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국가유공자 김풍래(79세)(사진)
6월6일 제50회 현충일을 맞아 더 없이 슬픈 인생의 쓴맛을 느끼고 있는 국가유공자 김풍래(78세)옹.
김 옹은 최근 까지만 해도 행복한 인생말년을 살고 있었다. 국가유공자로 평생 취직한번 못했었지만, 건실한 아내 덕에 쥐꼬리만한 연금을 합쳐 건실한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가 약 15년 전 아내와 사별 후,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소개로 만난 H(57)씨와의 동거생활에 들어갔다. 그리고 2년 후 혼인신고를 했고, 무려 15년간 새로운 결혼생활을 유지했다는 것.
적은 연금이지만 포곡면에 위치한 S아파트 24평짜리에 살며, P초교에서 무려 7년간 서예와 예절교육을 시킬 정도로 사회참여와 건강을 유지해왔다. 김 옹은 각별히 건강 유지를 위해 매일 자전거를 타는 등 21살 연하인 젊은 아내를 의식해 나름대로 신경을 써왔다고 회고했다.
문제는 지난해 7월 부인 H씨가 김 옹 명의의 아파트를 자신 명의로 이전을 요구했다는 것. 이에 김 옹은 H씨가 약간의 돈을 대출받기 위해서라는 말과 15년을 같이 살았기에 아무 의심 없이 명의를 이전해 주었다는 것.
그리고 부인 H씨는 지난 4월 21일 김 옹이 잠든 사이 야밤에 잠적, 소식이 끊긴 상태다. 이후 확인해보니 아파트를 담보로 이미 6500여 만원을 대출 받았고, 통장에 남아있던 200여만 원까지 몽땅 인출해간 상태다.
그는 “국가유공자인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 수 있냐”며 지난 8일 오전 본사 편집국을 찾아 하소연 했다. 대출을 해준 모 보험회사에서 7월말까지 원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차압이 불가피하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고, 그렇게 되면 영락없이 거리에 나앉게 된다는 것.
김 옹은 “만약 집도 절도 없이 쫓겨나게 된다면 자살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매월 29만원씩 나오던 연금도 미리 500만원을 대출받아 썼기 때문에 한달에 10여만 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옹은 휴전 직전인 1953년 철원 884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행정병이면서도 선발대를 자처했고, 임무를 완수하고 내려와서야 총탄에 맞은 사실을 알았다고. 그 후유증 때문에 지난 3월에도 용인 K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40여일을 입원했었다는 것.
김 옹은 부인 H씨가 떠난 후 아파트 CCTV를 확인해본 결과 이미 일주일 전쯤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에 어떤 남자와 함께 짐을 끌어내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며 씁쓸해 했다.
이에 용인경찰서 수사과에윱?부인 H씨에 출석요구를 한 상태지만,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계획적인 잠적이라는 확신 때문인지 김 옹은 부인에 배신감과 함께 앞으로의 인생이 막막할 뿐이라고. 그나마 모 연구단지의 박사라는 아들조차 사업에 투자했다가 망해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말하는 김 옹.
그에겐 지난 6일 제50주년 현충일조차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었고, 오히려 고통스럽고 쓸쓸하게만 느껴졌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