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러 공익광고나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일반인에게 외국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는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것 같다.
지난 일요일에 용인에서 수원터미널로 가는 버스에서 외국인 이주노동자로 보이는 한 분이 기사에게 자신의 목적지를 물었고 버스 기사는 그곳에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어를 잘 알아듣지 못했는지 이주노동자는 내리지 않았고, 기사는 그대로 출발했다.
한 정거장을 간 후에 그 이주노동자는 다시 가는 곳을 말했고 버스기사는 안가니까 내리라고 했다. 그 사람은 계속 가는 곳을 말했는데, 기사는 그때부터 내리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 상황이 얼마쯤 지속되고, 그 이주노동자는 자신이 가려는 곳으로 가는 버스가 아니니 돈을 돌려달라고 말했다. 기사는 그 때부터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욕을 하기 시작했다.
이주노동자가 내리지 않고 있으니까 버스 문을 닫고 출발하다 다시 멈추자 이주노동자가 내렸는데, 내리고 나서 무슨 말을 했던 모양이다. 그때부터 버스 기사가 아예 버스에서 내려서 그 사람을 향해 발길질을 하고 심한 욕과 함께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 시간이 꽤나 길윱?것 같다. 일요일 오후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던 시내에서 일어난 일이다.
난 우선 아직도 환한 낮에 그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놀라웠고,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곳에서 그런 일을 당한 이주노동자의 상황이 안타까웠다. 만약 내가 아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낯선 곳에서라도 그런 일을 당한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았다. 아주 잠시라도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런 행동을 취한 사람의 가족 중 한 사람이 다른 나라에 가서 그러한 대접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한명의 사람을 그런 식으로 대할 수 있었을까. 그 사람이 과연 이주노동자라는 신분이 아니었다면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을지 아닐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물론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보고만 있었던 나도 그 기사보다 나을 것은 하나도 없으나,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알리는 것이 그 당시의 비겁함을 조금이나마 씻어낼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