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올여름 유럽은 또다시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40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이어지고, 영국마저 "에어컨은 이제 사치품이 아니라 생존 장비"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정작 유럽 사람들을 가장 놀라게 하는 것은 폭염이 아니다. 에어컨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에어컨은 너무도 익숙한 가전제품이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며칠 안에 설치가 끝난다. 벽걸이든 스탠드형이든 원하는 제품을 고르고, 설치 기사와 날짜만 맞추면 된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시원한 여름을 맞을 수 있다. 에어컨을 사는 일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다. 하지만 유럽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수백 년 된 건물은 외벽을 훼손할 수 없어 실외기 설치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재 보호 규정 때문에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건물의 전기 용량을 늘려야 하고, 배관을 새로 깔아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건물 전체의 설비를 손봐야 한다. 그래서 오래된 건물이나 역사적 건축물에서는 에어컨 한 대를 설치하는 데 우리 돈으로 수천만 원이 드는 사례도 나온다. 한국에서는 에어컨 가격을 고민하지만, 유럽에서는 설치 자체를 고민하는 것이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용인신문 |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궁금한 것이 생기면 습관처럼 포털 검색창을 열었다.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수많은 링크를 클릭하고, 광고를 지나치고, 여러 페이지를 비교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포털보다 먼저 생성형 AI를 연다. 검색어 대신 질문을 입력하고, 몇 초 뒤 정리된 답을 받아본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생성형 AI의 가장 큰 변화는 단순히 일을 빨리 처리해 준다는 데 있지 않다. 우리의 시간을 되돌려준다는 점에 있다. 보고서 초안은 몇 분 만에 완성되고, 긴 논문은 핵심만 추려 읽을 수 있으며, 복잡한 엑셀 함수나 프로그래밍 코드도 즉시 해결책을 얻는다. 글을 쓰는 사람은 표현을 다듬고, 기획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학생은 어려운 개념을 쉽게 이해한다. 과거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던 일들이 이제는 누구나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이 되고 있다. AI는 사람을 게으르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능력을 몇 배로 확장시키는 도구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AI는 사람을 더 많이 생각하게 만든다. 한 번의 질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관점은 없을까”,
용인신문 |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홀로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가 사회 전반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고독사 사망자는 2021년 3378명에서 2025년 6000여 명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50·60대 장노년층이 전체 사망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고독사가 일부 취약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은퇴를 전후한 시니어 세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보편적이고 구조적인 사회 위험으로 자리 잡았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고독사가 야기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치명적인 문제는 사망 후 발생하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이다. 발견이 늦어지면 시신 부패로 주거 환경이 훼손된다. 일반 청소로는 해결이 안되어 전문적인 특수청소, 악취 제거, 감염 예방 방역, 유품 정리, 특수 폐기물 처리 및 주거지 전면 복구 작업이 필수적이다. 장례 절차까지 포함하면 건당 최소 1000만 원 이상의 사후 처리비가 발생한다. 현재 이 비용 상당수는 무연고 사망자 지원 등을 통해 지자체 예산, 즉 국민의 혈세로 충당된다. 고독사가 늘어날수록 세금 부담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다. 반면, 우리보다 20여
용인신문 | 학교 갈 시간이 다 됐는데 반찬이 마땅치 않으면 어머니는 늘 같은 메뉴를 내놓으셨다. 따뜻한 밥 위에 노릇하게 부친 달걀프라이 하나를 올리고, 간장 한 숟갈과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려 쓱쓱 비벼주셨다. “이거라도 먹고 가.” 그 한마디와 함께 내밀던 계란간장비빔밥은 우리 세대의 가장 흔한 아침 식사였다. 그때는 그저 형편이 어려워 먹는 음식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영양학을 접하고 글을 쓰면서 문득 깨닫게 된다. 어머니들은 이미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균형 잡힌 아침 식사를 만들어주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밥으로 탄수화물을 채우고, 달걀로 양질의 단백질을 보충하며, 참기름으로 지방을 더했다. 여기에 김치 한 접시만 곁들여도 식이섬유와 비타민까지 보완되는 훌륭한 한 끼가 완성됐다. 이름도 없고 유행도 없던 '균형식'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균형보다 유행을 먹기 시작했다. 저탄수화물, 키토, 고단백, 간헐적 단식…. 새로운 식단이 등장할 때마다 탄수화물은 죄인이 됐다가, 지방은 악당이 됐다가, 다시 단백질이 영웅이 되는 일이 반복된다. 음식은 그대로인데 평가만 바뀐다. 최근에는 삶은 달걀이 그 중심에 섰다. 다이어트 열풍 속에
용인신문 |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이 화제다. 많은 사람들은 이 드라마를 보며 교권 붕괴를 이야기한다. 무너진 교실, 폭주하는 학부모, 통제되지 않는 학생들을 보며 "요즘 애들은 왜 저럴까"라고 묻는다. 하지만 그 질문은 어쩌면 가장 쉬운 답일 뿐이다. 정작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요즘 아이들이 왜 변했는가가 아니라, 아이들이 변할 수밖에 없는 세상을 누가 만들었는가 하는 점이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아이들은 부모에게 혼나고, 형제와 싸우고, 동네 어른들에게 꾸중을 들으며 자랐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운 것이 있었다. 눈치였다.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었고,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법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외동이나 두 자녀가 대부분인 시대가 됐다. 부모와 조부모의 관심은 한 아이에게 집중되고, 아이는 경쟁보다 보호 속에서 성장한다. 여기에 스마트폰이 더해졌다. 싫은 친구와도 다음 날 다시 만나야 했던 시대는 지나갔다. 불편하면 차단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공동체로 이동할 수 있다.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보다 관계를 끊는 능력이 먼저 발달하는 구조가 됐다. 부모도 변했다. 과거 부모들이 아이를 사회에 적응시키려 했다면 지
용인신문 | 최근 노인복지관과 주민센터를 찾으면 가장 붐비는 곳 가운데 하나가 춤 강좌다. 라인댄스, 사교댄스, 줌바댄스, 에어로빅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집 안에만 머물던 어르신들이 밖으로 나와 사람을 만나고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모습은 분명 반가운 풍경이다. 우울감 감소, 사회적 교류 확대, 인지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 문제는 춤의 장점만 이야기되고 위험성은 거의 이야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동에는 크게 직선 운동과 회전·방향전환 운동이 있다. 걷기나 가벼운 조깅은 비교적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운동이다. 반면 춤은 몸을 비틀고 돌리고 방향을 바꾸는 동작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특히 사교댄스나 라인댄스에서는 무릎과 발목이 체중을 지탱한 상태에서 상체가 회전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사람들도 회전 동작을 할 때는 조심한다. 스포츠 현장에서 발생하는 십자인대 파열이나 반월상연골판 손상 역시 대부분 방향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다. 축구선수나 농구선수들이 상대와 충돌하지 않아도 무릎을 다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관절이 이미 수십 년 동안 사용된 노년층은 어떨까. 나이가 들수록 연골은 닳고 근육은 줄어든다. 균형감각도 떨어진
용인신문 | 우리를 살게 하는 힘, 적당한 스트레스 사람들은 흔히 스트레스를 인생의 적이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병이 생기고, 늙고, 우울해지고, 수명이 짧아진다고 믿는다. 실제로 만성 스트레스는 고혈압과 당뇨병, 우울증, 불안장애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삶을 꿈꾼다. 흥미로운 질문이 하나 있다. 정말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삶이 인간에게 가장 좋은 삶일까. 생물학은 의외의 답을 내놓는다. 인간의 몸은 원래 적당한 자극과 긴장을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근육은 운동이라는 스트레스를 받아야 강해진다. 뼈도 하중이라는 스트레스를 받아야 단단해진다. 면역계 역시 외부 자극을 경험해야 제대로 작동한다. 아무런 자극이 없는 환경은 오히려 신체 기능을 퇴화시킨다. 뇌도 마찬가지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흥미로운 연구는 스트레스와 뇌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에서 보여준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유성운 교수 연구팀은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 해마의 신경줄기세포를 보호하는 유전자 p53의 역할을 규명했다. p53은 원래 손상된 세포를 제거해 암을 막는 대표적인 '세포 사멸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