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달린 개
한 태 호
우리 정원에 개가 짖는다. 내가 책이니? 아니. 내가 연필이니? 아니. 그럼 내가 조약돌이니 물이니? 물에 젖지 않는 바위지. 나무? 불? 불에 붙지 않는 나무이기도 해. 그럼 내가 좋은 사람이니 나쁜 사람이니? 너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해. 왜? 나쁘면서 좋은 사람은 없으니까. 그는 그림자에 풀무질 하면서 묻는다. 그럼 너는 그림자니 불이니? 붉은 눈섶은 잠시 망설이다가 나야 태양 방패지. 붉은 핏물로 솟구치는 페가수스(Pegasus)가 다시 묻는다. 나는 날개 달린 새니 날개 없는 개니? 그는 고개 떨군 체 침묵한다. 개는 날개 있어 불편하고 새는 날개 없어 불편하다. 그러나 새가 날개를 개에게 주고 개가 사족(四足)을 새에게 주면 모두 편안하다. 서로 모르는 선물은 고맙기만 하잖아. 그의 존재론이 연기처럼 낮게 퍼진다.
■약력
전 관동대 교수
문학비평가(시와 세계 등단)
용인문학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