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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세상/개똥녀(개똥아가씨)

용인신문 기자  2005.06.10 14: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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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안고 있던 애완견이 지하철에서 실례를 했다. 난감했는지 창피했는지 이 여성은 이것을 치우지 않고 허겁지겁 내려 버렸다. 그리고 그 배설물은 한 할아버지 승객에 의해 치워졌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상적인 사건이다. 그런데 이 일상이 사진으로 찍혀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과 욕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애완견을 안고 있던 여성을 네티즌들은 `개똥녀`$$`라고 부르거나 ‘개똥아가씨’라고 부른다. 디지털카메라로 찍힌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이 여성의 에티켓 없음을 댓글을 통해 계속 비난을 가하고 있다.

네티즌들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개똥녀’와 관련해 상반된 두개의 목격담이 퍼 날라지고 있다. 그 중 하나는 현장 사진을 찍은 A씨가 올린 글이고 다른 하나는 문제의 주인공 바로 옆에 있었다는 B씨가 쓴 글이다.

A씨는 개똥을 치우라는 주위 사람들에게 아가씨는 “흥”하고 콧방귀를 뀌더니 강아지를 보고 웃으며 ‘까꿍’까지 했다고 한다. 주위에서 사진까지 찍자 벌떡 일서더니 옆의 중년 여인에게 “아줌마, 개 처음봐요?”하고 지하철에서 내리며 “쌍×아”하고 욕설까지 해댔다는 것이다.

그러나 B씨의 글은 다르다. 가방과 짐을 들고 서 있는데다가 강아지가 설사를 하자 그녀는 무척 당황했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이 자리를 내주고 휴지를 건네줘서 강아지의 항문을 닦고 있는데 뒤에서 사진을 찍은 남자가 큰 목소리로 다그쳤다는 것이다. 그 여자는 강아지를 쓰다듬기만 했을뿐 ‘까꿍’ 같은 말은 하지 않았고 지하철 문이 열리자 얼른 나가버렸다고 한다. 옆의 아줌마한테 안 좋은 소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마녀’인지 ‘개똥녀’인지 그렇게 말할 상황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누구의 말이 사실에 가까운지는 차치하고 현장상황이 머리에 그려보는 것은 어렵지 않게 됐다.

이번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애완견에 대한 법규 준수 문제다. ‘개똥녀’로 지목된 여성처럼 현행 철도법에 엄연히 지하철에는 개를 데리고 탑승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도 개를 데리고 타지 않았다면 이번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 지하철에서 일부 애완견은 배설물을 쏟아내는가 하면 소음공해도 일으키면 지하철 승객들의 불쾌감은 최고조에 달할 것은 자명하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번 ‘개똥녀’사건. 인터넷의 혜택을 만끽하고 있는 우리사회가 인권의 사각지대는 아닐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사건이기도 하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익명으로 글을 올린다. 그 글들은 남을 맹목적으로 비난하기 일쑤고 다분히 감정적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인권을 침해 할 얼굴사진을 퍼 나르는 일은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 네티켓을 지키지 않는 이런 행동은 그들이 비판하는 ‘개똥녀’와 무엇이 다른지 알 길이 없다. 이번 사건도 현장에 있었다고 하는 사람들의 글이 상반된 것처럼 사건의 실상이 매우 애매모호할 수 밖에 없는 경우다. 이 여성이 정말 파렴치한 여성일 수도 있고, 너무 황당한 나머지 뒤처리 할 경황이 없이 도망치듯 자리를 떳을 수도 있다.

한 네티즌은 이번 일과 관련 "공중도덕 예절에 대한 경각심 차원에서 (사건을) 고발하고 일깨우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그 의도를 존경하고 가치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마지막에 좀 더 신중(얼굴 모자이크처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오프라인의 공중도덕 에티켓이 소중하다는 걸 아는 수준 높은 시민들답게 기본적인 인권도 소중히 여길줄 아는, 네티켓도 지킬줄 아는 누리꾼들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