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적인 진행…도시기반시설 절대부족한 기형도시 전락
두가지 큰원인…업체의 사업성위주의 개발과 제도적 미비점
향후 10년내 인구 100만 거대도시 성장…난개발방지대책 시급
난개발로 인해 몸살을 앓고있는 용인서부지역의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 모색이 급류를 타고 있다. 본지를 비롯한 지방일간지, 중앙일간지 등 국내 굴지의 언론사에서 기획시리즈로 이 지역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고 용인시, 경기도, 건교부 등 관계기관도 최근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 해결책을 찾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동안 용인서부지역에서 빚어졌던 난개발의 현황과 원인 등을 재점검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8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진행되던 용인서부지역의 택지개발은 90년대 들면서 급격히 늘어났다. 이미 개발됐거나 현재 개발을 추진중인 곳은 모두 18곳이나 되고 면적도 분당신도시와 맞먹는 규모인 450만여평에 달하고 있다. 이에따라 90년대 초 인구 20만명에 불과하던 용인시는 최근 수지, 기흥, 구성 등 서북부지역의 급성장과 함께 인구 40만에 육박하는 중급도시로 성장했고 향후 10년내로 인구 100만 가까운 거대도시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개발이 무차별적이고 급격히 진행된 탓에 서부지역은 도로,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 시설은 물론 교육, 의료, 문화 등 주민편의시설이 절대부족한 기형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게다가 자족을 위한 산업시설은 전무한 실정이다.
또 이지역 전역에서 아파트 건설이 마구잡이로 이어지면서 공사현장에서 쏟아지는 비산먼지와 소음,공사차량들의 질주로 인해 사고우려는 물론 지역주민과 건설업체간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개별업체들의 무차별적이고 산발적인 개발과 차익만을 노린 채 수십만평 정도의 소규모 택지개발을 자행하는 공기업의 횡포가 빚은 합작품에 주민들의 생존권만 위협받고 있는 것이 이곳 현실이다.
시에 제출되는 집단민원의 대부분은 아파트건설로 인해 받고 있는 주민들의 피해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거나 도시기반시설 부족에 따른 불편과 불만을 해소해 달라는 것들이다. 시가 그동안 뒷짐만 진 채 방관한 난개발의 극심한 후유증과 대가를 주민들이 치루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개발이 거의 완료된 수지1, 2지구 외에도 수지읍 상현리, 신봉·성복리 일대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죽전지구와 동백지구는 개발 획이 승인된 상태다. 또 구갈 3지구 등 현재 토지보상중에 있는 일부 택지개발지구는 이를 마치는데로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영신지구(기흥읍 영덕리·신갈리 일원 60여만평) ▲서천지구(기흥읍 서천리 일원 40여만평) ▲보라지구(기흥읍 공세리 일원 30여만평) ▲동천2지구(수지읍 동천리 일원 27만평) ▲보정지구(수지읍 풍덕천리· 구성면 보정리 일원 60여만평) 등 서부지역 전역에서 무더기 택지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과정에서 시가 입안한 도시기본계획안과 이들 공기업이 추진하는 개발 예정지가 상당부분 일치해 로비의혹마저 일고 있다.
■서부지역 난개발의 원인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업체의 사업성위주의 개발과 제도적 미비점이 그것이다. 용인서부지역은 이 두가지 요인이 절묘하게 궁합(?)을 맞춰 빚어낸 최악의 작품이다. 용인지역 난개발의 시작은 준농림지역 규제완화에서 출발한다. 지난 93년 이후 국토이용관리법이 전면 개편되면서 반드시 필요한 경우 외는 개발을 허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고 개별업체들의 산별적인 고층아파트 건설이 시작됐다. 이후 난개발의 문제가 부각되자 정부는 이듬해 6월 ‘준농림지역 운용관리 및 취락지구 개발계획 수립지침’을 제정하는 등 일부 보완책을 마련했으나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난개발 현상은 준농림지역에서의 개발행위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유도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했다는데서 기인하며 근원적으로는 도시지역(도시계획법)과 비도시지역(국토이용관리법)을 분리해 국토공간을 관리하는 이원화된 현행 공간계획체제에서 비롯됐다.
여기에다 95년 이후 분당, 일산 등 5개 신도시 건설사업이 마무리되자 또 다른 주택건설 사업후보지를 물색하던 업체들은 서울에 인접해 있으면서 접근성이 용이한 용인서북부지역을 최적의 후보지로 꼽았다. 이미 거대 신도시가 형성된 분당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수지지역은 도시기반시설에 대한 아무런 투자없이도 분당의 시설을 무임승차할 수 있고 부지구입비용조차 저렴해 업체들에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각됐다. 이로 인해 형성된 곳이 인구 10만에 극장 하나없는 거대 기형도시 수지다.
■문제점
충분한 검토없이 사업성 위주로 개발을 시작한 업체들은 수지지구를 비롯한 인근 아파트 건설지역 준농림지와 자연환경을 마구잡이로 훼손했고 도로,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은 염두에 조차 두지 않았다. 이에따라 출퇴근 러시아워에는 풍덕천 사거리, 수지읍 사거리를 비롯한 수지지역 도로전체가 극심한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다 죽전지구, 신성지구 등 현재 추진중인 택지개발지역의 개발이 완료되면 폭발적인 인구유입에 따른 교통량 증가로 상황은 더욱 나빠지게 된다. 인근 기흥, 구성지역의 아파트 건설마저 완료될 경우 이 일대 도로는 교통지옥을 방불케 할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삶의 질 또한 전국 최하위를 맴돌고 있다. 서울 사당, 영등포 등 주요 노선을 오가는 대중교통편은 신설조차 돼 있지않고 전반적인 대중교통시설마저 부족해 주민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행정과 치안인력은 턱없이 부족, 폭증하는 민원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주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문화시설이나 쇼핑공간 하나 없어 주민들은 인근 분당이나 수원, 서울로 원정쇼핑이나 공연관람을 가고 있다.
지난해 말 주공측이 전국 30여개 주요주거지역 100개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환경친화형 주거단지평가에서 최저등급(4등급) 밖의 점수인 58점을 얻는데 그쳐 최저 등급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책
최근들어 용?서부지역의 문제점이 언론이나 매체를 통해 부각되면서 문제해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건교부와 경기도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고 용인시의 광역신도시 개발요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용인시는 ‘광역신도시’개발을 위해 필요한 광역도로망, 상·하수도, 쓰레기처리시설 등의 건설을 위한 국·도비 조기지원을 경기도에 건의했다. 예강환시장은 광역신도시 개발계획이 수립되기전에는 이미 개발승인이 난 죽전지구와 동백지구를 제외한 타지역의 개발계획 승인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제도적 보완도 시급하다. 난개발방지를 위한 준농림지역의 밀도와 층고규제를 한층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도시지역과 준농림지역이 동일한 행정구역안에 있는 도시의 경우 계획적인 토지이용계획 수립이 가능토록 도시계획구역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용인시 이종익 도시과장은 "현행 택지개발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선계획 후개발’기조하에 광역교통시설 확충이 가능한 규모의 신도시 개발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발정책이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바로 용인시가 서부지역 난개발 해소를 위해 상부기관에 요구하고 있는 해결책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