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습도가 높아질수록 몸속 염증도 커진다 장마철이면 창문에는 물방울이 맺히고 욕실 실리콘과 베란다 구석에는 어느새 검은 곰팡이가 번진다. 빨래는 며칠씩 마르지 않고 집 안에는 퀴퀴한 냄새가 배어든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를 계절이 바뀌면 겪는 불편 정도로 생각한다. 최근 생식의학과 환경의학 연구는 장마철 실내환경이 단순한 생활 문제가 아니라 몸속 염증과 면역체계를 변화시키고, 그 변화가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의 자궁 환경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난임 치료에서는 그동안 나이와 호르몬, 난소 기능, 배아의 질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면과 스트레스, 비만, 미세먼지, 환경호르몬에 이어 실내 공기질까지 임신 성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장마철처럼 실내 습도가 높아지는 시기에는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휘발성 유기화합물(microbial VOCs)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몸속 만성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곰팡이는 단순히 벽지를 검게 만드는 미생물이 아니다. 공기 중으로 수많은 포자와 균사, 그리고 다양한 독성 대사산물을 방출한다. 일부 곰팡이
용인신문 | 비가 며칠째 이어진다면? 창밖은 온통 잿빛이고, 아침인데도 몸은 밤처럼 무거워질 것이다. 괜히 짜증이 나고, 이유 없이 눈물이 맺힌다. "비가 와서 그래." 우리는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의학은 이 변화를 단순한 감상으로 보지 않는다. 장마는 기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뇌와 호르몬, 수면, 스트레스, 그리고 생식 기능까지 연쇄적으로 흔들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특히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에게 장마는 단순한 계절이 아니다.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들은 장마철이 되면 "이번 달은 유난히 자신감이 떨어진다", "별일 아닌데 자꾸 눈물이 난다", "치료를 계속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남성 역시 무기력감과 수면 부족이 반복되면서 몸의 리듬이 흐트러진다. 우연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햇빛과 호르몬을 연결하는 우리 몸의 정교한 생체시계가 숨어 있다. 우리 몸은 생각보다 햇빛에 충실하다. 아침 햇살이 눈으로 들어오면 뇌는 '낮이 시작됐다'는 신호를 받고 세로토닌 분비를 늘린다. 세로토닌은 흔히 행복호르몬이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감정 안정뿐 아니라 의욕과 집중력,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핵심 신경전달물질이다. 그러나 장마철처럼 흐린 날이
용인신문 | 많은 남성들은 여름철 생식기 건강을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더위'를 떠올린다. 하지만 남성 난임 전문의(비뇨기과 의사)들은 오히려 장마철이 더 까다로운 계절이라고 말한다. 기온 자체보다 높은 습도와 통풍 부족, 젖은 속옷이 장시간 이어지는 환경이 정자가 만들어지는 고환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환은 인체에서 매우 독특한 기관이다. 심장이나 간처럼 몸속 깊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체외로 돌출돼 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정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체온보다 약 2~4℃ 낮은 환경이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마철에는 이 자연스러운 냉각 시스템이 쉽게 무너진다. 비를 맞아 속옷이 젖은 채 오래 생활하거나, 습한 환경에서 꽉 끼는 속옷을 계속 입고 있으면 열과 습기가 빠져나가지 못한다. 고환 주변의 미세한 온도가 올라가면 정자를 만드는 세포들은 가장 먼저 스트레스를 받는다. 실제로 최근 생식의학 연구들은 고환 온도가 반복적으로 상승하면 정자 농도와 운동성, 정상 형태 비율이 감소할 가능성을 꾸준히 보고하고 있다. 고온 환경이 길어질수록 정자 DNA 손상도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도 적지 않다. 장마철의 또 다른 문제는 습도다. 높은 습
용인신문 | "장마가 끝나면 임신이 잘된다." 난임 진료를 오래 한 의사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실제로 일부 의료진은 "초가을이 되면 자연임신 사례나 시험관아기(IVF) 임신이 조금 늘어나는 것 같다"는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정말 장마가 끝나면 임신이 늘어날까. 결론부터 말하면 장마가 임신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마 이후 찾아오는 계절 변화가 생식 기능에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 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근 생식의학은 임신이 단순히 난자와 정자의 문제가 아니라 수면, 스트레스, 체온, 햇빛, 생활리듬까지 영향을 받는 복합적인 생리 현상이라는 사실을 잇달아 밝혀내고 있다. 장마가 끝난 뒤 찾아오는 변화는 생각보다 크다. 며칠씩 이어지던 비가 그치고 햇볕이 비치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생활패턴도 달라진다. 눅눅한 습도는 낮아지고 실외 활동은 늘어난다. 밤에는 숙면을 취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기분도 한결 가벼워진다. 단순한 기분 변화처럼 보이지만 우리 몸속에서는 생식호르몬을 조절하는 생체시계가 다시 정상 궤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람의 몸은 생각보다 계절 변화에 민감하다. 햇빛은 멜라토닌과 코르티솔 분비를 조절하고
용인신문 | 대부분의 선진국은 집을 사고파는 과정에는 세금 부담을 낮추고, 오래 보유할수록 세금을 더 내도록 한다. 거래는 원활하게 하되 투기성 보유에는 비용을 높이는 구조다. 그러나 한국은 정반대다. 집을 살 때는 취득세 등 거래세 부담이 크고, 막상 보유세는 주요 선진국보다 낮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이번에 한국 정부에 던진 메시지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OECD는 '2026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한국의 부동산 세제가 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진단하며 거래세 중심 구조에서 보유세 중심 구조로의 전환을 권고했다. 단순히 세금을 더 걷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집을 사고파는 시장의 작동 원리 자체를 바꾸라는 주문에 가깝다. 왜 이런 권고가 나왔을까.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활발해야 가격이 제 기능을 한다. 직장을 옮기거나 가족이 늘어나 더 큰 집으로 이사하고, 은퇴 후 작은 집으로 옮겨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주택이 공급되고 가격도 시장에서 형성된다. 하지만 거래세가 높으면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이사 비용보다 세금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지면 집을 팔지 않고 버티게 된다. 실수요자도 거래를 미루
용인신문 | 카페에서도, 지하철에서도, 놀이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아이는 엄마를 향해 옹알이를 하고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지만, 엄마의 시선은 스마트폰 화면에 머물러 있다. 잠시 뒤 "응?", "왜?"라고 뒤늦게 반응하지만, 아이는 이미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상이다. 그러나 영유아 발달 전문가들은 바로 이런 '몇 초의 지연'이 아이의 뇌 발달과 정서 형성에 생각보다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부모가 아기의 신호에 얼마나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하는지가 훗날 아이의 정신건강과도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PLOS ONE에 발표한 연구에서 생후 12개월 영아와 어머니 158쌍을 분석한 결과, 엄마가 아기의 옹알이와 발성에 빠르게 말로 반응할수록 아이가 7세 이전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파괴적 행동장애를 진단받을 가능성이 낮아지는 경향을 확인했다. 연구에서는 엄마가 아이의 발성 후 1초 안에 음성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10%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전체 정신질환 진단 위험은 약 17% 감소했고, ADHD 위험은 21%, 파괴적 행동장애 위험은
용인신문 |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공유하고, 유튜브 영상을 올리고, SNS에 의견을 남기는 평범한 일상이 새로운 법적 기준 아래 놓인다. 허위·조작정보를 막겠다는 취지로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인터넷은 개방성과 책임이라는 두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정부는 "악의적인 허위정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설명한다. 반면 언론계와 야권 일각은 "권력 비판과 공익적 표현까지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한다. 법 시행을 불과 며칠 앞둔 지금, 관심은 법 조항보다 실제 운영에 쏠린다. 앞으로 인터넷에서는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위험해질 것인가. 이번 개정법의 핵심은 허위·조작정보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유통해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데 있다. 여기에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유튜브 채널과 인플루언서도 사실상 제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영향 범위는 기존 언론을 넘어 디지털 콘텐츠 시장 전반으로 확대된다.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도 이전보다 무거워진다. 신고가 접수되면 자체 운영 기준에 따라 삭제나 차단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야 하고, 반복적으로 문제
용인신문 | 화려한 액션도, 숨 가쁜 추격전도 없다. 대신 한 사람의 진심이 담긴 음성메시지가 있다. 올여름 넷플릭스가 선보인 로맨틱 코미디 '음성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Voicemails for Isabelle)'는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기는 작품이다. 지난 6월 19일 공개된 이 영화는 레아 맥켄드릭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조이 도이치와 닉 로빈슨, 닉 오퍼맨이 주연을 맡았다. 상영시간은 115분. 공개 이후 "오랜만에 만난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호평을 받으며 국내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는 독특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주인공 질은 세상을 떠난 언니 이사벨을 잊지 못한다. 그녀는 이미 세상에 없는 언니의 휴대전화 번호로 매일 음성메시지를 남긴다. 하루 동안 있었던 소소한 일부터 연애 고민, 후회와 그리움까지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진심을 언니에게 이야기하며 상실의 시간을 견뎌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언니의 휴대전화 번호는 새로운 사용자에게 배정된다. 새 번호의 주인인 부동산 중개인 웨스는 우연히 질이 남긴 음성메시지를 듣게 되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그녀의 유쾌하면서도 진솔한 목소리에 조금씩 마음을 빼앗긴다. 그렇게 잘못
용인신문 | 자궁보다 먼저 긴장하는 골반저근 출근길 지하철 계단. 또각또각, 리듬감 있는 하이힐 소리가 역사를 가득 채운다. 타이트한 정장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은 바쁜 걸음으로 계단을 오르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하루 종일 사무실과 회의실을 오간다. 저녁이 되면 신발을 벗는 순간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대개 비슷하다.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요." 대부분은 발이 아프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형외과와 재활의학, 산부인과에서 하이힐을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다르다. 통증이 시작되는 곳은 발이지만,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는 곳은 의외로 골반이다. 하이힐을 신는 순간 몸의 무게중심은 앞으로 이동한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허리는 더 많이 휘고, 골반은 앞쪽으로 기울며,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은 하루 종일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겉으로는 우아하게 걷는 모습이지만 몸속에서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근육 전쟁'이 계속되는 셈이다. 이 변화는 하루 이틀로 끝나지 않는다. 반복되면 허리 통증과 골반 통증, 엉덩이 통증이 만성화될 수 있다. 특히 오래 서서 일하는 승무원, 백화점 판매직, 호텔 종사자처럼 하이힐 착용 시간이 긴 직업군에서는 이러한 근골격계 부
용인신문 | 뇌는 첫사랑을 '중요한 사건'으로 저장한다 라디오에서 우연히 오래된 노래 한 곡이 흘러나온다. 불과 몇 초 만에 기억은 수십 년 전으로 건너간다. 교복을 입고 걷던 골목, 버스 창밖으로 스치던 풍경, 함께 웃던 친구들, 그리고 오래전 헤어진 첫사랑의 얼굴까지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기억은 사진처럼 차례대로 보관되는 것이 아니다. 한 곡의 노래가 과거 전체를 불러내는 현상은 인간의 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단서다. 많은 사람들은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잊지 못하는 것은 한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 존재했던 자신의 시간일 가능성이 더 크다. 인간의 뇌는 '처음'이라는 경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첫사랑은 대부분 처음으로 강한 설렘과 두려움, 행복과 상실을 동시에 경험하는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옥시토신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고,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체는 그 순간을 깊이 각인한다. 첫사랑이 오래 남는 이유는 사랑이 특별해서만이 아니다. 뇌가 그것을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 기억을 깨우는 가장 강력한 열쇠
용인신문 | 위장약과 배란의 불편한 진실 위와 난소는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나는 음식을 소화하는 기관이고, 다른 하나는 생명을 만드는 기관이다. 그래서 위장약이 배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낯설다. 인체는 장기별로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위와 난소도 뇌와 호르몬이라는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일부 위장약은 위장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뇌의 호르몬 조절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그 결과 배란 주기까지 흔들 수 있다. 실제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생리불순이나 배란장애를 평가할 때 복용 중인 약물이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모든 위장약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위산을 억제하는 약이나 일반 제산제 대부분은 배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위장운동촉진제는 이야기가 다르다. 위장운동촉진제는 위와 장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만들어 음식이 잘 내려가도록 돕는 약이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일부는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억제한다. 도파민은 단순히 위장운동을 조절하는 물질이 아니다. 뇌하수체에서 프로락틴(Prolactin)이 과도하게 분비되지 않도록 억제하는 중요한 역
용인신문 |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용인의 경쟁력이 한 단계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서울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지방 거점국립대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을 추진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최대 과제로 꼽혀온 ‘인재 부족’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2일 서울대와 지방 거점국립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 방안을 관계 기업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번 정책은 단순한 대학 신설 계획이 아니다. 수도권 대학에 집중된 반도체 인재 양성 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해 기업이 필요한 고급 기술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국가 전략이다. 특히 용인에는 삼성전자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동시에 조성되고 있다. 두 사업이 완료되면 용인은 연구개발과 생산, 소재·부품·장비 기업까지 집적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갖추게 된다. 하지만 공장만 지어서는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설계와 공정,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패키징 등 첨단 기술을 담당할 전문 인력이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산업 생태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