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부총리 땅 투기의혹 얼룩
경제수장의 신임이 바닥에 떨어졌다.
지난 한 주 동안 신문지상과 인터넷 상에서는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땅 투기 의혹으로 얼룩졌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했던 이 부총리가 땅 투기 의혹에 휘말렸다는 것에 국민들은 ‘고양이에 생선을 맡긴 셈’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더욱이 지난 1일 3·1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오후에 국회의원들과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져 도덕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는 이 부총리에 대해 신뢰를 아끼지 않았다.
“경제정책은 일관성이 중요하고, 이 부총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힘을 실어줬다.
청와대가 이 부총리에 대해 사실상의 ‘면죄부’를 준 셈이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한 과열 비난 여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앞으로 경기활성화를 위해 이 부총리가 짊어지고 있는 일들을 생각하면 청와대 입장도 이해할만하다는 여론이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이헌재 부총리는 청와대의 신임을 얻어서인지는 몰라도 퇴진해쪄磯募?여론에도 불구하고 부총리 자리에서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부총리의 기자회견이후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 네티즌들의 반응은 더욱 냉담해졌다. 기자들의 거듭된 의혹에 대해서도 이 부총리는 ‘잘 모른다’, ‘편법할 의사가 없었지만 시비에 휘말리는 것은 유감’이라는 식으로 답을 회피해 더욱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대통령은 이헌재 부총리와의 전쟁을 선포하라’는 민주노동당의 논평, ‘이헌재 경제부총리 스스로 용퇴해야’ 한다는 참여연대 논평, 그리고 ‘위장전입에 명의신탁, 이 부총리는 자진사퇴하라’는 경실련의 기자회견 등 정당·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 시민단체 “투기사령탑 전면교체”
민주노동당은 지난달 28일 경제민주화운동본부 명의로 논평을 내고 “투기사령탑을 전면 교체해야 할 것”이라며 “이헌재 부총리 부부는 서울 한남동, 경기 광주, 충북 충주 등 전국의 임야, 논, 밭, 빌라, 오피스텔 등 다양한 부동산에 여러 차례 투자, 수십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고 부동산 매입과정에서 위장전입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부총리는 자신의 장남과 장녀의 재산胄낯?거부했지만 관보에는 이런 사실이 누락된 것으로 밝혀지는 등 의혹의 범위가 가족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총리는 그동안 지급불능 상태에 빠져 현행법상으로도 파산 및 면책(빚 탕감)이 가능한 국민기초생활자, 학자금 대출자 등 저소득 신용불량자에게 빚 탕감 등의 적극적인 채무조정이 도덕적 해이라며 일축했다”며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자신의 의혹에 대해 관대하고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는 이 부총리가 생계형 신용불량자의 채무 문제에 관해 도덕적 해이를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참여연대 맑은사회만들기본부도 28일 논평을 내고 “이헌재 부총리는 경제부처 수장으로서 도덕적 정당성을 상실했다”며 “스스로 용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제부총리가 불법적 행위를 통해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어떻게 정부경제정책에 신뢰를 보낼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하며 “이 부총리는 이해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벤처기업의 주식을 취임 후 1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고, 취업청탁 문제, 취임전 고액의 자문료 수수 등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여 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실련도 지난 2일 오전 이 부총리 자진사퇴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위장전입에 명의신탁, 이 부총리는 자진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회견에서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와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청와대 역시 이 부총리의 과실에 대해 정확한 사실 조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김세호 건교부차관 등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공직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부동산투기를 발본색원할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임대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측도 “주거 안정을 지키는 첫번째 조건은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부터 막는 것”이라면서, “땅 투기와의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대통령의 뜻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정책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 재경부 홈페이지 비난 글 봇물
공직자재산이 공개된 지난달 25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재경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대부분 이헌재 부총리를 비난하는 글이 봇물이다.
“장관님이 작년말에 그토록 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에 반대하시면서 그들에게 1년간만 더 집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하실 때 저희들은 도저히 장관님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윱蔑구庸?“언론의 보도가 맞다면 장관님이 바로 1가구 3주택이시더군요”, “이헌재씨 이제 국민들도 부동산투기 해도 되지요”라며 비꼬는 말 등 이헌재 부총리를 질타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또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이 부총리가 도적적 타격으로 직무수행이 어렵다는 의견이 80%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노한 여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시민단체 등을 통해 이헌재 부총리의 부동산 투기에 대해 새로운 의혹들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세 방안을 유예하고, 골프장을 지어서라도 건설 경기를 부양하자고 했던 이헌재 부총리의 발언이 왜 나왔었는지, 서민들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헌재 부총리는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정책이나 주택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분노한 여론은 ‘과연 믿을 수 있을까’라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