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자궁근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난임 치료의 현장에서는 이 변화가 더 빠르고 더 예민하게 감지되고 있다. 과거에는 자궁근종이 발견되면 크기와 개수를 기준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전혀 다른 질문이 먼저 던져진다. “이 근종이 임신을 방해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난임 치료에서 자궁근종은 더 이상 단순한 종양이 아니라 ‘착상 환경을 흔드는 변수’로 재정의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생식의학계에 따르면 자궁근종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위치와 자궁내막에 미치는 영향이다. 특히 점막하 근종이나 자궁내막을 변형시키는 근종은 착상률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자궁 바깥쪽에 위치한 장막하 근종이나 내막을 건드리지 않는 작은 근종은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즉 같은 자궁근종이라도 난임 치료에서는 “존재”보다 “영향”이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 변화는 치료 전략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시험관 시술(IVF)을 진행하기 전에 근종을 먼저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상황에 따라 순서가 바뀌고 있다. 착상을 방해하지 않는 근종이라면 수술 없이 바로 IVF를 진
용인신문 | 신장결석의 반전…칼슘이 돌을 만드는 게 아니라 막을 수도 있다 신장결석 진단을 받으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우유를 끊는다. 결석의 대부분이 칼슘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우유와 치즈,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을 멀리해야 결석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도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들은 정반대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칼슘 섭취를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정 수준의 칼슘 섭취가 신장결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와 핀란드 핀젠 프로젝트의 대규모 유전 데이터를 활용해 우유 섭취와 신장결석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에는 수십만 명 규모의 유전·건강 정보가 활용됐으며, 연구진은 유전적 특성을 이용해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멘델 무작위 배정(Mendelian Randomization) 기법을 적용했다. 분석 결과는 기존 상식과 달랐다. 우유를 자주 섭취하는 집단일수록 신장결석 발생 위험이 낮게 나타났으며, 통합 분석에서는 우유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결석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칼슘'이 아니라 '수산염(옥살산)'에서
용인신문 | 뚱뚱했던 시간, 몸은 평생 기억한다 많은 사람들은 암을 유전자나 운의 문제로 생각한다. 그러나 종양내과 의사들은 점점 다른 이야기를 한다. 암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수년, 때로는 수십 년 동안 몸속에 쌓인 대사 이상이 만들어내는 결과라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비만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암을 유전자나 운의 문제로 생각한다. 그러나 종양내과 의사들은 점점 다른 이야기를 한다. 암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수년, 때로는 수십 년 동안 몸속에 쌓인 대사 이상이 만들어내는 결과라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비만이 있다. 최근 의학저널 에스모 리얼 월드 데이터 앤드 디지털 온콜로지(ESMO Real World Data and Digital Onc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생애 한 차례라도 비만 판정을 받은 적 있는 사람은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폐암, 췌장암, 간암, 자궁암 등 13종 암의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정상 체중인데요." 의사들이 암 환자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현재 체중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과거의 비만 경험이다. 연구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은 지난 40여 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끝내 넘지 못한 벽이 하나 있다. 바로 난자의 나이다. 정자를 직접 난자 안에 넣는 미세수정이 도입됐고, 배아의 염색체를 검사하는 기술이 정교해졌으며, 이제는 인공지능이 배아와 정자를 평가하는 시대까지 열렸지만 40대 여성의 난자를 30대 초반 수준으로 되돌리는 기술은 아직 없었다. IVF(시험관아기 시술)의 성공률을 가르는 가장 냉혹한 변수는 병원의 장비도, 배양실의 이름값도, 시술 횟수도 아니라 결국 난자 자체의 생물학적 노화였던 셈이다. 이 고정관념에 균열을 내는 연구가 독일에서 나왔다. 독일 연구진은 노화된 난자에서 나타나는 주요 세포 결함 일부를 되돌릴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아직 사람에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니고, 임상 현장에서 “난자 회춘 시술”이라고 부를 단계는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의미는 작지 않다. 지금까지 IVF 기술이 좋은 배아를 고르는 데 집중해 왔다면, 이번 연구는 애초에 더 좋은 난자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졌기 때문이다. 난자 노화는 단순히 난자의 개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난자 안에서는 염색체를 정
용인신문 | 인공지능이 난임 치료의 가장 깊은 현장으로 들어왔다. 지금까지 배아를 평가하고 임신 가능성을 예측하는 보조 기술로 여겨졌던 AI가 이제는 사람 눈으로 찾지 못한 정자를 직접 찾아내 수정과 임신까지 이끌어내면서 시험관아기 시술의 판을 바꾸기 시작했다. 난임 치료의 핵심이 ‘좋은 배아를 고르는 기술’에서 ‘보이지 않는 생식세포를 찾아내는 기술’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난임센터 연구진은 최근 AI 기반 정자 탐색 시스템인 STAR를 이용해 중증 남성불임 환자의 정자를 찾아내 임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STAR는 정자를 추적하고 회수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일반 현미경 검사에서 정자가 보이지 않는 극심한 남성불임 환자의 검체를 고속으로 분석해 생존 정자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이번 사례가 충격을 준 이유는 단순히 AI를 IVF에 활용했다는 점 때문이 아니다. 기존 검사에서 “정자가 없다”고 판단됐던 남성에게서 AI가 극소수의 생존 정자를 찾아냈고, 그 정자를 이용한 미세수정으로 실제 임신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사람의 눈과 숙련된 배아연구원의 경험에 의존해온 정자 탐색 과정에 기계 시각과 알고리즘이 본격적으로 개입한 첫 상징
용인신문 | 다리에 쥐가 나는 증상은 흔하다. 대개는 피로, 수분 부족, 혹은 일시적인 근육 긴장으로 치부된다. 그러나 최근 생식의학 분야에서는 이 익숙한 증상이 전혀 다른 맥락에서 다시 해석되고 있다. 단순한 근육 문제가 아니라, 몸의 내부 환경, 특히 혈류와 미네랄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이 연결고리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시험관아기 시술(IVF, ICSI)을 진행하는 여성에게 마그네슘을 투여했을 때 자궁내막 두께가 증가하고 자궁 혈류가 개선되며 임신률이 유의하게 상승했다는 결과가 보고된 것이다. 미네랄 하나가 자궁 환경을 바꾸고, 그 변화가 임신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흐름은 난임 치료의 방향 변화와도 맞물린다. 과거에는 ‘좋은 배아’를 만드는 기술 경쟁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받아들이는 환경’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자궁 내막의 두께, 혈류, 미세 염증 상태, 그리고 대사 환경까지, 배아가 착상할 수 있는 조건 자체를 정교하게 조율하는 접근이다. 특히 ‘혈류’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키워드다. 자궁 동맥의 혈류가 감소하면 착상률이 떨어지고
용인신문 | 살은 빼고 싶고, 임신은 해야 하고... 비만치료와 IVF의 경계선 "원장님, 마운자로 맞으면서 시험관아기 시술해도 되나요?" 최근 난임 치료를 준비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질문 중 하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체중 감량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면서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의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IVF(시험관아기 시술)는 가능하다. 하지만 어떤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답은 달라진다. 현재까지 위고비나 마운자로가 난자를 손상시키거나 난소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비만 여성이나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환자에서는 체중 감소를 통해 배란 기능이 개선되고 임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난임 치료 현장에서는 체중 때문에 시술이 어려웠던 환자가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사용해 10~20kg을 감량한 뒤 시험관아기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임신 그 자체다.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는 임신 중 안전성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동물실험에서는 태아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보고됐고, 제조사 역시 임신 전 사용 중단을
용인신문 | 배양은 더 이상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시험관아기 시술의 중심이 ‘배아 선별’에서 ‘환경 설계’로 이동하고 있다. 그 변화는 이미 임상 현장에서 구체적인 기술로 구현되고 있다. 최근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흐름은 배양 환경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다. 핵심은 배양액과 배양 시스템의 재설계다. 그중 하나가 단일 단계 배양액의 확대. 기존에는 배아 발달 단계에 따라 배양액을 교체하고, 그 과정에서 배아를 반복적으로 외부 환경에 노출시키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단일 단계 배양액은 한 번의 세팅으로 수정란이 배반포 단계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배아를 옮기지 않고 하나의 환경 안에서 연속적으로 배양하는 구조다. 배아는 온도, pH, 산소 농도, 삼투압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반복적인 이동과 배양액 교체는 그 자체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일 단계 배양은 이러한 변수를 최소화함으로써 배아 발달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시도다.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조건에서 임상적 임신율이 의미 있게 향상된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지만, 모든 환자군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결과로 일반화하기에는 여전히 추가 검증이 필요한 단계다. 배양 환경 변화의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의 진짜 숫자는 누적확률 난임 환자들이 병원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찾는 숫자는 임신율이다. 어느 병원은 60%, 어느 병원은 50%, 어느 병원은 40%라고 말한다. 인터넷 카페와 병원 홈페이지에도 임신율 수치가 빠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임신율이 높은 병원이 더 잘하는 병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험관아기 치료에서만큼은 이 숫자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숨기고 있을 수 있다. 임신율은 객관적인 통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환자 구성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숫자다. 32세 환자와 43세 환자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없고, 첫 시험관 시술을 받는 환자와 이미 여러 차례 착상 실패를 경험한 환자를 같은 집단으로 묶을 수도 없다. 같은 의사가 같은 기술로 치료하더라도 어떤 환자를 진료하느냐에 따라 임신율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난임 분야에서는 오히려 역설적인 현상까지 나타난다. 경험이 많고 유명한 의사일수록 더 어려운 환자들이 몰린다. 여러 병원을 거쳐 마지막 희망을 찾아온 환자, 반복 착상 실패 환자, 반복 유산 환자, 난소기능이 크게 저하된 환자, 40대 중후반 환자들이 집중된다. 이런 환자 비율이 높아질수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에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난자 수, 성공 확률, 비용까지 사전에 예측하고 개인별 치료 전략을 설계하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IVF는 ‘확률의 의료’에서 ‘데이터 기반 설계 의료’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다만 데이터 편향과 의료 결정의 자동화에 따른 책임 문제 등 새로운 리스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최근 생식의학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해 환자의 나이, 호르몬 수치, 과거 시술 이력 등을 종합 분석하고 맞춤형 IVF 계획을 제시하는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개발된 일부 플랫폼은 목표 출산까지 필요한 난자 수와 예상 시술 횟수, 총 비용까지 예측하는 기능을 내놓으며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반복 시술을 통해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치료 시작 전 일정 수준의 ‘결과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AI 기술은 IVF 전 과정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난자 단계에서는 이미지 분석을 통해 배아로 발달할 가능성을 예측하고, 배아 단계에서는 타임랩스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착상 성공 확률을 점수화한다. 미국의 일부 난임클리닉에서는
용인신문 | 골반염(PID)은 산부인과 질환 가운데서도 가장 과소평가된 질환 중 하나다. 생리통이나 질염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생식의학에서는 골반염을 여성 난임의 대표적 원인으로 분류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환자 상당수가 자신이 골반염을 앓았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난임 진단을 받는다는 점이다. 골반염은 질과 자궁경부에 머물던 세균이 자궁, 난관, 난소까지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상행성 감염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클라미디아와 임질균 감염이다. 최근에는 질내 미생물 균형 붕괴와 복합 세균 감염 역시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단순히 "세균에 감염됐다"는 수준에서 이해하면 골반염의 위험성을 놓치게 된다. 진짜 문제는 감염이 아니라 그 후에 남는 흉터다. 난관은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장소이며 수정란이 자궁으로 이동하는 유일한 통로다. 그런데 염증이 발생하면 면역세포들이 난관 조직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손상이 축적된다. 염증이 사라진 뒤에도 조직은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못하고 섬유화와 유착을 남긴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치된 것처럼 보여도 난관 내부에서는 영구적인 손상이 진행된 것이다. 특히 클라미디아는 생식력을 파괴하는 대표적인 '침묵
용인신문 | 난임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식생활 조언 중 하나는 "빵과 케이크를 끊으라"는 말이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내 난임 카페에는 "밀가루를 끊었더니 임신에 성공했다", "시험관 시술 전에 빵을 완전히 끊었다"는 경험담이 넘쳐난다. 그래서 인지 임신이 안 되는 난임여성들은 배아이식을 앞두고 빵 한 조각을 먹은 것만으로도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정말 빵과 케이크가 가임력에 제동을 걸까? 생식의학이 실제로 이야기하는 것은 밀가루 자체가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혈당과 대사 환경에 있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현재까지의 의학 연구 어디에도 "밀가루를 먹으면 난자의 질이 떨어진다"거나 "빵을 먹으면 시험관아기 성공률이 감소한다"는 결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난임 환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밀가루 금기설'은 상당 부분 과학적 근거보다 경험담과 추론에 의해 확대된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왜 많은 생식의학 전문가들이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할까. 답은 난자가 자라는 방식에 있다. 난자는 배란 직전에 갑자기 만들어지는 세포가 아니다. 여성의 난소 속 난포는 수개월에 걸쳐 성장하며 이 과정에서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 호르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