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자궁 안은 원래 하나의 빈 공간이다. 그런데 이 공간의 앞벽과 뒷벽이 서로 달라붙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처음에는 가느다란 띠처럼 일부만 붙어 있을 수 있지만 심해지면 자궁 안쪽 여러 곳이 붙으면서 정상적인 자궁강 자체가 좁아지거나 거의 사라질 수도 있다. 이것이 자궁내유착이다. 유착의 정도도 천차만별이다. 얇은 막처럼 살짝 붙어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두껍고 단단한 흉터 조직이 자궁강을 가로막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자궁 양쪽 난관 입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궁 안의 정상적인 구조가 흐트러지기도 한다. ‘자궁유착’이라도 치료의 난이도는 전혀 다르다. 가벼운 유착은 자궁경 검사 과정에서 비교적 쉽게 분리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증 유착은 단순히 붙은 곳을 떼어내는 수술이 아니다. 정상적인 자궁강이 어디였는지를 찾아가면서 남아 있는 자궁내막은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 너무 깊게 박리하면 자궁 근육층을 손상시키거나 자궁천공이 생길 수 있고, 너무 소극적으로 떼어내면 자궁강이 충분히 복원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어렵게 떼어놓은 자궁이 다시 붙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중증 자궁유착 치료에서는 ‘유착이 있으니 박리한다’는 단순한 접
용인신문 | 임신중절이나 유산 후 소파술을 받은 뒤 생리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여성들이 있다. 이전에는 생리를 5일씩 했는데 하루나 이틀 만에 끝나거나, 생리혈이 거의 묻어나지 않는 정도로 줄기도 한다. 난임치료를 시작하고 나서야 자궁내막이 좀처럼 두꺼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확인해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자궁내막 기저층’의 손상이다. 매달 떨어져 나가는 내막과 남아 있는 내막은 다르다 자궁내막은 크게 기능층과 기저층으로 나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월경 때 떨어져 나가는 부분이 기능층이라면, 그 아래에 남아 다음 달 새로운 내막을 만들어내는 곳이 기저층이다. 쉽게 말하면 기능층이 매달 자랐다 사라지는 ‘잎’이라면 기저층은 다시 잎을 만들어내는 ‘뿌리’에 가깝다. 문제는 임신중절이나 유산 후 자궁 안의 조직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이 기저층까지 손상되는 경우다. 특히 임신한 자궁을 기구로 긁어내는 소파술이 반복되거나 손상이 깊으면 정상적인 내막 재생이 어려워질 수 있다. 손상된 자궁 앞뒤 벽이 서로 붙으면서 자궁내유착이 생기기도 한다. 유착이 심하면서 생리 감소나 무월경, 난임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상태를 흔히 아셔만증후군이라고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에서 좋은 배아를 만들려면 좋은 배양실이 중요하다. 배양기의 온도와 산소·이산화탄소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하고 배양액의 품질도 좋아야 한다. 공기질과 빛, 진동까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난임병원을 선택할 때 ‘배양실 시설이 좋은가’를 따지는 환자가 많다. 그런데 배아의 운명을 결정하는 배양실에는 최첨단 장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장비 앞에는 난자와 정자, 배아를 직접 다루는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배양연구원(embryologist)이다. 같은 시설과 같은 배양액, 같은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배양연구원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얼마나 침착하고 꼼꼼하게 일하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숨기지 않고 동료와 소통하는지 등 이른바 ‘인적 요인(human factor)’의 중요성도 주목받고 있다. 배아배양실은 ‘기계가 알아서 배아를 키우는 곳’이 아니다 환자에게 배아배양실은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채취한 난자와 정자를 배양기에 넣어두면 며칠 뒤 배아가 만들어져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 과정은 훨씬 복잡하다. 채취된 난자를 찾아 성숙도를 확인하고 정자를
용인신문 | 난임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든 여성이 집에 돌아와 약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했다가 깜짝 놀라는 일이 있다. 다름 아닌 ‘레트로졸(letrozole)’. 검색결과에는 '아로마타제 억제제’라는 낯선 용어와 함께 ‘유방암 치료제’라는 설명이 먼저 뜬다. 임신하려고 난임병원에 갔는데 왜 유방암 치료제를 처방한 것일까. 약국에서 약을 잘못 준 것은 아닐까. 의심이 의심을 낳게 된다. 결론적으로 절대, 처방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유방암을 치료하는 이 약의 독특한 작용 원리를 난임 치료에서는 영리하게 반대로 이용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여성호르몬을 낮추는 약이 어떻게 난포를 키우고 배란을 유도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레트로졸이 왜 난임병원에서 자주 등장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유방암에서는 여성호르몬을 낮추고…난임여성에게는 난자를 키운다. 레트로졸은 원래 ‘아로마타제 억제제(aromatase inhibitor)’로 개발된 약이다. 우리 몸에는 안드로겐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으로 바꾸는 ‘아로마타제’라는 효소가 있는데 레트로졸은 이 효소의 작용을 막아 에스트로겐 생성을 줄인다. 일부 유방암 세포는 에스트로겐을 성장 신호처럼 이용하기 때문에 호르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시작하면 거의 모든 여성이 과배란 주사를 맞는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배에 주사를 놓고 며칠 뒤 병원에 가면 초음파 화면에 동그란 난포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같은 병원에서 같은 시기에 시술을 시작해도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누구는 난포가 열 개 넘게 자라는데 누구는 두세 개에 그치고, 지난번에는 반응이 별로 없었던 주사를 바꿨더니 이번에는 난포가 훨씬 잘 자라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난임 커뮤니티에서는 “이 주사가 나한테 안 맞는 것 같다”, “저 주사로 바꾸니 난자가 더 나왔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말 과배란 주사마다 몸의 반응이 다른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과배란 주사라고 모두 같은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고, 여성의 난소 역시 같은 호르몬에 똑같이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배란 주사의 주인공은 FSH 자연 상태에서는 생리 초기에 여러 개의 작은 난포가 자라기 시작하지만 결국 한 개가 우세난포로 선택돼 배란된다. 시험관아기 시술에서는 난자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인위적으로 바꾼다. 난포를 성장시키는 난포자극호르몬(
용인신문 | 초음파를 보던 의사가 “난소에 뭐가 하나 보이네요”라고 말하면 많은 여성들이 먼저 암을 떠올린다. 하지만 난소에서 발견되는 병변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이번 달 배란 과정에서 생겼다가 다음 달 사라지는 물혹이 있는가 하면, 오래된 피가 차 있는 자궁내막종, 지방이나 머리카락 성분이 들어 있는 기형종, 배란과 관계없이 자라는 양성 종양, 드물게는 악성 종양도 있다. 겉으로는 모두 ‘난소에 생긴 혹’처럼 보이지만 생기는 이유와 치료법은 전혀 다르다.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한다…기능성 난소낭종 가장 흔한 것은 기능성 난소낭종이다. 난소에서는 매달 난포가 자라 난자를 내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난포가 터지지 않고 계속 커지면 난포낭종이 생길 수 있다. 배란 후 만들어지는 황체에 액체나 피가 고이면 황체낭종이 된다. 이런 기능성 낭종은 대부분 양성이며 특별한 치료 없이 수주에서 수개월 안에 자연스럽게 줄어들기도 한다. 초음파에서 작은 물혹이 발견됐다고 바로 수술하지 않고 다음 생리 이후 다시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오래된 피가 고인다…자궁내막종 난임 여성에게 특히 중요한 병변은 난소 자궁내막종이다. 흔히 ‘초콜릿낭종’이라고 부른다. 자궁 안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