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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의 아침산책/ 선생님

용인신문 기자  2005.05.13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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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즈음해 풍덕천 2동 삼성5차 아파트 총통장 김정희씨와 가족처럼 함께 지내는 주부 11명을 만나 선생님과 관련된 애틋한 사연과 가슴 아팠던 기억을 들어보았다.

■사 회: 박숙현(용인신문 사장)
■진행: 박남(용인신문 수지지사 본부장) / 김정희 (삼성 5차 아파트 총통장)
■대담자: 1. 정필자(42) 2. 김정희(48. 게스트) 3. 이병복(39) 4. 조양희(44) 5. 배순득(35) 6. 김성미(37) 7. 김선양(36) 8. 김진희(36) 9. 박계영(57) 10. 조영애(70) 11. 장혜자(60) 12. 최정임(42)

박숙현: 스승의 날을 맞아 ‘선생님’ 하면 떠오르는 아련한 추억과 재미난 일들이 많이 있을텐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지요.

이병복: 중학교 때 영어선생님이 저를 매우 귀여워 하셔서 생각이 참 많이 나요.
다른 반 선생님은 시험 전에 예상문제 알려주면서 공부시켰는데 우리 영어선생님은 철저히 암기하도록 하셨어요. 만약 시험 결과가 좋지 않으면 벌을 세우시거나 작은 자로 무릎을 때리셨는데 하나도 아프지 않고 오히려 애정을 느꼈지요.

박계영: 고등학교 때 지리선생님을 아주 좋아했어요. 시험만 보았다 하면 100점이었죠. 덕분에 다른 과목은 잘 못봤어요.(웃음)

김정희: 아! 그래서 지금도 모르는 곳이 없으시군요! 지리에 너무 훤하셔서 왜그런가 했지요.

박계영: 근데 지리선생님이 제 맘을 아셨는지 저한테는 관심을 안주고 다른 학생한테만 잘해주셨어요. 얼마나 서운했는지 몰라요!

정필자: 선생님에 따라 아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를 경험한 적이 있어요. 저희 애가 중학교 2학년인데 1학년 때 같은 반에 장애인 학생이 있었어요. 선생님께서 아버지처럼 돌보시고 다른 학생들이 놀리거나 혹시 상처를 줄까봐 항상 쉬는 시간마다 교무실로 데려가서 아이에게 물어보고 용기를 주셨어요. 다른반 학생들까지도 그 모습에 이 학생에게 조심스럽게 대했지요. 지금 그 학생이 얼마나 용기있게 생활을 하는지 몰라요. 요즘 시대에 보기 힘든 선생님이세요.

최정임: 고등학교때 중성적인 화학 선생님이 있었어요. 다들 그 선생님의 목소리를 아주 싫어했는데 특히 수업시간에 어떤 특정한 숫자로 문제를 풀도록 해 다들 공포에 떨었어요.

김선양: 고향이 전라도인데 초등학교 때 한학년에 한반밖에 없는 작은 시골학교를 다녔어요. 전 소풍가서 보물찾기에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는데 선생님체?안타까우셨는지 발밑에 보물을 숨겨놓고 발을 움직이시면서 저에게 계속 눈치를 주시더라고요. 근데 제가 모르고 그냥 지나갔어요. 선생님께서 지금까지도“앗따! 가시네야 그리 눈치가 없다냐”고 말씀하세요.

김진희: 아이들은 사랑을 많이 받은 만큼 긍정적이고 믿는 만큼 스스로 자라지요. 보시다시피 전 이마가 아주 넓은데 선생님이나 가족들이 항상 이쁘다고 해 한번도 이마를 가려본적이 없어요. 중학교 때 저 뿐만 아니라 인기좋은 노처녀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선생님은 만화책을 보다 걸리면 만화책 전편을 빌려오라는 벌을 주셨고 껌씹다 걸리면 껌 한통 사오기, 수업시간에 도시락 먹다가 걸리면 다른 선생님께 이마에 도장 받아오기 따위로 참 재밌으면서 현명한 벌을 주셨어요. 다음에 선생님을 만나면 여기 음식맛이 좋으니 대접해드리면서 결혼은 하셨는지 물어봐야겠어요.

조영애: 전 큰애가 3학년일때 외국으로 나가 일을 했어요. 그래서 선생님을 찾아뵙거나 인사를 드리지 못했지요. 스승의 날이나 어떤 날이 되면 선생님께 꼭 편지를 써서 보냈어요. 선생님들이 항상 답장을 보내주셨고 아이들도 정성으로 돌봐주셨어요. 덕분에 아이들이 잘자랐지요.

박숙현: ? 아름다운 추억도 있고 인상깊은 사연도 많군요. 지금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나 교육에 몸담고 있는 선생님께 하고 싶으신 말씀이나 당부사항이 있으시다면.

장혜자: 79년도에 아이가 1학년에 입학했는데 학부모회에서 회장으로 뽑혔어요. 그때만 해도 선생님께 촌지를 드려야 한다고 해 매달 선생님께 돈을 보내드렸지요. 그런데 2학년때 그선생님이 또 담임이 된거에요. 전 학부모회에 안들어갔고요. 그래도 안드리기가 불편해 2번정도 드리고 안했더니 전화를 하신거에요. “주시는 돈으로 곗돈 붓고있는데 왜 돈 안주냐”고요.지금 딸이 “선생님께 촌지를 드려야 되냐”고 물으면 “필요없다”고 말해줘요.

배순득: 아이들에게 사소한 일이라도 자신감을 키웠으면 해요. 제가 조금 소극적이고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잘 못해요. 초등학교 3학년때 일인데 장학사가 온다고 해 음악연습을 했어요. 시간이 촉박해서 급했던 선생님께서 저에게 “넌 노래부르지 말고 입만 움직여라”하고 말씀해 그이후 노래를 잘 부르지 않게 됐어요.

조양희: 큰애가 3학년 때 자모회 회장이었는데 담당 선생님께서 애들 간식을 ‘파전’으로 해달라고 할 만큼 권위적이셨어요. 제가 생각해보니 애들튼都?떡볶기나 김밥이 난 것같아 그걸로 만들어다 줬지요. 나중에 선생님께서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전 엄마들이 선생님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선생님을 무서워하거나 어려워만 말고 특히 선생님을 깍아내리려고도 말고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행동했으면 좋겠어요.

김성미: 성격이 소극적인 편인데 초등학교 4학년 때 선생님이 전근을 오셨어요. 어느날 수업이 끝났는데 남으라고 하시더니 “넌 잘할수 있으니 앞으로 남아서 나머지 공부를 함께 하자”고 하셨어요. 일주일 동안 선생님과 공부를 더 했는데 선생님께서 “이제 잘할수 있으니 혼자서 공부해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이후 자신감을 키워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덕분에 대학도 좋은 곳에 입학했고 교직생활도 했고요. 전 말썽쟁이가 더 정이가고 마음이 가요. 선생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되고 비전이 되고 아이들을 발전시킬수 있거든요.

박숙현: 학창시절에 만난 선생님도 있지만 사회에서 만난 선생님도 있을텐데 그분들에 얽힌 이야기는 없으신지요.

김진희: 아파트 근처에 지구촌 태권도학원이 있는데 주부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태권도를 가르쳤어요. 사범이 홍콩에서 10년정도 생활하고 돌아온 분이었는데 봉사가 몸에 배여있더군요. 덕분에같이 태권도에 다니던 12명 엄마들이 모두 검은띠를 땄어요.

김선양: 제가 객지에서 혼자 오래 생활했는데 그때 나이차가 10살정도 나는 사촌오빠가 붓글씨로 살아가야 하는 도리에 대해 적어보내줬어요. 혼자 살면서 흐트러지지 않는 큰 힘이랍니요.

박숙현: 여러모로 귀감이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다시한번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장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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