리업무 등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

이와 함께 보건행정 인력이 보건직 공직자 보다 행정직 공직자들로 다수 채워져 있는 점도 관리업무 공백의 한 이유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보건소 관계자는 "진료에 차질이 없게 해달라고 공문을 보내고 전화상으로 파업의사를 일일이 전화로 조사했지만, 각 의원들이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놓거나 전화조차 받지 않아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정상진료 독려와 보건소 업무연장 등의 대책을 통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영리병원 및 원격진료 철회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며 정부와 협의하고 있지만,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대형병원과 응급실 필수인원까지 참여하는 2차파업을 진행할 것임을 밝혀 문제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