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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년의 뒤안길을 보며

용인신문 기자  2000.01.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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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뒤안길에 서서보면 저마다 감회가 새롭다. 단순한 시간의 흐름보다는 세기의 단절과 새천년을 맞이한다는 의미에서 한해를 보내는 마음이 과거와 다를 수밖에 없다. 연말연시 분위기로 인해 세상 사람 모두가 들떠 있다. 각종 밀레니엄 축제가 곳곳에서 준비중에 있고, 천년에 한번이라는 시간의 희소성을 강조하며 새 희망을 맘껏 꿈꾸고 있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면 우리 용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민선2기를 맞은 지방자치제는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많은 염려와 우려속에 한해를 마감하고 있다. 시민의식 또한 아직도 개발분위기에 편승돼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용인 100년사를 돌아보면 70년대 새마을 운동이후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됐지만, 실제 개발붐이 일기 시작했던 90년대이후 10여년간 용인은 크게 변화했다. 과거의 용인은 없다해도 반박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지역특성을 반영한 정신적인 발전보다는 물질적인 무분별 개발붐이 가져다 준 후유증이 더 크게 남았다. 개발에 따른 과도기적인 상황일수도 있지만, 현대사의 질곡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이 우리 용인이 아닌가 싶다.
올해는 용인시의 민선2기 배턴이 바뀌었고, 이로 인해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건설비리 복마전에 휘말려 고위 공무원들이 불명예 퇴직을 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었다. 정치적 희생양이었든 아니든 용인시로서는 엄청난 손실이었고, 시장 구속사태는 시민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결국 시정불신이 가중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후 경기도내 자치단체장들의 잇단 구속으로 지방자치제의 본질 자체가 흔들렸고, 정치자금법 문제와 정치논리에 희생되어서는 안된다는 반발이 있었다. 세계의 지자제는 수십 수백년에 걸쳐 안정적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지자제 역사는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기에 시행착오는 당연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또 시민의식에 있다. 지자제 도입이후 님비현상이 많았고, 지역이기주의를 성토하는 분위기는 지자제 발전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시·군의원들과 집행부간의 미묘한 문제, 또한 시민들과 기초의원들의 내면에 얽힌 문제를 살펴보면 아직도 풀뿌리 민주주의의 완성을 기대하기는 섣부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용인시는 지난 한해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서부지역에서는 개발을 위한 택지개발고시가 끊이지 않았고, 시 전체적으로는 문화의 불모지를 개척하기 위해 각종 늣?뭡珦琯湧?노력이 돋보였다. 물론 수십 년에 걸친 자생단체가 많지 않았기에 급조된 듯한 인상을 보여 부족한 연륜을 노출시키기도 했지만 지자체의 적절한 지원속에 희망이 생기고 있다. 기존 시민들이 아닌 새롭게 유입되는 많은 시민들을 통해 복합적인 문화 형성이 기대되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돌아보면 아쉬움도 많았지만, 그래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밑그림이 많이 그려졌다. 다가오는 새천년의 경진년은 용(龍)의 해다. 용인(龍仁)의 어진 용(龍)이 이 세상에서 주목받을 수 있기를 위해 35만 시민 모두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