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IVF(시험관아기 시술)을 하는 이들은 안다. “배아는 너무 좋았어요"라는 말을 들었지만 결과는 실패일 때 좌절감을. 어떤 이는 최상급 배아만 매번 자궁내이식을 반복하고 있는데도 매번 실패를 한다. 왜 그럴까. 딱히 실패할 이유가 없는데 왜 실패를 하는 걸까. 사실 자궁내막은 하루 종일 손님을 받는 식당이 아니라 예약제로 문을 여는 가게에 가깝다. 그 시간이 바로 착상 창문(implantation window)이다. 착상이 되어야 임신인 것이다. 배란 후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 progesterone)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약 5일째즈음 지나면 착상창문이 열려서 수정란(배아)를 2~3일 기다리다가 닫힌다. 그때에 배아가 와서 착상시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우리는 자궁내막이 배아를 기다려주는 착상창문이 열리고 닫히는 시간이 여성 모두에게 “똑같다”고 가정한다. 이 믿음을 바탕으로 IVF(시험관아기 시술) 냉동배아이식을 하고 있다. 프로게스테론 분비된 5일째즈음에 5일 배아를 자궁내에 이식을 하는 것이다. 자궁은 항상 열려 있지 않다 모든 여성의 착상창 여는 시간이 과연 같을까? 실제 데이터를 보면 세 명 중 한 명은 이 타이
용인신문 | 임신을 준비하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은 과학을 선택했다고 믿는다. 앱을 켜고, 기초체온을 재고, 배란테스트기를 사용한다. 숫자와 그래프가 등장하니 그럴듯해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중 상당수는 ‘정확한 타이밍’을 맞추는 도구가 아니라 ‘대략적인 범위’를 추정하는 도구다. 문제는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우리는 여전히 임신이라는 확률 게임을 ‘감각’으로 풀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기초체온은 가장 대표적인 오해의 출발점이다. 체온이 오르는 시점을 기준으로 배란일을 추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체온 상승은 배란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배란 후 황체에서 분비되는 프로게스테론이 체온을 0.3~0.5도 정도 올리기 때문이다. 즉, 체온이 상승했다는 것은 이미 배란이 일어났다는 의미이며, 이 시점은 임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를 지나고 난 뒤다. 다시 말해서 기초체온은 배란을 ‘예측’하는 도구가 아니라 ‘확인’하는 도구에 가깝다. 임신 시도를 위한 실시간 전략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둘째, 배란테스트기 역시 절반의 진실을 담고 있다. 이 검사는 LH surge(배란스위치호르몬 신호탄)를 감지한다. 일반적으로 LH(배란스위치호르몬) 급증은
용인신문 | "수술부터 하자" vs "바로 이식하자"…근종 환자의 운명을 가르는 한마디 다발성 자궁근종 진단을 받은 여성들이 가장 먼저 듣는 말은 대개 비슷하다. "근종이 많아서 임신이 쉽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실제 난임 치료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적지 않게 나타난다. 한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유받았는데 다른 병원에서는 곧바로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진행하고, 놀랍게도 임신에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 같은 MRI와 초음파 영상을 보고도 왜 판단이 달라지는 것일까. 다발성 자궁근종은 난임 치료에서 가장 많은 오해와 논란이 존재하는 질환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는 근종의 숫자보다 그것을 해석하는 의사의 경험과 판단력이 임신 성공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시니어 난임의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여성의 나이가 증가할수록 유병률도 높아져 40세 전후 여성의 절반 이상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근종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생식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중요한 것은 근종의 존재가 아니라 위치와 영향력이다. 자궁 안쪽을 향해 자라는 점막하
용인신문 | 아기를 갖기 위해 병원을 찾은 40대 남성 A씨는 의외의 결과를 들었다. 정자 수가 정상보다 크게 감소했고 운동성도 떨어져 있었다. 그는 가장 먼저 자신이 수년째 복용 중인 혈압약을 의심했다. 당뇨약이나 혈압약 때문에 정자가 망가진 것 아니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말해준 것은 다른 이야기였다. 문제는 약이 아니라 약을 먹게 만든 병이었다. 최근 남성 난임 환자가 늘면서 혈압약과 당뇨약이 정자에 해롭다는 오해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생식의학계의 시선은 정반대다. 대부분의 경우 정자를 위협하는 것은 약물이 아니라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과 고혈압 그 자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당뇨와 고혈압을 심장이나 뇌혈관의 문제로만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고환 역시 수많은 미세혈관에 의존하는 장기다. 정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세포가 아니다. 새로운 정자가 생성돼 사정되기까지 약 70~90일이 걸린다. 그 긴 시간 동안 혈류와 산소 공급, 호르몬 환경이 조금만 흔들려도 정자의 질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당뇨병은 이 과정을 정면으로 공격한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 내벽이 손상되고 활성산소가 증가한다. 그 결과 정자의 운동성이
용인신문 | 남성의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이 정자의 질과 성기능을 동시에 저하시킨다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 특히 단순한 정자 수 감소보다 정자 DNA 손상률 증가와 운동성 저하가 더 일관되게 관찰되며, 이는 자연임신뿐 아니라 시험관아기(IVF)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공통 기전은 명확하다. 대사질환은 혈관 내피 기능을 손상시키고 고환 미세혈류를 감소시키며, 동시에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정자의 DNA를 손상시킨다. 여기에 테스토스테론 감소가 겹치면 성욕 저하와 발기 기능 장애가 동반된다. 즉, 문제는 개별 증상이 아니라 성욕–발기–정자 질로 이어지는 생식 전 과정의 붕괴다. 질환별 차이도 존재한다. 당뇨병은 신경과 혈관을 동시에 손상시키며 발기부전 위험이 일반인 대비 2~3배 높고, 정자 DNA 손상률 증가가 반복적으로 보고된다. 고혈압은 혈류 감소를 통해 정자 운동성을 떨어뜨리고, 고지혈증은 정자막의 지질 과산화를 통해 형태 이상과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즉, 당뇨는 전반적 기능 붕괴, 고혈압은 혈류 문제, 고지혈증은 세포막 손상이라는 서로 다른 경로를 가진다. 임상적으로 중요한 특징은 ‘겉으로 정상처럼 보이는 정자’다 정
용인신문 | 난소암은 치료 기술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늦게 발견되는 암’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치료 이후 생식 가능성까지 급격히 제한된다는 점에서, 젊은 환자에게는 생존과 출산이라는 두 개의 시간 싸움이 동시에 요구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 환자의 약 60% 이상이 3기 이후에 진단된다. 이 경우 5년 생존율은 30% 내외로 떨어진다. 반면 1기에서 발견될 경우 90% 수준까지 올라가지만, 문제는 이 ‘초기 발견 구간’이 실제로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치료는 수술과 항암치료가 기본이다. 이 과정에서 난소 기능은 크게 손상되거나, 양측 난소 절제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자연임신은 구조적으로 어려워진다. 특히 진행성 난소암에서는 생존이 우선이기 때문에 가임력 상실은 사실상 치료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초기 난소암에서 한쪽 난소만 제거하고 자궁을 보존하는 ‘가임력 보존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는 임신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남는다. 실제로 치료 후 자연임신 및 출산 사례도 보고된다. IVF(시험관아기 시술) 역시 난소 기능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시도 가능하다. 문제는 ‘가능하다’의 범위다. 생식의학에서는
용인신문 | 정자검사 결과지를 받아든 남성들은 대개 한 줄에서 멈춘다. “정상 형태 3%.” 곧바로 이렇게 생각한다. “97%가 기형이라니, 이건 문제가 심각한 것 아닌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절반만 맞다. 아니, 때로는 완전히 틀린 이해다. 현재 임상에서 사용하는 기준은 WHO 기준과 엄격형태 기준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정상 형태가 4% 이상이면 정상으로 본다. 숫자만 놓고 보면 기묘하다. 96%가 기형이어도 정상 판정이 가능하다. 상식과는 정반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이유는 간단하다. 정자 형태 평가는 지나치게 엄격하기 때문이다. 머리의 크기와 타원형 여부, 아크로좀의 비율, 목의 각도, 꼬리의 길이와 직선성까지 하나라도 기준에서 벗어나면 ‘비정상’으로 분류된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쓸 수 있는 정자’와 검사실에서 말하는 ‘완벽한 정자’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검사실은 완벽을 기준으로 자른다. 인체는 그렇지 않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사람들은 이 숫자를 ‘기형정자가 많다 → 임신이 어렵다’로 단순 번역한다. 하지만 자연임신은 그렇게 단순한 구조가 아니다. 여성의 생식기는 거대한 선별 시스템이다. 수천만 개의 정자 중 대부분은 자궁경부에서
용인신문 | "기름진 음식은 건강에 해롭다." 현대인에게 가장 익숙한 건강 상식 가운데 하나다. 체중 감량을 결심하면 가장 먼저 지방을 줄이고, 식품을 고를 때도 지방 함량부터 확인한다. 특히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 가운데는 체중 증가를 우려해 지방 자체를 기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생식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지방은 단순히 살이 되는 영양소가 아니다. 지방은 생식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 생산의 핵심 재료다. 인간의 생식은 호르몬의 예술이라고 불릴 만큼 정교한 조절 시스템 위에서 작동한다. 여성의 배란을 조절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남성의 정자 생성을 돕는 테스토스테론은 모두 콜레스테롤을 출발 물질로 만들어진다. 콜레스테롤은 오랫동안 심혈관 질환의 주범처럼 인식돼 왔지만 실제로는 세포막을 구성하고 비타민 D와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합성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이다. 콜레스테롤이 없다면 성호르몬도 존재할 수 없고, 성호르몬이 없다면 생식 기능 역시 유지될 수 없다. 문제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극단적 다이어트 문화다. 하루 한 끼 식사, 지방을 거의 제거한 식단, 지나친 저탄수화물 식단, 과도한 운동을 동반한 체중 감량은 단순히 체중만 줄이는
용인신문 | 생식호르몬의 정상 수치는 하나의 절대값이 아니라 성별, 나이, 생리주기, 검사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범위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여성에서 난포자극호르몬(FSH)은 월경 2~3일차 기준으로 3–10 mIU/mL가 일반적이며, 배란기에는 5–20, 폐경 이후에는 25 이상으로 상승한다. 수치가 높으면 난소기능 저하를 의심하고, 너무 낮으면 뇌하수체 문제 가능성을 고려한다. 황체형성호르몬(LH)은 난포기 2–10 mIU/mL, 배란 직전에는 10–80까지 급상승하며, 황체기에는 1–10 수준이다. LH/FSH 비율이 2 이상이면 다낭성난소증후군 가능성을 시사한다. 에스트라디올(E2)은 난포기 20–150 pg/mL, 배란기 150–750, 황체기 30–450 범위이며, 너무 낮으면 난포 발달이 부족한 상태를, 지나치게 높으면 호르몬 불균형이나 과자극 상태를 의심할 수 있다. 프로게스테론은 난포기에서는 1 ng/mL 미만이고, 배란 이후에는 5–20 ng/mL 범위로 상승한다. 특히 배란 후 10 ng/mL 이상이면 정상적인 배란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한다. 항뮬러관호르몬(AMH)은 20~30대에서 2–5 ng/mL 정도가 일반적이며, 1 이하이면 난
용인신문 | 자궁근종은 매우 흔하다. 가임기 여성의 절반 가까이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흔한 존재를 너무 쉽게 ‘범인’으로 지목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초음파에 찍히고, 설명이 쉽고, 이해하기도 쉽다. 그래서 문제의 중심으로 끌려오기 쉽다. 하지만 임신은 단순한 구조의 문제가 아니다. 자궁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배아를 받아들이고 파고들게 하며 혈류를 연결하는 살아 있는 조직이다. 착상은 단순히 ‘붙는’ 과정이 아니라, 내막이 반응하고 면역이 조절되며 미세한 혈관이 재구성되는 복합적인 생리 현상이다. 그래서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근종이 있느냐가 아니라, 이 근종이 이 정교한 과정을 실제로 방해하고 있느냐다. 여기서 핵심은 위치다. 자궁 안쪽, 즉 자궁내막을 직접 변형시키는 점막하 근종은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내막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고, 국소적인 염증 반응을 유도하며, 착상에 필요한 수용성(receptivity)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임신율 저하와 유산 위험 증가가 비교적 일관되게 관찰되며, 치료적 개입을 고려해야 한다. 반면 근층내 근종은 이야기가 다르다. 자궁 벽 안에 존재하
용인신문 | 나팔관(이하 난관)은 자궁 양쪽에 연결된 길이 약 10~12cm의 관으로, 난소에서 배출된 난자를 받아 수정이 일어나게 하고 자궁까지 운반하는 통로다. 쉽게 말해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미팅 장소다. 막히거나 문제가 있으면 정자와 난자가 만날 수 없어서 자연임신과 인공수정술에서 임신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나팔관은 길이 아니다. 길이라면 막히면 뚫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나팔관은 살아 있는 조직이다. 혈류가 흐르고, 섬모가 흔들리고, 근육이 리듬을 타며 난자를 이동시키는 ‘움직이는 기관’이다. 이 사실을 놓치는 순간, 우리는 “뚫었는데 왜 또 막히지?”라는 질문 앞에서 길을 잃는다. 난임여성들은 이렇게 말한다. 분명 난관재개통술(나팔관 성형술)을 했고, 검사에서도 열려 있다고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막혔다고. 이 경험은 드문 예외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설명 가능한 결과다. 나팔관이 막히는 이유는 대부분 염증이다. 가장 대표적인 주범 중 하나가 클라미디아균으로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는 세균이다. 클라미디아균은 단순 염증 뿐 아니라 섬모(cilia) 파괴, 조직파괴, 유착 등으로 이어진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골반염, 자궁내막증, 혹은 과거 수술로
용인신문 | "젊은데 왜 난자 퀄리티가 안 좋을까요?" 난임 치료를 받는 20~30대 여성들이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젊은 여성들 가운데서도 IVF(시험관아기 시술)을 하다보면 반복적으로 난자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얘기를 듣는 사례가 상당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무 살과 서른 살 초중반의 난자는 건강하다고 알고 있다. 그러다가 37세 이후부터 서서히 난자 퀄리티가 떨어지고, 급기야 마흔 살 이후부터 상당부분 난자가 퀄리티가 떨어져있다는 사례를 겪게 된다. 실제 임상에서는 서른 살 여성의 난자 상태가 마흔다섯 살 수준으로 평가되는 경우도 있고, 마흔이 넘었는데도 놀라울 정도로 좋은 배아를 만드는 사례도 존재한다. 그동안 난임 치료는 나이를 중심으로 설명돼 왔는데, 최근 연구들은 난자의 질을 결정하는 더 복잡한 생물학적 요인들에 주목하고 있다. 난자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대표적인 것이 미토콘드리아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발전소로 불린다. 특히 난자는 인체에서 가장 큰 세포인 만큼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수정이 이루어지고 세포분열이 시작되며 배아가 성장하는 과정은 사실상 미토콘드리아의 성능에 달려 있다. 최근 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