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아이를 낳은 집에서는 늘 같은 장면이 벌어진다. 아기를 바라보던 어른들이 갑자기 탐정이 된다. “코는 아빠 닮았네.” “눈은 엄마 닮았네.” “귀 모양은 할아버지랑 똑같다.” 가족들은 아기의 얼굴을 이리저리 들여다보며 누굴 닮았는지 찾느라 분주하다. 그렇다면 아기의 두뇌는 누구를 더 닮을까. 생물학적으로 보면 인간의 두뇌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전자를 함께 받는다. 생명은 언제나 두 사람의 협력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 발달과 관련된 유전자 가운데 상당수가 X염색체에 존재한다. 사람의 염색체 구조는 남녀가 서로 다르다. 여성은 XX, 남성은 XY다. 딸은 부모에게서 X염색체를 하나씩 받지만 아들은 다르다. 아들은 어머니에게서 X염색체를 받고 아버지에게서는 Y염색체를 받는다. 말하자면 아들의 X염색체는 전부 어머니에게서 온 것이다. 실제로 X염색체에는 신경세포의 성장, 시냅스 형성, 뇌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여럿 존재한다. 지적 장애의 상당수가 X염색체 이상과 관련되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하나 흥미로운 생물학적 장치가 있다. 유전체 각인이다. 인간의 유전자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절반씩 받지만 모든 유전자가 똑같이 작동
용인신문 | 현재 용인시의 면허 발급 기준은 수십 년의 무사고 경력과 연령 중심에 치우쳐 있어, 저와 같은 40대 가장이나 청년층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시민 안전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다음의 개선을 제안합니다. 현 면허 발급 기준은 동점자 발생 시 ‘연장자 우선’ 방식입니다. 이는 고령 운전 사고 우려가 커지는 시대 흐름에 역행합니다. 동점자가 발생했을 경우 공정한 추첨제 도입이나 도로 위 돌발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난 청·중장년층에 대한 기회균등 배분이 필요합니다. 청년 및 중‧장년층 쿼터제 도입도 필요합니다. 10년~14년 이상의 경력자만 혜택을 보는 구조를 탈피해, 일정 비율을 젊은 세대에게 할당해 주십시오. 이는 고착화 된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입니다. 과거 경력 중심의 기준보다 서비스 마인드 부분에 대한 평가도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지리에 밝은 ‘운전 경력’이 가장 큰 자산이었으나, 이제는 내비게이션의 보편화로 누구나 정확한 길 안내가 가능해졌습니다. 신규 인력의 서비스 마인드를 평가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십시오. 성실히 살아가는 젊은 가장들이 희망을 품고 용인 시민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린이 살고 있다 이 석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놀이터에는 기린이 살고 있다 네 다리는 쩍 벌리고 허리는 반듯하게 머리는 하늘을 바라본다 기린은 등에 줄을 매달고 누구에게나 자리를 내어준다 줄에 매단 의자가 출렁거릴 때 기린은 세렝게티를 달린다 우리 아파트 놀이터에는 무리의 중심에서 한시도 벗어나지 않은 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수컷 기린이 있다. 평원을 달리는 기린은 꿈을 꾸지 않지만 내가 사는 아파트 놀이터에는 꿈을 꾸는 아이와 꿈을 지켜주는 아빠가 그네를 타며 평원을 달린다. 우리 아파트 중앙에는 꿈을 꾸고 있는 기린이 살고 있다 본명: 이동석 용인 대학교 대학원 졸업 경희 사이버 대학 재학중 용인문학회 회원 우리문학 등단
용인신문 | 프랭키와 지크는 서로 형편도, 성격도, 사는 동네도 다르지만 상처입고 불안하며, 내면의 꿈틀거림이 있다는 면에서 서로 끌린다. 프랭키의 엄마는 아빠와 이혼 후 세쌍둥이 오빠와 프랭키를 부양하느라 바쁘고, 지크는 바람난 아빠 때문에 우울증에 빠진 엄마와 대화가 어렵다. 그런 두 주인공이 프랭키네 집에서 발견한 낡은 복사기. 프랭키는 자신의 내면에서 일렁이는 마음을 문장으로 썼고, 지크는 그림을 그렸다. 둘은 비밀리에 그 그림을 복사해 온 동네에 붙이기 시작한다. 소설은 이렇게 열 여섯 살의 두 주인공이 만들어 붙인 포스터가 인터넷조차 없는 작은 마을을 공황상태로 몰아가는 과정을 훗날의 프랭키의 시각으로 보여준다. 포스터는 말썽쟁이 빌리와 브룩에 의해 그 의미가 왜곡되기 시작하더니 원작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사건을 일으키고 희생자가 생겼다. 포스터는 상품이나 노래에 등장했다. 추종자와 모방자들이 생기고 이를 막는 극단적 세력도 생겼다. 포스터의 동기와 무관하게. 이 소설은 일어난 일의 옳고 그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보다 불완전한 존재들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갈등이, 사랑이 생겨나는지를 질문하고 프랭키와 지크의 삶을 통해 답하고 있
용인신문 | 길을 잃을 때가 있다. 요즘이 내가 그렇다. 맞게만 보이던 것들에 다시금 의문을 가지게 되고, 다음 목적지를 어디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 믿었던 것들을 모르게 되어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다. 친구가 운전을 하면 나는 옆에서 길을 찾는다. Director, 감독이라는 뜻으로만 외웠던 단어의 뜻은 길을 가르키는 사람이었다. 어떤 길로 가야할지, 원하는 장면이 무엇인지 생각을 가지고 안내하는 사람.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 사이에서 다들 길을 어떻게 찾고 있을까 궁금해 한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시기를 지나 질문이 가득한 시기가 되었다. 이번 시기는 어떻게 지나갈까.
용인신문 |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적으로 공격하여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이니와 48명의 혁명수비대 지휘부가 폭사했다고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자랑스럽게 밝혔다. 그러나 또다른 비극은 미군의 짓인지, 이스라엘의 소행인지를 가리는데 무려 10여일이나 걸렸다. 3월3일 이란남부의 미나브시에서는 175명의 여학생 시신을 매장하는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희생된 최소 175명의 여학생은 모두 어린이였다. 3월 8일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폭격사건이 ‘미군의 토마호크미사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미군의 소행으로 드러나자 ‘이란의 자작극이다’라고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발뺌했다. 미나브시 여자초등학생 폭격사건은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 뉴욕타임즈(NYT)에 의해 3월 10일부터 12일까지 연속하여 특집기사로 보도되었다. 이란당국은 민주당을 지지하여 트럼프에게 좌파 방송으로 찍힌 CNN에 이란전쟁 취재를 허용하여 전쟁의 참상은 미국의 가정에 상세하게 보도되기 시작했다. 미국 여론은 전쟁을 일으킨 트럼프와 네타냐후에 비판적이었는데 미국언론에 의해 전쟁의 속살이 드러나면서 전쟁 반대여론은 찬성 27%
용인신문 | 최근 필자를 포함한 여섯 명의 동화 작가가 전쟁 동화 앤솔러지 『총소리가 들리는 언덕』(별꽃어린이)을 출간했다. 이 책은 총성이 울리는 순간 일상이 파괴되고, 폭격 속으로 내몰린 ‘아이들의 시간’에 주목하고 있다. 전쟁이라는 폭력 앞에서 무방비로 노출되었던, 그리고 총성이 멎은 뒤에도 상실과 단절의 유산을 짊어져야 하는 참전 지역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자 기성세대의 반성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현실은 책 속 이야기보다 더 참혹한 상황을 연출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 과정에서 이란 남부 미나브시의 한 초등학교가 폭격당했다. 3월 3일 치러진 장례식에서는 무려 175명의 어린 여학생들이 차가운 땅에 묻혔다. 30분 간격으로 발사된 두 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은 평범한 교실을 한순간에 무덤으로 바꾸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폭격을 주도한 자들의 민낯은 악랄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에 의해 미군의 소행임이 명백히 밝혀졌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란의 자작극’이라며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발뺌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수천 명의 민간인 희생 앞에서도 전과(戰果)로 포
용인신문 | 용인은 과연 하나의 도시인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를 망설이게 된다. 이것이 오늘날 용인의 다소 쓸쓸한 자화상이다. 수지는 분당과 판교를 바라보고, 기흥은 삼성전자와 신갈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생활권을 형성하며, 처인은 광활한 대지와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미래의 땅으로 구획되어 있다. 같은 행정구역 안에 있지만 시민들의 일상과 생활 반경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지형적으로는 석성산과 광교산이 도시를 가로막고 있고, 행정적으로는 급격한 점적(點的) 개발이 남긴 흔적이 도시의 연속성을 끊어 놓았다. 대규모 택지 개발과 산업단지 조성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도시 전체의 균형과 연결성은 충분히 고민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그리하여 용인은 이제 ‘한 지붕 세 가족’을 넘어, 서로의 안부조차 궁금해하지 않는 섬들의 집합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분절된 조각들을 하나로 잇는 ‘보이지 않는 실’은 무엇일까. 나는 그 해답을 ‘용인 시민만을 위한 100% 자체 라디오 방송’에서 찾고자 한다. 거대 언론의 권위적 목소리가 아니라, 우리 이웃의 이야기가 하루 24시간 흘러나오는 지역 밀착형 라디오 말이다
용인신문 | 밤하늘을 가르며 미사일이 날아가는 장면이 뉴스 화면을 가득 채운다. 사이렌이 울리고 사람들은 지하 대피소로 뛰어 들어간다. 세계의 시선이 다시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전쟁이 벌어질 때마다 인간에 대해 떠오르는 질문이 하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사랑을 할까. 총성이 울리고 도시가 무너지는 가운데에서도 인간에게 욕망이라는 것이 남아 있을까. 전쟁은 인간의 감정을 얼어붙게 만드는 사건이다. 두려움과 공포가 삶을 압도하고 사랑이나 욕망 같은 감정은 뒤로 밀려나야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역사는 늘 우리의 상식을 비껴간다. 전쟁은 인간의 많은 것을 무너뜨렸지만 그 와중에도 생명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그것이 바로 욕망이다. 한국전쟁 속에서도 1952년~1953년생이 수십만 명 태어났다고 한다. 죽음이 가장 가까이 있는 곳에서는 오히려 생물학적 본능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생명에게 주어진 명령은 단 두 가지다. 살아남는 것, 그리고 번식하는 것이다. 인간의 뇌 깊숙한 곳에는 생식을 조절하는 회로가 있다.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그리고 성선이 연결된 이 시스템은 생식 내분비학에서 HPG 축이라고 부른다. 평소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작동하지만 생
용인신문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025년 한 해 동안 18.82%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1988년 기금 설치 이래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이는 일본(12.3%), 노르웨이(15.1%) 등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해도 독보적인 수준이다. ■ 숫자로 보는 2025년 운용 성과 운용수익금 231.6조 원(한 해 연금 지급액 약 49.7조 원의 4.7배), 총적립금 1458조 원, 누적수익률 연평균 8.04% ■ 국내 주식 82.44% 급등… 수익률 견인 이번 역대급 실적은 특히 국내 주식이 견인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중심의 기술주 강세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 주식 부문에서만 82.44%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산군별로는 해외주식 19.74%, 대체투자 8.03%, 해외채권 3.77%, 국내채권 0.84% 등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양호한 성과를 나타냈다. 해외주식 또한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AI 기술주의 견고한 실적 덕분에 강세를 이어갔다. ■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다변화의 결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번 성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자산배
용인신문 | 정자은행이라는 말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러나 한국에서 정자은행의 현실은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꽤 다르다. 정자은행의 운영 방식은 크게 국가 운영, 공공 운영, 상업 운영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상업적 정자은행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한국은 어떠한가. 남성불임, 특히 무정자증(비폐쇄성) 환자를 대상으로 비배우자 정자공여(이하 비배)를 통한 IVF(시험관아기 시술)를 시행할 경우 난임병원이나 공공정자은행에서 정자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기증 정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무정자증(비폐쇄성) 환자 부부가 남편과 같은 혈액형의 정자를 찾기 위해 몇 년씩 기다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쯤에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왜 한국에서는 정자 기증이 이렇게 부족할까. 서양 사회에서는 정자기증을 하나의 사회적 기여로 보는 시선이 비교적 자연스럽다. 역사적으로 여러 민족이 섞여 국가를 이루고 전쟁과 이주로 혈통이 끊임없이 뒤섞였기 때문이다. 자식을 단지 부부의 아이가 아니라 공동체와 민족의 연속성을 잇는 존재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도 있다. 특히 유대인들은 자국민이 무정자증(비폐쇄성)으로 인한 불임 부부일
나는 간다 이기형 (1917 ~ 2013) 역마다 백두산표를 안 팔아 나만 미쳤다고 쑥떡인다 과연 누가 미쳤나 흑발이 백발이 되도록 귀향표를 살려는 놈이 미쳤나 기어이 못 팔게 하는 놈이 미쳤나 그럼, 나는 간다 미풍 같은 요통엔 뻔질나게 병원을 드나들어도 조국의 허리통엔 반백년 동안 줄곧 칼질만 해대는 저놈 메다꼰지고 걸어서라도 날아서라도 내 고향이 옛날처럼 나를 알아보게끔 하얀 머리는 까맣게 물들이고 얼굴 주름은 펴고 어리고 찢어지는 가슴 쓰다듬으며 나는 간다 걸어서라도 날아서라도 이기형 1917년 함남 함주 출생. 언론인 · 시인이며 재야 민주화 운동 인사. 『이기형 대표시 선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