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피임약을 오래 복용하면 난소가 쉬면서 난자도 보존될까. 피임약을 복용하면 난소가 쉬게 되는 이유는 배란을 유도하는 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월경주기에서는 뇌하수체에서 난포자극호르몬(FSH)과 황체형성호르몬(LH)이 분비돼 난소 속 난포를 성장시키고 배란을 유도한다. 그러나 복합경구피임약에 포함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은 뇌에 호르몬이 충분하다는 신호를 보내 FSH와 LH의 분비를 억제한다. 이로 인해 난포의 성장이 제한되고 배란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흔히 이를 '난소가 쉰다'고 표현한다. 다만 난소가 완전히 활동을 멈추는 것은 아니다. 배란이 억제되는 동안에도 난소 안에서는 난포의 자연적인 소실이 계속된다. 따라서 피임약을 복용해 배란을 막는다고 해서 난자가 소모되지 않거나 난소의 노화가 멈추는 것은 아니다. 경구피임약은 배란을 억제하지만 난소의 노화까지 멈추게 하지는 못한다. 반면 장기간 복용했다고 해서 난소 기능이 영구적으로 저하되거나 임신 능력이 떨어진다는 근거도 부족하다. 특히 피임약 복용 중 낮게 측정된 난소예비력 수치가 약물 중단 이후 회복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난소 기능을 평가할 때 피임약 복
용인신문 |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 용기를 넣고 음식을 데우는 일은 흔한 생활습관이다. 편의점 도시락부터 배달음식, 냉동식품까지 플라스틱 용기를 그대로 가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열 과정에서 플라스틱의 화학물질과 미세플라스틱이 음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생식건강과 난임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비스페놀A(BPA)와 프탈레이트 등 일부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정자 질과 난소 기능, 생식호르몬 변화와 연관성이 보고된 물질이다. 다만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사용하는 행위 자체가 난임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전자레인지 3분 가열에 미세플라스틱 수백만 개 방출 2023년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교 링컨캠퍼스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플라스틱 식품 용기의 가열 조건에 따른 미세플라스틱 방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용기와 식품 보관용 파우치를 대상으로 냉장·실온 보관과 전자레인지 가열 조건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일부 용기는 전자레인지에서 3분간 가열했을 때 플라스틱 표면 1㎠당 최대 422만 개의 미세플라스틱과 21억100
용인신문 | 피임을 하지 않고 임신을 기다렸는데도 1년이상 좀처럼 아기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왜 임신이 안 되지?’일 것이다. 난임의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난자가 충분히 남아 있는지, 배란은 제대로 되는지,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나팔관은 열려 있는지, 수정란이 자리 잡을 자궁에 문제가 없는지, 정자의 수와 운동성은 괜찮은지 등을 하나씩 살펴봐야 한다. 난임병원에 처음 방문하면 모든 검사를 한꺼번에 하는 것도 아니다. 여성의 나이와 생리주기, 임신 시도 기간, 과거 임신·유산 경험, 수술이나 질환 병력 등을 확인한 뒤 필요한 검사를 순서대로 진행한다. 난임병원 첫 방문은 생리 2~3일째에 가면 된다. 되도록이면 남편과 함께 방문해서 같이 검사를 해 보는 게 좋다. ① 난자가 얼마나 남아 있을까…AMH와 동난포수 대표적인 검사가 AMH(항뮐러관호르몬) 검사다. 혈액을 채취해 난소에 난자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지, 즉 ‘난소예비력’을 간접적으로 평가한다. 여기서 흔히 생기는 오해가 있다. AMH가 낮다고 곧바로 ‘난자의 질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AMH는 주로 남아 있는 난자의 양을 가늠하는 지표다. 난자의 염색체 정상 가능성 등 난자
용인신문 | 자궁 안은 원래 하나의 빈 공간이다. 그런데 이 공간의 앞벽과 뒷벽이 서로 달라붙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처음에는 가느다란 띠처럼 일부만 붙어 있을 수 있지만 심해지면 자궁 안쪽 여러 곳이 붙으면서 정상적인 자궁강 자체가 좁아지거나 거의 사라질 수도 있다. 이것이 자궁내유착이다. 유착의 정도도 천차만별이다. 얇은 막처럼 살짝 붙어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두껍고 단단한 흉터 조직이 자궁강을 가로막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자궁 양쪽 난관 입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궁 안의 정상적인 구조가 흐트러지기도 한다. ‘자궁유착’이라도 치료의 난이도는 전혀 다르다. 가벼운 유착은 자궁경 검사 과정에서 비교적 쉽게 분리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증 유착은 단순히 붙은 곳을 떼어내는 수술이 아니다. 정상적인 자궁강이 어디였는지를 찾아가면서 남아 있는 자궁내막은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 너무 깊게 박리하면 자궁 근육층을 손상시키거나 자궁천공이 생길 수 있고, 너무 소극적으로 떼어내면 자궁강이 충분히 복원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어렵게 떼어놓은 자궁이 다시 붙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중증 자궁유착 치료에서는 ‘유착이 있으니 박리한다’는 단순한 접
용인신문 | 임신중절이나 유산 후 소파술을 받은 뒤 생리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여성들이 있다. 이전에는 생리를 5일씩 했는데 하루나 이틀 만에 끝나거나, 생리혈이 거의 묻어나지 않는 정도로 줄기도 한다. 난임치료를 시작하고 나서야 자궁내막이 좀처럼 두꺼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확인해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자궁내막 기저층’의 손상이다. 매달 떨어져 나가는 내막과 남아 있는 내막은 다르다 자궁내막은 크게 기능층과 기저층으로 나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월경 때 떨어져 나가는 부분이 기능층이라면, 그 아래에 남아 다음 달 새로운 내막을 만들어내는 곳이 기저층이다. 쉽게 말하면 기능층이 매달 자랐다 사라지는 ‘잎’이라면 기저층은 다시 잎을 만들어내는 ‘뿌리’에 가깝다. 문제는 임신중절이나 유산 후 자궁 안의 조직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이 기저층까지 손상되는 경우다. 특히 임신한 자궁을 기구로 긁어내는 소파술이 반복되거나 손상이 깊으면 정상적인 내막 재생이 어려워질 수 있다. 손상된 자궁 앞뒤 벽이 서로 붙으면서 자궁내유착이 생기기도 한다. 유착이 심하면서 생리 감소나 무월경, 난임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상태를 흔히 아셔만증후군이라고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에서 좋은 배아를 만들려면 좋은 배양실이 중요하다. 배양기의 온도와 산소·이산화탄소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하고 배양액의 품질도 좋아야 한다. 공기질과 빛, 진동까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난임병원을 선택할 때 ‘배양실 시설이 좋은가’를 따지는 환자가 많다. 그런데 배아의 운명을 결정하는 배양실에는 최첨단 장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장비 앞에는 난자와 정자, 배아를 직접 다루는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배양연구원(embryologist)이다. 같은 시설과 같은 배양액, 같은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배양연구원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얼마나 침착하고 꼼꼼하게 일하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숨기지 않고 동료와 소통하는지 등 이른바 ‘인적 요인(human factor)’의 중요성도 주목받고 있다. 배아배양실은 ‘기계가 알아서 배아를 키우는 곳’이 아니다 환자에게 배아배양실은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채취한 난자와 정자를 배양기에 넣어두면 며칠 뒤 배아가 만들어져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 과정은 훨씬 복잡하다. 채취된 난자를 찾아 성숙도를 확인하고 정자를
용인신문 | 난임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든 여성이 집에 돌아와 약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했다가 깜짝 놀라는 일이 있다. 다름 아닌 ‘레트로졸(letrozole)’. 검색결과에는 '아로마타제 억제제’라는 낯선 용어와 함께 ‘유방암 치료제’라는 설명이 먼저 뜬다. 임신하려고 난임병원에 갔는데 왜 유방암 치료제를 처방한 것일까. 약국에서 약을 잘못 준 것은 아닐까. 의심이 의심을 낳게 된다. 결론적으로 절대, 처방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유방암을 치료하는 이 약의 독특한 작용 원리를 난임 치료에서는 영리하게 반대로 이용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여성호르몬을 낮추는 약이 어떻게 난포를 키우고 배란을 유도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레트로졸이 왜 난임병원에서 자주 등장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유방암에서는 여성호르몬을 낮추고…난임여성에게는 난자를 키운다. 레트로졸은 원래 ‘아로마타제 억제제(aromatase inhibitor)’로 개발된 약이다. 우리 몸에는 안드로겐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으로 바꾸는 ‘아로마타제’라는 효소가 있는데 레트로졸은 이 효소의 작용을 막아 에스트로겐 생성을 줄인다. 일부 유방암 세포는 에스트로겐을 성장 신호처럼 이용하기 때문에 호르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시작하면 거의 모든 여성이 과배란 주사를 맞는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배에 주사를 놓고 며칠 뒤 병원에 가면 초음파 화면에 동그란 난포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같은 병원에서 같은 시기에 시술을 시작해도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누구는 난포가 열 개 넘게 자라는데 누구는 두세 개에 그치고, 지난번에는 반응이 별로 없었던 주사를 바꿨더니 이번에는 난포가 훨씬 잘 자라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난임 커뮤니티에서는 “이 주사가 나한테 안 맞는 것 같다”, “저 주사로 바꾸니 난자가 더 나왔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말 과배란 주사마다 몸의 반응이 다른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과배란 주사라고 모두 같은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고, 여성의 난소 역시 같은 호르몬에 똑같이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배란 주사의 주인공은 FSH 자연 상태에서는 생리 초기에 여러 개의 작은 난포가 자라기 시작하지만 결국 한 개가 우세난포로 선택돼 배란된다. 시험관아기 시술에서는 난자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인위적으로 바꾼다. 난포를 성장시키는 난포자극호르몬(
용인신문 | 초음파를 보던 의사가 “난소에 뭐가 하나 보이네요”라고 말하면 많은 여성들이 먼저 암을 떠올린다. 하지만 난소에서 발견되는 병변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이번 달 배란 과정에서 생겼다가 다음 달 사라지는 물혹이 있는가 하면, 오래된 피가 차 있는 자궁내막종, 지방이나 머리카락 성분이 들어 있는 기형종, 배란과 관계없이 자라는 양성 종양, 드물게는 악성 종양도 있다. 겉으로는 모두 ‘난소에 생긴 혹’처럼 보이지만 생기는 이유와 치료법은 전혀 다르다.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한다…기능성 난소낭종 가장 흔한 것은 기능성 난소낭종이다. 난소에서는 매달 난포가 자라 난자를 내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난포가 터지지 않고 계속 커지면 난포낭종이 생길 수 있다. 배란 후 만들어지는 황체에 액체나 피가 고이면 황체낭종이 된다. 이런 기능성 낭종은 대부분 양성이며 특별한 치료 없이 수주에서 수개월 안에 자연스럽게 줄어들기도 한다. 초음파에서 작은 물혹이 발견됐다고 바로 수술하지 않고 다음 생리 이후 다시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오래된 피가 고인다…자궁내막종 난임 여성에게 특히 중요한 병변은 난소 자궁내막종이다. 흔히 ‘초콜릿낭종’이라고 부른다. 자궁 안에 있
용인신문 | 여성의 나이가 들면 난자의 수가 줄고 염색체 이상이 증가한다. 지금까지 난소 노화는 주로 이 두 가지 축으로 설명돼 왔다. 그런데 최근 연구는 그보다 한 단계 더 안쪽을 들여다본다. 난자를 둘러싸고 키우는 세포의 ‘에너지 시스템’ 자체가 나이가 들면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난포 안에서 난자를 감싸고 있는 과립막세포(granulosa cell)는 단순한 보호막이 아니다. 난자에 영양과 대사물질을 공급하고 호르몬 생성과 난포 성장에 관여하면서 난자가 성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2026년 2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엔도크리놀로지(Frontiers in Endocrin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이 과립막세포의 에너지 대사가 여성의 나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시험관아기시술(IVF)을 받는 여성 가운데 21~34세와 35~42세 여성의 과립막세포를 비교해 표적 대사체 분석을 진행했다. 실제 대사체 분석에는 각 연령군 10명의 검체가 사용됐다. 난포 속 발전소가 달라졌다 결과는 뚜렷했다. 두 연령군 사이에서 처음에는 32개의 차이가 나는 대사물질이 확인됐고, 다중검정 보정 이후에도 25개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
용인신문 | 규칙적인 생리에도 배란일은 매달 앞뒤로 변동 주기 차이 대부분 ‘난포기’서 발생…황체기도 11~17일 범위 “배란일은 날짜 아닌 난포 성장·호르몬 변화로 판단해야” 생리주기가 28일이면 생리를 시작한 날로부터 정확히 14일째에 배란할까.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계산이다. 그러나 여성의 몸은 달력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생리주기가 비교적 규칙적인 여성도 어떤 달에는 12~13일째, 다른 달에는 15~16일째 배란할 수 있다. 때로는 그 차이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28일 주기=14일째 배란’은 월경주기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형적인 모델이지 모든 여성에게 적용되는 생리학적 공식이 아니다. ‘28일 주기=14일째 배란’은 평균일 뿐 흥미로운 연구도 있다. 2019년 국제학술지 ‘npj 디지털 메디신(npj Digit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12만4648명의 여성에게서 얻은 61만2613회의 배란주기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정확히 28일이었던 주기만 8만1605회였는데, 평균 난포기 길이는 15.4일, 황체기 길이는 12.6일이었다. 28일 주기라고 해서 일률적으로 14일째에 배란한
용인신문 | 상용 배양액 뜯어보니 제품마다 성분 달라…새 배양액서 미표기 인간 단백질 700종 이상 검출 같은 제품도 생산 로트 따라 단백질 구성 차이…‘알부민’이 변수로 2026년 무작위시험선 배양액에 따라 누적 생아출산율 41.0% 대 34.5%…“배양액도 IVF의 중요한 변수”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는 환자는 난자 개수에 울고 웃는다. 수정률을 확인하고, 3일 배아인지 5일 배아인지 묻고, 배아 등급과 내막 두께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런데 정작 그 배아가 며칠 동안 무엇 속에서 자랐는지 묻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바로 ‘배양액’이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뒤 배아는 곧바로 엄마의 자궁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IVF 실험실의 인큐베이터 안에서 작은 배양접시에 담겨 며칠을 보낸다. 배양액에는 포도당과 젖산, 아미노산, 전해질, 단백질 등이 들어 있다. 사람으로 치면 음식이자 물이고, 동시에 배아가 처음 만나는 생활환경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들을 보면 이 ‘물’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단순하지 않다. 새 배양액인데 인간 단백질이 700종 넘게 나왔다 2025년 생식보조·유전학 저널(Journal of Assisted Reproduction and G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