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나에게 준 그 어떤 것도 귀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오늘도 나는 그대의 선물에 눈이 멀고 귀가 먹는 것이랍니다 (김종재의 ‘선물’중)
잊을 수 없는 따뜻한 기억으로 남은 선물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몰래 건내 준 선물 등 진솔하고 아름다운 추억과 사연을 상현동과 성복동에 사는 주부 8명과 함께 나누어 보았다.
■ 사회: 박숙현(용인신문 사장)
■ 진행: 박남(용인신문 수지지사 본부장)
■ 주제: 선물
■ 대담자: 1. 안동숙(41, 상현1통) 2. 하경자(50, 성복동) 3. 이선임(50, 성복동) 4. 김성옥(47, 성복동) 5. 조현숙(46, 성복동) 6. 윤연주(44, 상현1통) 7. 유선희(38, 상현1통) 게스트. 황도영 대장(37, 상현1통)
박숙현: 다들 꽃구경은 다녀오셨습니까? 선물이라고 하면 여러 가지 추억과 즐거운 사연들이 있겠지요. 그중에서도 가슴에 남는 선물이 있으신지요?
황도영: 얼마 전에 동서가 어린 조카들 때문에 바쁜 중에도 비즈공예를 배워 저에게 귀걸이와 팔찌를 선물해줬어요. 그런데 제 성격이 좀 무뚝뚝한 편이라 고맙다는 말을 못했어요. (팔찌 보여주면서) 이쁘지요? 동서 고마워!
윤연주: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은 나의 아들 둘이에요. 요번 화이트 데이 때 큰 아들이 자기 여자친구와 커다란 초코렛 바구니를 선물했어요. 선물 받을 때는 “뭐하러 이렇게 비싼걸 선물하냐! 너희 부모님께는 선물했느냐”고 야단했지만 내심 매우 기쁘고 대견했어요.
유선희: 중학교 때 뜨개질을 배워 처음으로 엄마의 스웨터를 짰어요. 엄마에게 스웨터를 선물했는데 이제는 늘어나고 색이 바랬는데도 가지고 계세요. 이제 낡았으니 버리라고해도 “자식이 준 것이라 어느 옷보다 소중하다”시며 버리지 않으세요. 얼마 전 아들이 저에게 스타킹 한박스를 선물해줬는데 ‘우리엄마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겠구나’라고 느끼게 되더라구요.
안동숙: 전 남편에게 한번도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몇 년전 남편과 심하게 다투고 난 뒤 남편이 목걸이를 선물해줬어요. 그 이후에는 역시 선물 받은 적 없고요. 다음에 또 한번 싸워 선물을 받아볼까 해요!(웃음)
하경자: 전 애들에게 ‘선물’보다 ‘돈’으로 달라고 해요. 그래야 내가 갖고 싶은 것으로 살 수 있잖아요.
이선임: 그래서 돈으로 달라는건가요? 선물로 하면 자식들이 큰걸로 해야하니 부담될까 그러시는거지요.
하경자: (웃음) 부모마음이 다 그렇지요. 선물로 하면 작은 것 할 수 없어 큰 걸로 하게 되고 그럼 부담이 되니까 돈으로 하라는 것이지요. 그래도 다들 선물로 사다주네요,
조현숙: 전 지금 6학년인 늦둥이 아들이 있어요. 아들이 2학년 때 자기 용돈을 모아 생일선물로 금반지를 선물해 줬어요. 이 반지는 절대 빼지 않을 생각이에요.
김성옥: 저희 남편은 5형제 중 둘째에요. 동서가 넷이지만 저랑 잘 맞는 동서는 셋째 동서에요. 얼마 전에 동서랑 마트에 가게 됐는데 내 옷을 사면서 동서 옷도 사줬어요. 제가 “다음에 더 좋은 옷으로 사줄께”했더니 동서가 “다음에는 제가 사드릴께요”하더라구요. 동서가 얼마나 이쁜지 몰라요. 오늘 음식 정말 맛있는데 다음에 동서 데리고 와서 같이 먹어야 겠어요.
이선임: 전 아들 하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아들이 집안일에서부터 엄마 옷, 핸드백까지 다 챙겨주는 딸 같은 아들이에요. 얼마 전 아침에 아들이 일어나자마자 “이 여사는 나의 동반자~”라며 노래를 불러줬어요. 그 노래가 어떤 선물보다 참 행복했어요.
박숙현: 어떤 날 누군가에게 꼭 해주고 싶은 선물이 있잖아요. 받고 싶은 선물도 있고요. 그 게 무엇이고 이유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안동숙: 시골에 갹?양쪽 부모님 집을 다시 지어드리고 싶어요. 아직 능력이 안되지만 되도록이면 빨리 집을 지어드리고 싶어요.
하경자: 아들이 대학을 졸업했는데 5년 후에 자기 가게를 차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지요.
유선희: 발렌타인 데이 때 남편과 아들 둘의 선물을 챙겨본 적이 없는데 남편과 아들들은 화이트 데이를 꼭 챙겨줬어요. 내년에는 꼭 챙겨줘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윤연주: 저는 결혼하기 전까지 할머니랑 같이 살았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한번도 제사에 참석하질 못했어요. 올해는 꼭 참석해 볼려고 해요.
황도영: 애가 셋인데 둘째가 항상 첫째와 셋째 사이에서 치이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았어요. 그래서 둘째를 위한 적금을 들어놨어요. 다음에 다 크고 나면 줄려고요.
박숙현: 처음 받은 선물이나 준 선물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신지요? 잊지못할 에피소드도 있을텐데 이야기 해주시겠어요.
윤연주: 처음 시집가서 시어머니께서 사주신 스웨터와 첫 생일상이 기억에 남아요.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주신 생일상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지금은 나이가 많이 드셔서 돈으로 주시지만 결혼해서 15년동안 한번도 빠지 않고 생일상을 차려주셨어요. 여기 한정식이 너무 맛있지요? 다음 생일때는 어머님 모시고 여기와서 먹어야 겠어요.
김성옥: 20년전 생일날이었는데 평소에 무뚝뚝한 남편이 진주귀걸이를 사온 거에요. 제가 선물 사왔는데 아는 척도 안하니까 맘이 상했는지 집어 던지고 가더라구요.(웃음)
안동숙: 시어머니께서 농사만 지으시다가 면사무소에서 한과만들기 부업을 하시게 됐어요. 거기서 받은 돈으로 며느리 셋에게 4만원씩 용돈을 주셨어요. 액수에 상관없이 어떤 선물보다 귀한 것이에요.
박숙현: 선물을 할 때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비법이나 나만의 방식이 있으신지요? 있다면 한마디씩 해주시지요.
유선희: 애가 초등학교 때 엄청난 장난꾸러기였어요. 선생님이나 다른 부모들 만나기가 얼마나 미안했는지 몰라요. 그래서 선생님께 어떤 보상을 해야 하지 않나 고민하다 농사도 짓는데다가 주부인 선생님 생각해 고춧가루와 깨를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손질해서 선물했어요. 선생님께서 “지금까지 받은 선물 중에 어떤 선물보다 가슴에 와 닿는 선물이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황도영: 저도 비슷한 경우인데요, 아이들의 선생님께 선물이나 촌지보다 직접 농사지은 쌀과 곡식들, 야채를 가지고 식사를 대접하니까 선생님들이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어떤 물질적인 것보다 정성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조현숙: 맞아요. 정성이 들어간 선물이 어떤 비싼 선물보다 소중한 것 같아요. 전 뜨개질을 해서 남편의 차 커버를 만들어 줬는데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박숙현: 마음의 선물부터 기억에 남는 선물까지 다양한 이야기에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제도 독자로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정리/우한아, 사진/박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