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난임 치료의 기본은 단순하다. 좋은 난자를 골라 쓰는 것이다. 많이 채취하고, 그중에서 상태가 괜찮은 배아를 골라 이식한다. 지금까지의 IVF는 결국 ‘선별 기술’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 흐름을 뒤흔드는 연구가 등장했다. 난자를 고르는 게 아니라, 아예 “되돌리겠다”는 시도다. 핵심은 SGO1(Shugoshin-1)이라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은 난자가 나눠질 때 염색체를 정확하게 붙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이 단백질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그러면 염색체가 제대로 나뉘지 않는다. 하나가 더 붙거나 빠지는 식이다. 이것이 바로 난자 노화의 핵심이다. 연구자들에 때르면, 부족해진 SGO1을 다시 넣어주는 방식이다. mRNA나 단백질을 주입해 난자의 분리 기능을 회복시키려는 것이다. 초기 결과는 꽤 강력하다. 염색체 오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결론은 간단하다. “난자를 젊게 만들 수 있다.” 다만, 아직 이 기술은 사람 대상 임상 단계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실험실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한 실제 임신, 출산까지 이어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난자 노화는 하나의 원인으로 생기지 않는다는
용인신문 | 인류는 수십만 년 동안 무리를 이루며 살아왔다. 가족이 있었고, 친구가 있었고, 동료가 있었다. 인간의 뇌는 애초부터 혼자 살아가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우리는 역사상 가장 편리한 시대를 살면서도 역사상 가장 고립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최근 미국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연구는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난 재택근무는 사람들의 혼자 있는 시간을 크게 증가시켰고, 그 결과 고립감과 정신적 고통 역시 뚜렷하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미국 근로자 56만 명 이상을 분석한 결과 사회 전체의 정신적 고통 증가분 가운데 약 3분의 1이 재택근무 증가와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이야기가 끝난다고 생각한다. 고립되면 외롭고, 외로우면 우울해진다는 정도의 이야기 말이다. 문제는 생물학은 훨씬 잔인하게 분석하고 있다. 인간의 몸은 생존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하면 가장 먼저 생식 기능부터 줄인다. 지금 당장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성 스트레스와 외로움은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키고,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선 축(HPG Axis)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남
용인신문 | "아직 서른 둘 밖에 안 되었데....." 임신이 안 되어서 찾은 난임병원에서 의사로부터 난소조기부전 진단을 받으면 앞이 캄캄해질 것이다. 젊은 여성에게 폐경 임박 선고를 내리는 의사도 마음이 답답하다. 폐경(생리 종료)은 보통 50세 전후에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결혼을 준비하는 나이, 혹은 첫 아이를 고민하는 시기에 난소 기능이 급격히 저하됐다는 설명을 듣게 된다면 누구라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난소조기부전은 40세 이전에 난소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질환이다. 생리가 수개월 이상 멈추거나 불규칙해지고, 혈액검사에서는 난포자극호르몬(FSH)이 상승하며 에스트로겐은 감소한다. 임신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조기 노화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그런데 의학계가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 하는 점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난소조기부전 환자의 상당수는 원인불명으로 분류돼 왔다. 의사도 환자도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운이 나빴다"는 설명에 가까운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최근 연구들은 이 오랜 미스터리에 조금씩 균열을 내고 있다. 과거에는
용인신문 | 최근 난임 치료 현장에서 새로운 이름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난소 PRP(Platelet-Rich Plasma)로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으로, 성장인자를 이용해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다. 난소 PRP치료는 난소기능저하 여성들 사이에서는 “난소를 다시 깨운다”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기존 치료로 반응이 없던 환자군에서 특히 문의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PRP는 환자 자신의 혈액을 채취한 뒤 혈소판을 농축해 성장인자를 추출하고, 이를 난소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원래는 관절이나 피부 재생 분야에서 활용되던 기술이 생식의학 영역으로 확장된 사례다. 일부 연구에서는 난소기능저하 환자에서 항뮬러관호르몬(AMH) 수치 상승, 난포 수 증가, 배란 반응 개선 등이 보고됐다. 반응 개선율을 약 30~40% 수준으로 제시한 연구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를 곧바로 ‘난소 재생’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난소는 한 번 소모된 난포를 다시 만들어내는 기관이 아니라는 것이 기존 생식의학의 기본 전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RP 이후 관찰되는 변화가 실제 재생인지, 일시적인 자극 효과인지, 혹은 측정 변동인지에 대해서
용인신문 | 건강검진이나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에서 난소낭종이 발견되면 많은 여성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환이 있다. 바로 난소암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발표된 연구들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가임기 여성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단순 난소낭종은 암이 아니며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낭종이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낭종이냐’는 점이다. 난소낭종은 크게 단순낭종과 복합성 낭종으로 나뉜다. 단순낭종은 내부가 액체로만 채워져 있고 벽이 얇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란 과정에서 생기는 기능성 낭종이 대표적이며 수개월 내 자연 소실되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로 국제 난소암 관련 기관들은 대부분의 단순 난소낭종이 양성이며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만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최근 의료진이 주목하는 것은 복합성 난소낭종이다. 낭종 내부에 고형 성분이 보이거나 격벽(septation)이 존재하거나 유두상 돌기 같은 구조가 관찰되는 경우다. 이러한 낭종은 암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추가 초음파 검사, MRI, 종양표지자(CA-125) 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복합성 난소낭종의 악성
용인신문 | "내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어느덧 1년이 지났다. 하지만 그 파장은 전 세계 난임계에 미치고 있다. 지난 해(2025년) 여름, 호주 IVF 업계는 전례 없는 충격에 빠졌다. 호주 최대 난임치료기관 가운데 하나인 Monash IVF에서 한 여성이 자신과 아무런 유전적 관련이 없는 아이를 출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의료사고를 넘어 한 인간의 출생 자체가 잘못된 배아 이식으로 시작된 사건이었다. 사건은 브리즈번의 한 IVF 클리닉에서 시작됐다. 해당 여성은 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임신에 성공했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 누구도 이상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출산 후 남아 있던 냉동배아를 다른 기관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견됐다. 보관 중인 배아 수가 기록과 맞지 않았던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행정 착오처럼 보였지만 내부 조사가 진행되면서 상황은 급격히 심각해졌다. 결국 밝혀진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해당 여성에게 이식된 배아는 전혀 다른 부부의 배아였다. 문제는 사고 자체만이 아니었다. 이 사실이 수개월 동안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아이는 이미 태어나 가족의 품에서 자라고 있었다. 유전학
용인신문 | 간헐적 단식이 유행이다. 먹지 않으면 건강해진다는 이 단순한 공식은 이제 다이어트를 넘어 ‘호르몬’과 ‘임신’까지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난임환자들 사이에는 “단식하면 임신이 더 잘 된다"며 간헐식 단식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신 연구결과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은 생식 기능을 올리는 방법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만 작동하는 ‘대사 교정 도구’라는 것이다. 이 경계를 넘는 순간, 몸은 전혀 다른 선택을 한다. 2025년 대사·내분비학 리뷰에서는 간헐적 단식이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여성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배란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됐다. 일부에서는 월경 주기 회복률이 60%를 넘는다. 이 데이터만 보면 결론은 단순하다. “굶으면 임신이 잘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결정적인 전제가 빠져 있다. 이 효과는 ‘문제가 있는 몸’을 정상으로 돌리는 과정에서만 나타난다는 점이다. 한편, 간헐적 단식이 정상 체중의 여성에게 적용하면 결과는 정반대로 뒤집힌다는 것. 몸은 이를 ‘건강한 선택’이 아니라 ‘에너지 부족’으로 해석한다. 이때 가장 먼저 꺼지는 기능이 생식이다. 간헐식 단식이 시상하부에서 GnRH
용인신문 | 자궁내막종 치료의 기본 공식은 오랫동안 단순했다. 보이면 떼어낸다. 수술로 제거하고, 조직을 확인하고, 재발을 막는다. 교과서적인 접근이었고,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이 경로를 따라왔다. 최근 이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조용하지만 분명한 변화다. 수술이 아니라 바늘 하나로 치료를 시도하는 방식, 알코올 경화술이 다시 임상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초음파로 난소 낭종을 확인한 뒤 바늘로 내부를 흡인하고, 그 공간에 에탄올을 주입한다. 그리고 잠시 뒤 다시 제거한다. 물리적으로 도려내는 대신, 화학적으로 내벽을 태워 재발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말 그대로 “빼고, 태우고, 끝낸다”는 접근이다. 이 치료가 다시 논의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핵심은 난소다. 자궁내막종 수술은 병변만 제거되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정상 난소 조직도 함께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난소 예비력, 즉 임신 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지표가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시험관아기 시술을 앞둔 환자에서는 이 문제가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 여기서 경화술이 등장한다. 조직을 잘라내지 않기 때문에 난소를 상대적으로 보존할 수 있다. 실제 연구들을 보면
용인신문 | IVF의 숨은 주인공, 배아 배양액 난임 치료를 떠올리면 대부분 사람들은 과배란 주사나 난자 채취, 정자채취, 체외수정, 배아 이식 같은 과정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시험관아기 시술(IVF) 현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또 다른 곳이 있다. 바로 배양실이고, 배아가 자라는 배양액이다. 배양액은 수정란이 실험실에서 며칠 동안 살아가며 성장하는 일종의 인공 자궁 환경이다. 사람의 몸속에서는 나팔관과 자궁이 영양분과 성장인자를 공급하지만, IVF에서는 이 역할을 배양액이 대신한다. 최근 생식의학계에서는 배양기보다 배양액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같은 배아라도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발달 속도와 품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성분을 보다 정밀하게 조절한 '화학적 정의 배양액'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배양액에는 혈청이나 단백질 추출물 등 생물학적 물질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성분을 정확하게 규정해 배아가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하도록 설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배양액 속에는 포도당, 아미노산, 무기질, 비타민, 항산화 물질 등이 포함된다. 배아는 단순히 살아
용인신문 | IVF가 바뀌고 있다는 말은 맞다. 그러나 그 변화를 ‘UX 혁신’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하는 순간, 본질은 흐려진다. 최근 등장한 웨어러블 호르몬 추적 기술은 분명 흥미롭다. 피를 뽑지 않고도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변화다. 하지만 이 흐름을 그대로 “IVF가 병원에서 집으로 이동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감하다기보다 위험에 가깝다. IVF에서 반복 채혈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다. 치료의 핵심을 구성하는 데이터 수집 과정이다. 에스트라디올 수치 하나로 배란 유도 타이밍이 바뀌고, 트리거(난자를 꺼낼 시간을 결정하는 주사) 시점이 달라지며, 결국 채취되는 난자의 질과 개수까지 영향을 받는다. 이 과정은 ‘편의성’이 아니라 ‘정밀성’을 위해 존재하는 단계다. 웨어러블 기술이 이를 대체하려면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동일한 정확도와 재현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단계에서 이는 가능성일 뿐, 표준으로 받아들여지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또 하나의 오해는 치료의 중심이 병원에서 집으로 이동한다는 주장이다. IVF는 단순한 모니터링이 아니다. 난포 성장, 자궁
용인신문 | 난임 치료의 중심이 조용히 이동하고 있다. 난자를 직접 자극하는 약, 즉 배란유도제에 집중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몸 전체의 대사 상태’를 먼저 교정하는 접근이 전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GLP-1 계열 약물이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로 대표되는 이 약물은 원래 당뇨와 비만 치료제로 출발했다. 하지만 최근 생식의학 분야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체중 감소 효과 때문만이 아니다. 핵심은 인슐린 저항성 개선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을 포함한 다양한 난임 환자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병태다. 혈당 조절의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 균형 자체를 흔드는 ‘대사 신호의 오류’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GLP-1 약물을 투여하면 인슐린 감수성이 개선되고, 과도하게 분비되던 인슐린이 안정되며, 그에 따라 난소에서의 안드로겐 생성이 감소한다. 결과는 단순하다. 멈췄던 배란이 다시 시작되고, 불규칙했던 월경 주기가 정상화되며, 기존 배란유도제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들이 치료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즉, 난자를 ‘억지로 깨우는’ 것이 아니라, 난자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복구하는 방식이다. 임상 현장에서도 이 흐름은 분명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이하 IVF) 시술을 준비하는 환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순간 가운데 하나는 과배란 주사제 용량을 설명들을 때일 것이다. “왜 이렇게 과배란 주사 용량이 높아요?” “과배란 주사를 적게 쓰면 난자가 적게 나오는 것 아닌가요?" 지금까지 IVF는 ‘얼마나 많은 난자를 얻어서 체외수정에 성공하는가’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사이클에 난자를 되도록 많이 확보하면 좋은 배아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좋은 배아가 많아지면 임신 확률도 올라간다는 논리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왔다. 그래서 고용량 배란유도제(과배란 주사제)를 투여하게 되는 것이다. 과배란 주사제의 주성분은 FSH(난포자극호르몬)이다. FSH는 난소 속에 존재하는 여러 개의 난포들에게 성장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자연임신에서는 보통 한 달에 하나의 우성난포만 선택되어 성숙하지만, IVF에서는 FSH를 투여해 여러 난포가 동시에 자라도록 유도한다. 한 마디로 FSH는 잠들어 있던 난포들을 깨워 난자가 자랄 수 있도록 영양과 성장 신호를 공급하는 ‘난자 성장 스위치’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수많은 IVF 센터들은 더 많은 난자를 얻기 위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