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매일 반복되는 주사다. 복부를 찌르고, 시간을 맞추고, 멍이 들고, 통증을 견디는 과정이다. 이 불편함은 치료 자체보다 더 큰 심리적 장벽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장면이 바뀔 가능성이 등장했다. 최근 생식의학과 바이오공학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술이 있다. 다름아닌 ‘빛으로 작동하는 마이크로니들 패치’다. 피부에 붙이면 미세한 바늘이 통증 없이 피부층에 약물을 전달하고, 특정 빛 자극을 통해 약물 방출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즉, 더 이상 주사를 맞지 않아도 호르몬을 체내에 전달할 수 있는 구조다. 핵심은 ‘비침습 전달’이다. 기존 IVF에서 사용하는 호르몬 주사는 혈중 농도를 정밀하게 유지하기 위해 반복 투여가 필요했다. 이 때문에 환자는 수십 번의 주사를 견뎌야 했다. 하지만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피부를 통해 지속적으로 약물을 방출하거나, 필요할 때만 조절해 전달할 수 있다. 이 기술이 의미하는 변화는 단순한 편의성 개선이 아니다. 치료의 패러다임 자체를 건드린다. 주사는 의료 행위의 상징이었다. 병원 중심, 의사 중심,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치료. 반면 패치는 환자 중심이다.
용인신문 | 난임 치료의 첫 장면은 오랫동안 같았다. 알약 하나, 이름은 클로미펜. 병원에 오면 가장 먼저 받는 처방이었고, 수십 년 동안 ‘표준’이라는 자리를 지켜왔다. 그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생식의학 흐름은 분명하다. 1차 선택 약제가 바뀌고 있다. 클로미펜에서 레트로졸로, 조용하지만 확실한 교체가 진행 중이다.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현실적이다. 첫째, 배란율이다. 레트로졸은 같은 조건에서 더 높은 배란 유도를 보여준다. 단순히 난포가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실제 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포함한 결과다. 둘째, 다태임신이다. 클로미펜은 여러 개의 난자를 동시에 자극하는 경향이 있어 쌍둥이 이상의 임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레트로졸은 더 ‘선별적으로’ 작용한다. 숫자가 아니라 질과 균형 쪽으로 방향이 맞춰져 있다. 셋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지점. 자궁내막이다. 클로미펜은 배란을 잘 일으키지만, 동시에 자궁내막을 얇게 만드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난자는 만들어졌는데, 착상할 공간이 준비되지 않는 상황. 임상에서 자주 보던 장면이다. 레트로졸은 이 지점에서 다르다. 호르몬을 조절하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자궁내막에
용인신문 | ‘젊은 난자’를 만드는 과학자들 시험관아기(IVF) 기술은 지난 40여 년 동안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 얼마나 많은 난자를 확보할 수 있는가였다. 더 강한 배란유도, 더 정교한 배양기술, 더 높은 수정률이 경쟁력이었다. 난임 치료의 역사는 어쩌면 ‘난자의 수’를 늘리는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세계 생식의학계에서는 전혀 다른 질문이 등장하고 있다. “난자를 더 많이 얻는 것이 아니라, 늙은 난자를 더 건강하게 만들 수는 없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연구 주제가 아니다. IVF 산업 전체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 여성 난임의 가장 큰 문제는 난자 수가 아니라 난자의 질이다. 여성의 나이가 증가할수록 난자 내부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가 일어난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지고, 세포 손상이 축적되며, 무엇보다 염색체를 정확하게 나누는 능력이 약해진다. 그 결과 비정상 배아가 증가하고 착상 실패와 유산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난임 진료 현장에서 40대 여성들이 반복적으로 겪는 실패의 상당수는 난자의 염색체 이상과 관련되어 있다. 난자를 채취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건강한 난자를 만나지 못해서 실패하는
용인신문 | 난소는 골반 속에 조용히 자리한 ‘저장 기관’일 뿐일까. 난자를 담아두고, 배란을 하고 호르몬을 분비하는, 그저 단순한 생식 장기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최근 흐름이다. 2026년, 생식의학 분야에서 가장 충격적인 변화 중 하나가 등장했다. 난소는 독립된 기관이 아니라 장과 연결된 시스템이라는 개념이다. 정확히 말하면 장내 미생물, 즉 마이크로바이옴이 난소 기능을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연관성이 아니다. 장내 환경을 바꾸자 난소 호르몬 패턴이 변했고, 미생물 구성이 달라지자 난포 성장 양상까지 변화하는 결과가 관찰됐다. 특정 미생물이 증가할 경우 염증이 감소하고, 난소 기능이 개선되는 신호까지 확인됐다. 핵심 구조는 단순하다. 장이 면역을 바꾸고, 면역이 염증을 조절하며, 그 염증이 결국 난소의 미세 환경을 바꾼다. 장내 미생물은 더 이상 소화에만 관여하는 존재가 아니다. 전신 염증을 조절하고 호르몬 대사에 개입하며 생식 기능까지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조절자’다. 특히 에스트로겐은 난소에서 만들어진 뒤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을 거치며 재흡수와 분해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장내 미생물에 의
용인신문 | 남성난임의 대표 질환 가운데 하나인 정계정맥류(varicocele)를 바라보는 의학계의 시선이 최근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음낭 혈관이 늘어난 상태, 혹은 정자 수를 떨어뜨리는 정도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들은 정계정맥류가 정자의 유전물질 자체를 손상시키는 질환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남성난임 분야에서는 ‘정자 DNA 파편화(Sperm DNA Fragmentation·SDF)’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정계정맥류 환자에서는 단순 정자 수 감소뿐 아니라 정자의 DNA 손상률 자체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 문제는 이 DNA 손상이 단순 검사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다. 수정률 저하, 배아 발달 실패, 반복 유산, 착상 실패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난임의학은 “정자가 있느냐”보다 “정자가 건강하냐”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한 셈이다. 실제로 2025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미세현미경 정계정맥류 수술 이후 정자 농도와 운동성뿐 아니라 DNA fragmentation index(DFI/정자 유전자 손상정도)까지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보
용인신문 | “몸을 따뜻하게 하면 임신이 된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예로부터도 임신이 안 될 때마다 선조들은 이렇게 말했다. IVF(시험관아기 시술)이 대중화되는 요즘에도 사람들은 이 말을 완전히 믿지는 않으면서도, 완전히 버리지도 못한다. 난임의 기간이 길어지면 IVF보다 한약을 먹어볼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실제로 스트레스 완화, 수면 개선, 식욕 회복, 만성 피로 감소 같은 부분에서 한약의 도움을 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일부 약재는 혈류 개선이나 항산화 작용 가능성이 연구되기도 했다. 한약이 단순히 “몸을 따뜻하게 한다”는 수준을 넘어, 세포 에너지 공장이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세포 노화를 유발하는 산화 스트레스, 염증 반응 같은 현대 생물학의 언어로 설명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과연 한약으로 난임을 치료한다는 말은 어디까지가 가능하고, 어디부터가 과장일까. 상당수 난임전문의사들은 난임치료에 한방 접근 자체를 완전히 무시한다. 최근 국제 연구들에서는 흥미로운 결과들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난소 기능이 많이 떨어진 여성들에서 한약을 함께 사용한 그룹이 임신률과 출산율에서 조금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는 보고가 나왔다. 또
용인신문 | 최근 차 의과대학과 포스텍 공동 연구팀이 자궁 내막 성분과 유사한 성분을 이용해서 자궁내막의 두께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고 배아 착상률을 크게 높이는 하이드로 젤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 성과가 난임 극복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보충 설명을 해드릴게요. <관련 기사 얇아진 자궁 내막 재생 ‘젤’ 개발…난임 환자에 희망> 난소는 생리가 시작되면서 뇌하수체에서 분비하는 FSH(난포자극호르몬)를 수용해서 난자를 키우고, 자궁내막은 난자가 자람으로써 분비하는 에스트로겐(E2)를 수용해서 서서히 두꺼워집니다. 배란이 되고 나서는 난소에서 분비하는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를 수용해서 착상되기 좋은 환경으로 자궁내막이 완성되죠. 배아가 착상하려면 내막두께가 최소 7mm 이상 부풀어 올라져 있어야 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내막 두께는 8~10mm이고요. 반면, 5mm 이하일 경우는 배아가 착상되기 힘듭니다. 14mm 이상이어도 착상이 힘들어지고요. 자궁내막이 얇아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크게 5가지가 있습니다. 1. 자궁으로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에스트로겐(E2) 수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2. 중절수술로 인해 자
용인신문 | 난임 치료를 떠올리면 호르몬 주사나 시험관아기 시술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난임 진료실에서는 의외의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미토콘드리아, 활성산소, 세포 노화, 염증, 산화 스트레스 같은 말들이다. 그 중심에 최근 자주 등장하는 물질 하나가 있다. 바로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다. 처음 이 이름이 유명해진 건 와인이었다. 정확히는 적포도주였다. 한때 프랑스 사람들이 지방을 많이 먹는데도 심혈관질환이 적은 이유를 설명하며 등장했던 성분이 바로 레스베라트롤이다. 레스베라트롤은 포도 껍질 속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계열의 생리활성물질인데, 식물이 외부 스트레스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천연 방어물질이다. 쉽게 말하면 식물 세계의 “생존 물질” 같은 셈이다. 흥미롭게도 이 물질이 인간 세포에서도 꽤 복잡한 작용을 한다는 점이었다. 항산화 효과, 항염증 효과, 세포 노화 억제 경로 활성화, 미토콘드리아 기능 보호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늙어가는 난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난자는 인간 세포 가운데 가장 독특한 세포다. 피부세포처럼 계속 새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혈액세포처럼
용인신문 | “난자 채취를 위한 단기간 난소자극이 유방암 재발을 유의하게 증가시키지 않았다.” 유방암 유병자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최근 국제 난임·종양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문장이다. 한때는 사실상 금기처럼 여겨졌던 유방암 환자의 IVF(시험관아기 시술)가 이제는 ‘예외적 시도’가 아니라 실제 임상 표준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국제 연구들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에게 시행한 난자·배아 냉동 목적의 단기간 난소자극은 장기 종양학적 예후를 악화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5년 공개된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조절난소자극을 시행한 유방암 환자군에서 재발률이나 생존율 저하가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가장 주목받는 대상은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들이다. 이들은 에스트로겐 상승 자체가 암 재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오랫동안 IVF를 기피해왔다. 실제로 과거 의료현장에서도 “임신은 포기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최근 유방암 치료 중 임신 시도의 안전성을 평가한 후속 분석은 기존 인식을 흔들고 있다. 난자·배아 냉동 및 IVF를 시행한 환자군에서도 뚜렷한 재발 증가 신호
용인신문 | 임신을 기다리는 여성 중에서 고령, 특히 난소기능저하(이하 난저) 여성들에게 희소식이 있습니다. 고령(혹은 난저) 여성의 난자와 이같은 난자로 수정이 된 배아(수정란)에게 활력을 줄 수 있는 특화된 배양액이 개발이 되었습니다. 난자는 단순 생식세포가 아니라 사람의 몸에서 가장 크고 완벽한 세포입니다. 하지만 나이에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여성의 난자는 젊은 여성의 난자보다 부실난자일 확률이 높습니다. 부실난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염색체 이상을 담은 난자와 염색체는 정상이지만 미토콘드리아 결함 및 부실 난자입니다. 염색체 이상을 담은 난자일 경우 정자와 수정이 되어도 착상실패로 이어지거나 유산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염색체를 담고 있는 난자라도 해도 세포질과 미토콘드리아 대사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수정 후 착상이 되어도 세포분열을 끝까지 해낼 수가 없습니다. 다름 아닌 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난자(염색체는 정상이지만 미토콘드리아 대사력이 떨어지는), 또 이 난자로 수정이 된 배아에 최근 선보인 특화된 배양액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실제로 고령의 여성에게서 나온 난자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용인신문 | “정자가 없습니다.” 시험관아기 시술실에서 가장 절망적인 문장 가운데 하나다. 남성 난임 환자에게 이 말은 단순한 검사 결과가 아니다. “생물학적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상의 선고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최근 미국의 한 IV(시험관아기 시술)F센터에서 이 오래된 난임의 벽을 흔드는 일이 벌어졌다. 인간 배아학자가 끝내 찾아내지 못했던 극소수의 정자를 AI가 발견했고, 실제 임신과 출산까지 이어진 것이다. 세계 난임 의료계가 충격을 받고 있다.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난임센터 연구팀은 최근 AI 기반 정자 탐색 시스템 ‘STAR(Sperm Tracking and Recovery)’를 활용해 기존 검사에서 사실상 무정자증으로 판단됐던 남성의 샘플에서 살아있는 정자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정자로 실제 시험관아기 시술(이하 IVF)을 진행해 임신까지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의료 기술 뉴스가 아니라 IVF 역사 자체를 흔드는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무정자증은 상당수 환자에서 “정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일부 환자는 고환을 절개해 직접 조직을 뒤지는 미세정자채취술(micro-T
용인신문 | 자궁내막증은 대표적인 임신방해요인으로 난임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의 안쪽 벽을 이루는 막인 자궁내막 조직이 생리혈과 함께 역류해서 난소·직장·방광 등에 자리 잡으면서 염증을 일으킵니다. 가임기 여성의 10~15%가 앓고 있으며 난임의 가장 큰 원인이 됩니다. 자궁내막증이 있으면 생리통, 성교통, 골반통 등 통증이 생겨서 일상생활 뿐 아니라 성생활에서도 지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알콜시술로 인해 사이즈를 줄일 수 있지만 심하면 복강경 등으로 제거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재발율이 높습니다. 자궁내막은 매달 난자가 자람으로써 분비되는 에스트로겐(E2)에 의해 부풀어오르는 조직인데, 자궁 밖에 있으면서 매달 배란 때마다 E2에 영향을 받아서 세포의 사이즈가 커질 수 있으며, 非임신일 경우 생리혈에 의해 역류가 반복될 수 있으므로 일시적 폐경상태(ex-임신 등)가 아닌 다음에는 재발율이 높습니다. 통계적으로 재발율은 수술적 치료 1년 후 5~20%, 5년 후에는 40% 정도 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엔 경구제 복용을 통한 장기적인 약물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김성훈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수술 후에도 재발을 방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