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뮤지컬을 평가하는 감각으로 우리극을 해석하지 말아 주십시요.”
지난 17일 10년만에 새롭게 재구성된 ‘토지’의 지휘봉을 잡은 한국음악계의 거장 김영동씨를 경기도국악당에서 만나보았다.
작곡가 김영동씨가 ‘토지’를 맡게 되었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미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우리극 ‘토지’는 1995년 김영동씨의 지휘와 연출아래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진 후 대중과 함께 그가 지속적인 애착을 보이며 일궈나가고 있는 작품이다.
전통과 현대, 순수와 대중음악의 세계를 넘나들며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국악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김영동씨는 한결같이 “우리의 국악이 절대 서양 클래식이나 뮤지컬에 뒤지지 않는 다양한 레파토리와 풍성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한달 째 국악당에서 경기도립국악단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씨는 이번 공연에 대해 “초연때에 비해 편곡되는 부분이 많으며 보다 입체적이고 영상미가 강조됐다”고 설명한다.
실제 이번 공연에서는 극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스틸, 슬라이드, 모션픽쳐 등 다양한 영상 기법이 동원된다.
또한 김영동씨와 호흡을 맞추며 ‘토지’의 가사를 맡고있는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이승하씨의 도움으로 초연 때에 비해 곡과 테마도 훨씬 많아져 곡의 구성도 튼튼하다.
김씨는 “이번 공연에서는 약 26~27개의 곡이 연주될 것이며 앞으로 있을 공연에서는 더 많은 곡들이 만들어 질 것”이라며 “3회, 4회 공연에서는 각 인물마다 테마가 정해질 수 있도록 계속 작곡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작곡가 김씨는 “이번 토지 공연은 광복의 의미와 더불어 우리음악과 문화의 ‘중심찾기’에 더 큰 의미가 있다”며 “특히 국악이 우리것의 중심에 서길 바란다”고 이번 공연의 성격을 강조한다.
“대부분 국악으로 하는 것은 모두 시도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 고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 이번 ‘토지’는 음악의 범위를 정해놓지 않았다”고 덧붙인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우리극을 서양 뮤지컬에 비교해 평가하지 말아달라”며 “‘토지’는 우리극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오케스트라와 합창, 연기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좋은 예감이 든다”고 환하게 웃는다.
■ 김영동
1975년 서울대 국악과 졸업
1982년 대학민국 작곡상 수상
1988년 독일 베를린자유대 비교음악학 수학
1985, 1992년 대종상 영화 음악상 수상
1986년 벨기에 국제영화제 음악상 수상
1993년 아시아, 태평양영화제 음악상 수상
1993~현재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 지휘자
1998년 대한국인 안중근(연극음악)
1999년 바람의 소리(음반)
관현악곡 ‘매굿’, ‘단군신화’ 작곡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