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IVF가 바뀌고 있다는 말은 맞다. 그러나 그 변화를 ‘UX 혁신’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하는 순간, 본질은 흐려진다. 최근 등장한 웨어러블 호르몬 추적 기술은 분명 흥미롭다. 피를 뽑지 않고도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변화다. 하지만 이 흐름을 그대로 “IVF가 병원에서 집으로 이동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감하다기보다 위험에 가깝다. IVF에서 반복 채혈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다. 치료의 핵심을 구성하는 데이터 수집 과정이다. 에스트라디올 수치 하나로 배란 유도 타이밍이 바뀌고, 트리거(난자를 꺼낼 시간을 결정하는 주사) 시점이 달라지며, 결국 채취되는 난자의 질과 개수까지 영향을 받는다. 이 과정은 ‘편의성’이 아니라 ‘정밀성’을 위해 존재하는 단계다. 웨어러블 기술이 이를 대체하려면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동일한 정확도와 재현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단계에서 이는 가능성일 뿐, 표준으로 받아들여지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또 하나의 오해는 치료의 중심이 병원에서 집으로 이동한다는 주장이다. IVF는 단순한 모니터링이 아니다. 난포 성장, 자궁
용인신문 | 난임 치료의 중심이 조용히 이동하고 있다. 난자를 직접 자극하는 약, 즉 배란유도제에 집중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몸 전체의 대사 상태’를 먼저 교정하는 접근이 전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GLP-1 계열 약물이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로 대표되는 이 약물은 원래 당뇨와 비만 치료제로 출발했다. 하지만 최근 생식의학 분야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체중 감소 효과 때문만이 아니다. 핵심은 인슐린 저항성 개선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을 포함한 다양한 난임 환자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병태다. 혈당 조절의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 균형 자체를 흔드는 ‘대사 신호의 오류’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GLP-1 약물을 투여하면 인슐린 감수성이 개선되고, 과도하게 분비되던 인슐린이 안정되며, 그에 따라 난소에서의 안드로겐 생성이 감소한다. 결과는 단순하다. 멈췄던 배란이 다시 시작되고, 불규칙했던 월경 주기가 정상화되며, 기존 배란유도제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들이 치료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즉, 난자를 ‘억지로 깨우는’ 것이 아니라, 난자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복구하는 방식이다. 임상 현장에서도 이 흐름은 분명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이하 IVF) 시술을 준비하는 환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순간 가운데 하나는 과배란 주사제 용량을 설명들을 때일 것이다. “왜 이렇게 과배란 주사 용량이 높아요?” “과배란 주사를 적게 쓰면 난자가 적게 나오는 것 아닌가요?" 지금까지 IVF는 ‘얼마나 많은 난자를 얻어서 체외수정에 성공하는가’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사이클에 난자를 되도록 많이 확보하면 좋은 배아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좋은 배아가 많아지면 임신 확률도 올라간다는 논리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왔다. 그래서 고용량 배란유도제(과배란 주사제)를 투여하게 되는 것이다. 과배란 주사제의 주성분은 FSH(난포자극호르몬)이다. FSH는 난소 속에 존재하는 여러 개의 난포들에게 성장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자연임신에서는 보통 한 달에 하나의 우성난포만 선택되어 성숙하지만, IVF에서는 FSH를 투여해 여러 난포가 동시에 자라도록 유도한다. 한 마디로 FSH는 잠들어 있던 난포들을 깨워 난자가 자랄 수 있도록 영양과 성장 신호를 공급하는 ‘난자 성장 스위치’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수많은 IVF 센터들은 더 많은 난자를 얻기 위해 더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매일 반복되는 주사다. 복부를 찌르고, 시간을 맞추고, 멍이 들고, 통증을 견디는 과정이다. 이 불편함은 치료 자체보다 더 큰 심리적 장벽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장면이 바뀔 가능성이 등장했다. 최근 생식의학과 바이오공학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술이 있다. 다름아닌 ‘빛으로 작동하는 마이크로니들 패치’다. 피부에 붙이면 미세한 바늘이 통증 없이 피부층에 약물을 전달하고, 특정 빛 자극을 통해 약물 방출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즉, 더 이상 주사를 맞지 않아도 호르몬을 체내에 전달할 수 있는 구조다. 핵심은 ‘비침습 전달’이다. 기존 IVF에서 사용하는 호르몬 주사는 혈중 농도를 정밀하게 유지하기 위해 반복 투여가 필요했다. 이 때문에 환자는 수십 번의 주사를 견뎌야 했다. 하지만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피부를 통해 지속적으로 약물을 방출하거나, 필요할 때만 조절해 전달할 수 있다. 이 기술이 의미하는 변화는 단순한 편의성 개선이 아니다. 치료의 패러다임 자체를 건드린다. 주사는 의료 행위의 상징이었다. 병원 중심, 의사 중심,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치료. 반면 패치는 환자 중심이다.
용인신문 | 난임 치료의 첫 장면은 오랫동안 같았다. 알약 하나, 이름은 클로미펜. 병원에 오면 가장 먼저 받는 처방이었고, 수십 년 동안 ‘표준’이라는 자리를 지켜왔다. 그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생식의학 흐름은 분명하다. 1차 선택 약제가 바뀌고 있다. 클로미펜에서 레트로졸로, 조용하지만 확실한 교체가 진행 중이다.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현실적이다. 첫째, 배란율이다. 레트로졸은 같은 조건에서 더 높은 배란 유도를 보여준다. 단순히 난포가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실제 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포함한 결과다. 둘째, 다태임신이다. 클로미펜은 여러 개의 난자를 동시에 자극하는 경향이 있어 쌍둥이 이상의 임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레트로졸은 더 ‘선별적으로’ 작용한다. 숫자가 아니라 질과 균형 쪽으로 방향이 맞춰져 있다. 셋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지점. 자궁내막이다. 클로미펜은 배란을 잘 일으키지만, 동시에 자궁내막을 얇게 만드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난자는 만들어졌는데, 착상할 공간이 준비되지 않는 상황. 임상에서 자주 보던 장면이다. 레트로졸은 이 지점에서 다르다. 호르몬을 조절하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자궁내막에
용인신문 | ‘젊은 난자’를 만드는 과학자들 시험관아기(IVF) 기술은 지난 40여 년 동안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 얼마나 많은 난자를 확보할 수 있는가였다. 더 강한 배란유도, 더 정교한 배양기술, 더 높은 수정률이 경쟁력이었다. 난임 치료의 역사는 어쩌면 ‘난자의 수’를 늘리는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세계 생식의학계에서는 전혀 다른 질문이 등장하고 있다. “난자를 더 많이 얻는 것이 아니라, 늙은 난자를 더 건강하게 만들 수는 없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연구 주제가 아니다. IVF 산업 전체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 여성 난임의 가장 큰 문제는 난자 수가 아니라 난자의 질이다. 여성의 나이가 증가할수록 난자 내부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가 일어난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지고, 세포 손상이 축적되며, 무엇보다 염색체를 정확하게 나누는 능력이 약해진다. 그 결과 비정상 배아가 증가하고 착상 실패와 유산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난임 진료 현장에서 40대 여성들이 반복적으로 겪는 실패의 상당수는 난자의 염색체 이상과 관련되어 있다. 난자를 채취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건강한 난자를 만나지 못해서 실패하는
용인신문 | 난소는 골반 속에 조용히 자리한 ‘저장 기관’일 뿐일까. 난자를 담아두고, 배란을 하고 호르몬을 분비하는, 그저 단순한 생식 장기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최근 흐름이다. 2026년, 생식의학 분야에서 가장 충격적인 변화 중 하나가 등장했다. 난소는 독립된 기관이 아니라 장과 연결된 시스템이라는 개념이다. 정확히 말하면 장내 미생물, 즉 마이크로바이옴이 난소 기능을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연관성이 아니다. 장내 환경을 바꾸자 난소 호르몬 패턴이 변했고, 미생물 구성이 달라지자 난포 성장 양상까지 변화하는 결과가 관찰됐다. 특정 미생물이 증가할 경우 염증이 감소하고, 난소 기능이 개선되는 신호까지 확인됐다. 핵심 구조는 단순하다. 장이 면역을 바꾸고, 면역이 염증을 조절하며, 그 염증이 결국 난소의 미세 환경을 바꾼다. 장내 미생물은 더 이상 소화에만 관여하는 존재가 아니다. 전신 염증을 조절하고 호르몬 대사에 개입하며 생식 기능까지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조절자’다. 특히 에스트로겐은 난소에서 만들어진 뒤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을 거치며 재흡수와 분해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장내 미생물에 의
용인신문 | 남성난임의 대표 질환 가운데 하나인 정계정맥류(varicocele)를 바라보는 의학계의 시선이 최근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음낭 혈관이 늘어난 상태, 혹은 정자 수를 떨어뜨리는 정도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들은 정계정맥류가 정자의 유전물질 자체를 손상시키는 질환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남성난임 분야에서는 ‘정자 DNA 파편화(Sperm DNA Fragmentation·SDF)’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정계정맥류 환자에서는 단순 정자 수 감소뿐 아니라 정자의 DNA 손상률 자체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 문제는 이 DNA 손상이 단순 검사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다. 수정률 저하, 배아 발달 실패, 반복 유산, 착상 실패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난임의학은 “정자가 있느냐”보다 “정자가 건강하냐”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한 셈이다. 실제로 2025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미세현미경 정계정맥류 수술 이후 정자 농도와 운동성뿐 아니라 DNA fragmentation index(DFI/정자 유전자 손상정도)까지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보
용인신문 | “몸을 따뜻하게 하면 임신이 된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예로부터도 임신이 안 될 때마다 선조들은 이렇게 말했다. IVF(시험관아기 시술)이 대중화되는 요즘에도 사람들은 이 말을 완전히 믿지는 않으면서도, 완전히 버리지도 못한다. 난임의 기간이 길어지면 IVF보다 한약을 먹어볼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실제로 스트레스 완화, 수면 개선, 식욕 회복, 만성 피로 감소 같은 부분에서 한약의 도움을 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일부 약재는 혈류 개선이나 항산화 작용 가능성이 연구되기도 했다. 한약이 단순히 “몸을 따뜻하게 한다”는 수준을 넘어, 세포 에너지 공장이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세포 노화를 유발하는 산화 스트레스, 염증 반응 같은 현대 생물학의 언어로 설명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과연 한약으로 난임을 치료한다는 말은 어디까지가 가능하고, 어디부터가 과장일까. 상당수 난임전문의사들은 난임치료에 한방 접근 자체를 완전히 무시한다. 최근 국제 연구들에서는 흥미로운 결과들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난소 기능이 많이 떨어진 여성들에서 한약을 함께 사용한 그룹이 임신률과 출산율에서 조금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는 보고가 나왔다. 또
용인신문 | 최근 차 의과대학과 포스텍 공동 연구팀이 자궁 내막 성분과 유사한 성분을 이용해서 자궁내막의 두께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고 배아 착상률을 크게 높이는 하이드로 젤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 성과가 난임 극복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보충 설명을 해드릴게요. <관련 기사 얇아진 자궁 내막 재생 ‘젤’ 개발…난임 환자에 희망> 난소는 생리가 시작되면서 뇌하수체에서 분비하는 FSH(난포자극호르몬)를 수용해서 난자를 키우고, 자궁내막은 난자가 자람으로써 분비하는 에스트로겐(E2)를 수용해서 서서히 두꺼워집니다. 배란이 되고 나서는 난소에서 분비하는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를 수용해서 착상되기 좋은 환경으로 자궁내막이 완성되죠. 배아가 착상하려면 내막두께가 최소 7mm 이상 부풀어 올라져 있어야 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내막 두께는 8~10mm이고요. 반면, 5mm 이하일 경우는 배아가 착상되기 힘듭니다. 14mm 이상이어도 착상이 힘들어지고요. 자궁내막이 얇아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크게 5가지가 있습니다. 1. 자궁으로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에스트로겐(E2) 수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2. 중절수술로 인해 자
용인신문 | 난임 치료를 떠올리면 호르몬 주사나 시험관아기 시술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난임 진료실에서는 의외의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미토콘드리아, 활성산소, 세포 노화, 염증, 산화 스트레스 같은 말들이다. 그 중심에 최근 자주 등장하는 물질 하나가 있다. 바로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다. 처음 이 이름이 유명해진 건 와인이었다. 정확히는 적포도주였다. 한때 프랑스 사람들이 지방을 많이 먹는데도 심혈관질환이 적은 이유를 설명하며 등장했던 성분이 바로 레스베라트롤이다. 레스베라트롤은 포도 껍질 속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계열의 생리활성물질인데, 식물이 외부 스트레스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천연 방어물질이다. 쉽게 말하면 식물 세계의 “생존 물질” 같은 셈이다. 흥미롭게도 이 물질이 인간 세포에서도 꽤 복잡한 작용을 한다는 점이었다. 항산화 효과, 항염증 효과, 세포 노화 억제 경로 활성화, 미토콘드리아 기능 보호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늙어가는 난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난자는 인간 세포 가운데 가장 독특한 세포다. 피부세포처럼 계속 새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혈액세포처럼
용인신문 | “난자 채취를 위한 단기간 난소자극이 유방암 재발을 유의하게 증가시키지 않았다.” 유방암 유병자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최근 국제 난임·종양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문장이다. 한때는 사실상 금기처럼 여겨졌던 유방암 환자의 IVF(시험관아기 시술)가 이제는 ‘예외적 시도’가 아니라 실제 임상 표준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국제 연구들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에게 시행한 난자·배아 냉동 목적의 단기간 난소자극은 장기 종양학적 예후를 악화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5년 공개된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조절난소자극을 시행한 유방암 환자군에서 재발률이나 생존율 저하가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가장 주목받는 대상은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들이다. 이들은 에스트로겐 상승 자체가 암 재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오랫동안 IVF를 기피해왔다. 실제로 과거 의료현장에서도 “임신은 포기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최근 유방암 치료 중 임신 시도의 안전성을 평가한 후속 분석은 기존 인식을 흔들고 있다. 난자·배아 냉동 및 IVF를 시행한 환자군에서도 뚜렷한 재발 증가 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