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in Film(7) - 유니버설 디지인
이번호에는 패션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21세기 사회는 노령·장수화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사회의 전 분야에서 그 대응이 재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한다, 편하게 한다’는 개념의 유니버설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처음에는 건축에서 시작하었지만 이제는 생활전반에 적용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론 메이스에 의하면 유니버설 디자인은 ‘개조할 필요나 특별한 고안 없이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제품과 환경의 디자인’으로 정의한 바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20세기 후반 이후 경제·사회 변화에 따라 지구촌이 하나의 시장으로 등장하면서 세계화 시장의 소비자들은 언어, 문화, 소비, 경험, 전통적 디자인 등과 관련하여 그 유형이 더욱 다양해졌다.
따라서 개인의 신체능력, 각 지역의 성향 그리고 취향이라는 개인의 다양성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요구로서 부상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20세기 디자인에는 산업과 기술의 혁명이 있었지만 21세기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혁명이 필쳬求?
유니버설 디자인은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디자인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소비자가 왕인 시대에 다양한 소비자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최고의 품질경영 전략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노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국가다. 노령화사회의 급진전으로 1970년 이후 평균수명이 연평균 0.5세씩 증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2000년이 되면서 거의 75세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렇듯 향후 노령화 시대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노인과 장애인을 배려해서 기업이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늘어나는 노인 시장을 겨냥해서 기업의 제품디자인이 변화해야 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 전략상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기본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은 사용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자인이다. 또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이전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대상까지 포괄하기 때문에 시장의 규모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작년 11월 10일부터 한 달간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렸던 <이 시대의 좋은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전은 보기 드문 기획전으로 평가받았다. 이 전시회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의 전통적 한국성과 현대적 한국성을 대표하는 사례로 보자기와 휴대폰을 설정했다.
보자기는 예부터 학교 갈 때 책을 싸서 등에 매는 책보가 되었다가, 뜨끈한 아랫목에서 밭에 나간 아버지 돌아오길 기다리는 저녁상의 덮개가 되기도 했다. 마실에서 돌아오는 할머니 머리 위 보따리도 보자기며, 장롱 대신 벽에 걸린 옷가지를 수납해 주는 것도 보자기였다.
이처럼 보자기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물건이라도 손쉽게 싸고 덥고 매는 등, 그야말로 ‘유니버설’한 특징을 대표한다.
기능적이고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전통 한복도 유니버설 디자인이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옷으로는 장애인복, 환자복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옷들은 특수복으로의 일종으로 분류되며, 연령이나 장애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보다 편안하고 쾌적하게 착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복은 앞뒤 트임이 있어서 개방성이 있어 기능적이고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크기와 길이의 조절이 가능하며, 심미적 요소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유니버설 디자인이 기본이었던 것이다.
김미경/동명정보대 겸임교수